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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 해결.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중요성 공감

기사입력 2020. 09. 04   17:02 최종수정 2020. 09. 04   17:04

특별기고-2020서울안보대화 내용과 성과

국제질서의 양극·다극체제로 전환
지역 내 군사적 충돌 가능성 더 커져
비전통적인 위협 증가 군 역할 증대
대북 최대 압박·포용정책 동시 필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비대면 방식으로 열린 ‘2020 서울안보대화(SDD)’는 모든 참석자가 북핵 문제의 해결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사진은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서 사회자와 토론자들이 코로나19 시대의 세계질서와 국제협력을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모습.  이경원 기자

국방부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진행된 2020 서울안보대화(Seoul Defense Dialogue)를 성공리에 마쳤다.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한국을 포함하여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싱가포르, 호주, 프랑스, 유엔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새로운 안보도전: 연대와 협력을 통한 극복’이란 전체 주제 아래 열린 이번 회의는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돼 국방에 관심 있는 국민들이 회의에 함께하고 질문할 기회도 제공됐다. 회의에서 논의된 핵심 이슈와 주요 주장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질서의 변화

국제질서는 미·중 경쟁의 심화로 인해 코로나19 시대가 요구하는 국제적 협력은 어려울 것이다. 코로나19와 같은 당면한 위협을 해결하기 위한 공동의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고 중요하다. 그러나 이를 위한 여건은 낙관적이기보다는 비관적이다. 미국의 패권적 위상을 기반으로 탈냉전기 이후 구축되었던 자유주의 국제질서는 현실주의적 국제질서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유무역 및 상호의존, 세계화를 중시하던 국가들의 행태는 자국 이익을 우선하는 보수주의적 정책으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미·중은 코로나19와 같은 인류 공동의 새로운 위협보다 서로 간 경쟁문제에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그렇다면 국제협력을 추동하는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왜 약화되었는가? 무엇보다 탈냉전기 패권국 미국의 힘과 위상이 약화되어 단극체제가 붕괴되고, 양극·다극체제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영향을 미쳤지만 현실주의 정책으로의 전환은 거역할 수 없는 일반적 추세이기도 하다. 미국은 수차례 전쟁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였고, 세계화에 따른 제조업의 약화 및 기술·자본의 유출을 경험하였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세계화의 혜택을 입고 부상하였으며, 미·중 간 격차는 축소되었고, 중국은 미국에 공개적으로 도전하고 있다. 중국은 정치·군사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공세적인 정책을 벌이고 있으며 지역 국가들과도 충돌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세계화로 인해 국가 내부적으로 빈부 격차가 심화하고, 국경 개방으로 인한 이민문제는 민족주의 부활을 촉발하는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였다. 이는 포퓰리즘 정치를 확산시키고 독재정권과 권위주의 정권을 등장시켰으며, 미국 유권자들은 미국이 국제리더로서 부담을 지는 것을 싫어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미·중의 지정학적 경쟁이 주도하는 현 국제질서에서 국제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방법은 없는가? 협력을 위해서는 서구국가들이 권력유지 욕망을 자제하고 미국이 중국을 포용하든지, 중국이 행동을 보다 신중하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견국들이 단합하고 공동 노력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자주의 질서의 새로운 협력방안을 발전시켜야 한다. 아세안 등 국제기구와 유엔의 역할을 확대하며, 미·중을 포함한 지역 국가들이 이러한 국제기구를 통해서 협력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존의 국제기구뿐만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다자 협력기구를 만들어 협력을 이끌어야 한다. 각국이 내실 있는 개혁을 통해 당면한 빈부 격차 등 사회·정치적 문제를 해결하여 협력을 위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코로나19, 기후변화 등 협력이 필요한 공동의 안보위협 과제를 중시토록 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과 같은 중견국들은 미·중 경쟁의 새로운 국제질서하에서 선택해야 하는 큰 압박에 직면할 것이다. 미·중은 상호 경쟁을 위해 자신의 자원을 모두 동원하고자 하기 때문에 이러한 선택의 요구를 회피하고 균형적 입장을 취하기는 어렵다. 아시아 국가들은 경제대국이며 지리적으로 이웃한 중국을 배척할 수가 없다. 미국의 선택 요구에 따라 한국은 매우 어려울 것이며, 세밀한 이해 조율이 필요할 것이다. 지역 내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북한은 미국과 비핵화 협상 필요성을 보다 적게 느끼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 한미에 공세적 정책을 펼 수 있다. 이러한 구조적 상황을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중국측 전문가는 한·중·일 협력, 자유무역지대 구축, 위기예방 및 관리 메커니즘을 구축해서 현 상황을 관리할 것을 주장한다.



국방의 함의와 군의 역할

비전통적 위협의 국방의 함의는 비전통적 위협이 군사대비태세에 직접적으로 중요해졌으며, 이에 대처하기 위한 군의 역할이 커졌다는 데 있다.

코로나19는 군사훈련 연기, 병력충원 지연, 산업생산 감소 등의 결과를 초래하였다. 미 항공모함 루스벨트 승조원의 감염은 군사태세에 대한 직접적 영향을 잘 보여주었다. 군은 기존의 재난 및 인도적 지원작전 등 기존 임무뿐만 아니라 감염병에 대한 역할을 새롭게 수행하게 되었으며, 한국군은 감염병 방역활동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실시하였다. 언택트 활동이 증대함에 따라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도 커졌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한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은 북한 비핵화 협상의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미래를 전망하기 어렵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접근방식과 서로 간의 행동에 대한 상응조치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기가 어렵다. 미·중 경쟁은 북핵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미국의 태도에 따라 미·중 관계와는 별개로 협력이 가능할 수 있다. 북한은 미국 대선 이후 신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작으며, 도발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도발은 미사일 발사, 사이버 공격 등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한반도에서 평화를 이루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현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하고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

현 상황의 타개 방안으로 대북정책 및 협상방식의 변화 등 포괄적인 방법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과 포용정책이 필요하나 북한 태도변화가 있어야 하고, 북·미 간 협상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과거 교훈을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포용정책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또한 북한의 체제보장에 대한 안보적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적절한 대화의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며, 북한 내부적으로 진행 중인 변화도 고려해야 한다.

대화·협상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슈에 따른 양자 및 6자 협상 방식, 트랙(Track)1 및 트랙1.5 협상 방식, 정상회담과 실무회담 등을 유연하게 선택해야 한다. 북한의 의사결정과정은 정상회담으로 문제타결이 중요하며, 남북 대화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고 새로운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며 위험도 있다. 예를 들면 북한과 적대적 관계 종식을 선언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단결해서 이러한 위협의 해소방안을 동시에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번 SDD는 비록 화상회의였지만 국제질서, 비전통적 위협,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관련된 주요 이슈를 폭넓게 평가하고 해결방안을 논의하였다. 또 회의를 통해 안보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한국에 대한 안보적 도전과 위험이 증대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미·중 경쟁의 시대에 한·미 동맹 및 한·중 관계를 어떻게 동시에 유지하고 발전시키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동력을 유지할 것인가는 우리가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모든 전문가들이 북핵 문제의 해결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이를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였다는 것이야말로 이번 회의의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박창권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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