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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북극 고온현상→폭염·폭우 급증

기사입력 2020. 08. 06   16:34 최종수정 2020. 08. 06   16:38

기후변화에 열병 앓는 지구촌

게재 순서
<1>기상이변 속출…한·중·일 기습 폭우의 경고
<2> 북극권 고온과 호주 폭염 그리고 대형산불
<3> 기후변화가 만든 재앙 아프리카 메뚜기 떼 역습
<4> 해수 온도 상승이 만든 재앙들 
 
시베리아 6월 평균기온 평년보다 10℃ 이상 ↑
제트기류 사행하며 장마전선 북상 저지 ‘물폭탄’
中, 27개 지역서 수재민 5481만여 명 발생
韓, 장마기간 최장기록… 日, 하천 105개 범람


지구촌은 기후변화로 인한 강력한 호우, 폭염, 대형산불 등의 극한재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일 내린 폭우로 유실된 채 방치돼 있는 충북 충주시 산척면 도로 모습.  연합뉴스

요즘 밤새 안녕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 매일 새벽 지구 반대편에서 들려오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이랄까. 지구촌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과 기습폭우, 대형산불, 아프리카 메뚜기 떼의 습격 등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본지는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 가운데 아시아의 한·중·일 삼국을 덮친 기습폭우의 경고를 비롯한 다양한 기상이변의 원인을 분석하고 진단하는 기획 ‘기후변화에 열병 앓는 지구촌’을 4회에 걸쳐 소개한다. 
 
“이젠 세계 각국이 즉시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효과적인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전 세계 과학자 1만1000명의 기후변화 대처 비상선언문에 나온 내용이다. 세계과학자연합(AWS)은 2019년 12월 비상선언을 발표했는데 이를 주도한 미국 오리건 주립대의 윌리엄 리플(W. J. Ripple) 교수는 “현재와 같은 ‘전례 없는 인간의 고통’은 온실가스 배출 및 기후 변화와 관련된 원인을 제공하는 인간 활동의 변화가 없이는 피할 수 없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과학자들이 비상선언을 한 후 두 달도 안돼서 세계는 코로나19가 창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산업체가 문을 닫고 이동제한, 항공기 운항 축소 등이 이어졌다. 그런데 말이다. 기후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가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구촌은 기후변화로 인한 강력한 호우, 폭염, 대형산불 등의 극한재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북극권의 고온현상은 작년에 이어 더 극심해졌다. 미해양대기청의 발표에 따르면 시베리아 지역의 평균기온은 지난 1월에서 5월까지는 평년보다 5℃ 이상 높았고 6월에는 평년보다 10℃ 이상이 고온인 이례적인 고온현상을 보였다. 이런 북반구의 이상고온 현상이 2020년의 가장 큰 이변이라고 할 수 있는 아시아 지역의 기습폭우를 가져왔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장 큰 재난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했다. “지구 온난화가 조금만 진전돼도 폭염과 폭우 등 극단적 기상 현상이 급증할 수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의 노아 디펜바우 교수가 올 3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한 논문에서 한 말이다. 이 말이 잘 나타난 곳이 동아시아지역의 집중호우다. 가장 먼저 호우가 시작된 곳은 중국이었다. 6월 초순에 중국 남부지방에서 시작된 장마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엄청난 피해를 기록했다. 7월 29일의 중국 언론 보도에 의하면 지난 6월 1일부터 7월 28일까지 장시·안후이·후베이성 등 27개 지역에서 발생한 폭우로 5481만여 명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우리나라 인구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수해를 당한 것이다. 사망 및 실종 142명, 가옥 파손 4만1000채의 피해, 농경지 침수는 남한 면적의 절반이 넘었으며, 직접적인 재산피해만 24조6000억 원에 이르렀다. 기상관측 이래 가장 큰 역대급 재앙이었다.

일본도 동아시아 장마호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7월 초에 규슈 지역에 발생한 1000㎜가 넘는 기록적 폭우로 인해 약 72명이 사망했다. 14개 현(縣·광역자치단체)에서 하천 105개가 범람했고, 토지 1551㏊가 침수됐다. 피해가 집중된 구마모토현의 사망자 80%는 하천범람 등에 따른 익사자였다고 한다. 짧은 시간의 집중호우는 하천 수위를 급격하게 높이기에 비극이 발생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7월 14일 열린 각의에서 규슈를 중심으로 한 폭우 피해를 ‘특정비상재해’로 지정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장마호우를 보자. 가장 먼저 기습호우에 얻어맞은 곳은 부산이었다. 7월 23일 장마전선이 남부지방에 걸리면서 호우가 쏟아졌는데 특히 부산지역에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해운대 211㎜를 비롯해 기장 204㎜ 등 하루 만에 엄청난 폭우가 내렸다. 시간당 8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데다 만조 시간까지 겹쳐 도심이 물바다로 변한 가운데 갑자기 불어난 물로 침수된 지하차도에 갇혔던 3명이 숨지는 비극이 발생했다. 올해 7월 부산에 내린 강수량은 796.8㎜로 평년의 2.6배나 많고 일 년 총강수량의 절반 이상을 기록했다.

두 번째의 호우강타는 대전이었다. 7월 29~30일 내린 집중호우로 대전에서 2명이 숨지고 734건의 침수 피해로 25세대 4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주택 253채, 상가 37동, 차량 194대, 농경지 34㏊가 각각 침수되는 등 모두 734건의 비 피해가 접수됐다. 대전의 7월 29~31일 오전 사이 누적 강수량은 문화동이 292.5㎜로 가장 많았고 세천 288.0㎜, 유성 208.8㎜ 순이었다. 대전 역시 7월 강수량이 544.9㎜로 평년강수량의 1.6배나 많이 내렸다.

부산과 대전 폭우는 맛보기에 지나지 않았다. 중부지방으로 올라온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8월 1일 오후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호우는 남북을 오가면서 기록적인 강수량을 기록했다. 5일 16시 현재까지 강원도 철원 장흥이 609.5㎜, 경기도 연천이 581㎜, 가평 북면 502.5㎜, 강원도 춘천 신북이 468.0㎜, 충북 충주 엄정이 441.5㎜ 충북 제천 백운이 381.5㎜ 등 그야말로 물폭탄을 퍼부었다. 특히 기습적인 폭우가 많았는데 경기 안성의 경우 한 시간에 102㎜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중부지방의 장마기간은 지금까지 가장 길었던 1987년의 8월 10일보다 길어질 전망이므로 올해 장마기간 최장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한 피해는 8월 4일 자정 현재 사망 15명, 실종 11명, 이재민이 1587명, 시설피해 4281건이었다. 중부지방은 오는 12일에서 14일 정도까지 장마가 예상되므로 기록적인 강수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 왜 이런 기습적인 호우가 발생한 것일까? 가장 큰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다. 올해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에 나타난 폭우의 경우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원인이었다. 북극과 시베리아 지역에 나타났던 이상고온현상이 주범이다. 북극 고온현상으로 따뜻한 공기가 쌓이면서 공기가 정체되어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이는 제트기류가 남쪽으로 사행하면서 내려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쪽에 차가운 공기가 위치했다. 기후변화로 찬 공기가 동아시아 지역에 이례적으로 위치하면서 장마전선이 북상하지 못하고 특히 중부지방에 엄청난 재난을 기록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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