국방 육군

6·25전쟁 산화 美 장교 17인에 최고의 경의를…

윤병노

입력 2020. 09. 20   14:25
업데이트 2020. 09. 2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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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 1948년 미 육군사관학교 졸업생 전사자 추모비 제막
당시 미8군사령관 밴 플리트 장군 외아들 등 이름·헌시 새겨
추모비 추가 건립 추모공원 조성…한미동맹 교육의 장 활용
18일 육군사관학교에서 개최된 ‘1948년 미 육사 졸업생 6·25전쟁 전사자 추모비 제막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서영 주한미군전우회 코리아 챕터 회장, 권오성 주한미군전우회 코리아 챕터 명예회장, 정진경 육군사관학교장 부부, 스티브 길란드 미2사단장 겸 한미연합사단장 부부, 김주용 국가보훈처 6·25전쟁 사업추진기획단장, 신상범 국방부 6·25전쟁 70주년 기념사업단장(왼쪽 셋째부터).  이경원 기자
18일 육군사관학교에서 개최된 ‘1948년 미 육사 졸업생 6·25전쟁 전사자 추모비 제막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서영 주한미군전우회 코리아 챕터 회장, 권오성 주한미군전우회 코리아 챕터 명예회장, 정진경 육군사관학교장 부부, 스티브 길란드 미2사단장 겸 한미연합사단장 부부, 김주용 국가보훈처 6·25전쟁 사업추진기획단장, 신상범 국방부 6·25전쟁 70주년 기념사업단장(왼쪽 셋째부터). 이경원 기자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다 장렬히 산화한 ‘푸른 눈’의 호국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육군사관학교(육사)는 지난 18일 오후 ‘1948년 미국 육군사관학교 졸업생 6·25전쟁 전사자 추모비’ 건립 제막식을 거행했다.

육사는 “1948년 미 육사를 졸업한 301명 중 103명이 6·25전쟁에 참전했다”며 “치열했던 전투 현장에서 17명의 영웅이 전사했고, 추모비에 이들의 이름과 헌시를 새겨넣었다”고 밝혔다.

6·25전쟁 7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진행된 제막식에는 스티브 길란드 미2사단장 겸 한미연합사단장, 이서영 주한미군전우회 코리아 챕터(KDVA·Korea Defense Veterans Association-KR) 회장과 권오성 명예회장, 신상범 국방부 6·25전쟁 70주년 기념사업단장, 김주용 국가보훈처 6·25전쟁 사업추진기획단장 등이 참석했다. 정진경(중장) 교장을 비롯한 육사 주요 직위자와 생도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육사 화랑연병장에서 생도들의 ‘화랑의식’을 참관한 뒤 추모공원으로 이동해 추모비 제막식을 진행했다.

정진경 육사 교장은 인사말에서 “70년 전 젊은 영웅들이 지키고자 했던 이 땅의 자유와 평화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경제적 번영과 활기찬 민주주의의 기반이 됐다”며 “육사 생도들이 한미동맹의 의미와 중요성을 항상 인식하는 가운데 대한민국 육군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핵심 인재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월터 샤프 전(前) 한미연합군사령관은 영상 메시지에서 “의무(Duty)·명예(Honor)·조국(Country)에 대한 신념으로 대한민국을 지킨 그들의 헌신은 오늘날 세계 최고인 한미동맹의 기틀이 됐다”며 “6·25전쟁에 참전 후 귀국하지 못한 1948년 졸업생들에게 최고의 경의를 표한다”라고 말했다.

1948년 미 육사 졸업 후 6·25전쟁에서 전사한 17명의 젊은 장교 중에는 당시 미8군사령관이었던 밴 플리트(James Alward Van Fleet) 장군의 외아들 밴 플리트 주니어도 있다. 신혼이었던 그는 공군대위(1947년 미 육군항공대에서 분리된 전력을 기반으로 미 공군이 창설되며 육군 장교들이 공군으로 편입한 사례)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B-26 폭격기 조종 임무를 수행하다 1952년 전사했다.

이후 밴 플리트 사령관은 한국 육사의 4년제 재편과 미 육사 교육훈련제도 도입을 추진했다. 육사 개교 이후에는 도서관 건축 모금 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1992년 100세로 별세하기 두 달 전에는 한국 육사 생도들에게 ‘자유’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일깨워주는 편지를 보내는 등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 육사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 학교 발전에 크게 기여한 밴 플리트 장군을 기리고 있다. 그의 이름을 딴 ‘밴 플리트 길’과 동상이 대표적인 사례다. 학교 본부 입구에 부착된 동판에는 육사 설립 공헌자 중 한 명으로 장군을 소개하고 있다.

2015년에는 장군의 고손자 콜린 패트릭 매클로이 씨가 미 육사 1학년 신분으로 한국 육사를 방문했다. 지난해에는 외손녀 캐서린 매코넬 씨가 학교를 찾아 추모하는 등 밴 플리트 장군의 후손들도 한국 육사와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이날 행사를 통해 육사 교정에는 3개 기수(1948·1949·1950년)의 미 육사 졸업생 6·25전쟁 전사자 추모비가 세워졌다. 육사는 주한미군전우회 및 미 육사와 협의해 2023년까지 1945~1947년, 1951년 졸업생들의 추모비를 추가 건립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미 육사 졸업생 6·25전쟁 전사자 추모공원’을 조성해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몸 바쳐 싸운 영웅들을 기리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알리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윤병노 기자

윤병노 기자 < trylover@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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