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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의 주거만족도, 실태와 제언

기사입력 2020. 07. 31   09:05 최종수정 2020. 07. 31   09:09

국방논단 1811호(한국국방연구원 발행)

  
신다윗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인력연구센터
david_shin@kida.re.kr 

전성진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인력연구센터
sjchun@kida.re.kr
 

국방부는 약 20만 명 군 간부에게 주거지원을 제공하기 위하여 매년 약 7천억 원의 재원을 투입하며 건립과 매입, 민간주택임대사업, 주택수당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주거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국방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직업군인들의 만족 수준은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이 글은 직업군인의 주거만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보고, 시사점을 찾아본 것이다. 거주지 선택에 대한 자율성과 주거환경에 대한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주거지원 정책을 발전시킬 것을 제안했다.

   

직업군인에게 이사란 숙명과 같다. 과거 42년간의 군 생활동안 마흔다섯 번의 이사를 했다는 어느 군인의 이야기가 언론을 뜨겁게 달군 기억이 있다. 어쩌다 한번 이사를 하는 것도 힘든 일인데, 1년에 한번 이상 꼴로 이사를 한다는 것은 정말 곤혹스러운 일일 것이다. 물론 모든 직업군인이 이러한 상황을 겪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어느 직업군보다 이사를 자주한다는 사실이다. 통상 직업군인은 2년 주기로 보직이 변경되는데 전방과 후방, 동부전선과 서부전선, 수도권과 지방 등 군부대가 위치하고 있는 어디든 명령에 따라 이동한다. 이러한 까닭에 우리는 ‘군인복지 기본법’에 국가의 책무로 군 주거지원을 포함하고 다양한 수단을 통해 군인에게 주거지원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국방부는 약 20만 명의 군 간부에게 주거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관사(건립과 매입), 민간주택임 대사업, 주택수당의 수단을 사용하는데 여기 들어가는 돈은 매년 약 7천억 원 정도다. 부양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군인에게는 관사를 제공하고 부양가족이 없거나, 있다 하더라도 혼자 거주하는 군인에게는 ‘간부숙소’를 제공하고 있다. 관사나 간부숙소의 혜택을 받지 않는 경우에는 주택수당을 지급한다. 군 주거정책을 개선하기 위해 국방부는 2016년부터 주거정책팀을 운영해왔고, 2020년 4월 28일부로 군 주거정책과로 승격시키는 등 안정적인 군 주거지원 정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직업군인들의 만족 수준은 충분하지 않다. 기본적인 주거 기능 이외에 무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직업군인의 주거만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한국국방연구원에서 2019년에 수행한 ‘직업군인 주거안정 설문조사’가 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주거만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보고, 시사점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먼저 주거 지원 실태를 조금 더 들여다보고 논의를 이어가기로 하자.

전술한 것처럼 군 주거지원을 위한 정책수단은 군 관사, 민간주택임대사업(전세 또는 월세), 주택수당이다. 군 관사는 매입하거나 직접 건립하기도 하고, 민간투자사업(BTL: Build Transfer Lease) 방식으로 확보하기도 한다. 민간주택임대는 근무지 내에 비어있는 관사가 없는 경우에 해당되는데, 전세 대부 또는 월세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지원금액은 지역에 따라 상이하다. 주택 수당은 관사 또는 민간주택임대사업으로 지원받지 않는 하사부터 중령까지 대상이 되는데, 월 8만 원이 지급된다.

2019년 6월 기준, 국방부는 79,110호의 군 관사를 보유하고 있다. 건립 연도별, 유형별 현황은 다음 <표 1>과 같은데, 20년을 초과한 관사가 전체의 37.6% 정도이고, 30년을 넘은 것도 7.7%가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노후하거나 협소한 관사에는 신청자가 없어 공실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고, 비교적 거주여건이 양호한 관사에는 신청자가 몰려서 3개월, 6개월 또는 그 이상 대기해야 입주할 수 있다고 한다.

 
직업군인의 주거만족

주거만족은 ‘주거에 대한 개인의 욕구와 기대가 실현되는 정도에 따라 느끼는 주관적인 만족의 수준’으로 정의할 수 있다. 주거만족을 개념으로 구체화해서 제시한 것은 미국의 학자 Fired와 Gleicher (1961)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거 만족은 국민의 복지 수준을 파악하는 데도 매우 중요한 지표로 인식된다. 우리나라 정부는 주거기본법 제20조와 시행령 제13조에 의거, 2006년부터 주거실태조사를 시행하여 매년 국민의 주거실태를 파악하고 있다. 주거만족도도 조사에 포함되는데, 2018년 결과를 보면 평균 2.94점(1: 매우불만족, 2: 대체로 불만족, 3: 대체로 만족, 4: 매우 만족)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체로 만족’에 가까운 수치다.

동일한 항목으로 직업군인의 주거만족도를 조사해 봤다. 앞서 언급한 한국국방연구원의 2019년 조사에서다. 결과에 따르면, 직업군인의 주거만족도는 평균 2.74점(1: 매우 불만족, 2: 대체로 불만족, 3: 대체로 만족, 4: 매우 만족)이었다. 일반 국민의 주거만족도 평균보다는 0.2점 낮은 수치다. 직업 군인들의 주거 여건이 좋지 않은 것에 비하면 만족도 수치가 예상보다는 낮지 않은 것이 뜻밖이었다. 애초에 거주여건이 열악할 것이라고 생각해 왔던 것으로 짐작할 수도 있고, 그동안 조금씩이라도 개선되어 왔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어쨌든 일반 국민의 평균 수준보다 낮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직업군인의 군 주거지원 확대와 개선방안을 식별하고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주거만 족 요인을 찾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이다. 이를 위해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순서형 로짓모델 (Ordered Logit Model)을 이용하여 분석했다. 어떤 요인들이 얼마나 주거만족에 영향을 주는지 보기 위한 것이다. 주거만족의 결정요인(설명변수)은 크게 인구통계학적 변수, 주택변수, 주거환경변수 세 가지로 구분했다. 인구통계학적 변수에는 성별과 결혼유무, 근속연수, 직종(장교 또는 부사관), 거주지역이 포함된다. 주택변수는 군 주거지원 수혜 종류(관사, 민간주택임대사업, 주택 수당)로 구성된다. 주거환경 변수에는 상업·의료·공공·문화시설 접근 용이성과 도시공원 및 녹지 등 자연환경접근, 대중교통과 주차시설 이용 편의성, 교육환경, 보행안전, 치안 및 범죄 등 방법 상태, 소음과 오염, 청소관리를 포함했다. 각각에 대한 만족도를 4점 척도(1점: 매우 불만족 ~ 4점: 매우 만족)로 측정했다. 종속변수는 ‘주거만족’으로, 4점 척도(1: 전혀 그렇지 않다, 2: 별로 그렇지 않다, 3: 대체로 그렇다), 4: 매우 그렇다)로 측정했다.
  
 
분석결과를 보자. 먼저 주거환경변수 중에서는 상업시설의 접근 용이성과 대중교통 접근용이 성, 교육환경, 문화시설 접근 용이성, 보행의 안전 순으로 주거만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업시설의 접근 용이성에 대한 만족도가 한 단위 올라갈 때 주거만족도는 1.92배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교통 접근 용이성과 교육환경의 경우는 각각 1.44배, 1.33배였다. 반면, 의료시설 접근 용이성과 주차시설 이용 편의성, 치안 및 범죄 등 방법 상태, 청소 및 쓰레기 처리상태, 대기오염 정도, 이웃과의 관계 등은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보이지는 않았다. 군인 주거지역이 대체로 혼잡한 대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문제에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서였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변수(군 주거지원 유형)에 따라 주거만족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 것도 흥미롭다. 민간주택임대와 주택수당을 통해 주거지원을 제공받는 집단이 군 관사에 거주하는 집단보다 주거만족도가 각각 2배, 1.96배 정도 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인구통계 학적 변수 중에서는 공군 응답자의 주거만족도가 육군보다 12% 낮아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인 것이 특이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주거만족은 주거에 대한 개인의 욕구와 기대가 실현되는 정도에 따라 느끼는 주관적인 개념인데, 근무지가 주로 도시지역인 공군이 상대적으로 주거에 대한 기대가 높음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이지만, 좀 더 생각해 볼 문제다.

 
결과를 정리해보면, 직업군인의 주거만족 결정요인은 크게 거주지 선택에 대한 자율성과 주거 환경에 대한 편의성 관점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자율성은 주택변수를 통해 설명된다. 앞서 말했듯이 군 주거지원 유형 중 민간주택임대사업과 주택수당의 경우 거주지 선택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지만, 관사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주택수당은 본인의 결정으로 보유한 주택에 거주하며 받는 수당이다. 민간주택임대사업은 보직된 지역에 관사가 부족할 경우 전세대 부에 대한 이자나 월세를 지원하는 형식인데, 거주할 주택은 본인이 선택했던 것이다. 반면, 관사의 경우 선택에 대한 자율성이 없고. 근무지 주변에 비어있는 공가에 순차적으로 배정받아 들어가게 된다. 스스로 선택한 집이 임의로 배정받아 들어간 집보다 만족스럽게 느껴질 것은 당연하다. 따져보고 고른 것이기 때문이다. 주택 자체에 대한 이런 태도는 전반적인 주거만족도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둘째, 주거 환경의 편의성이다.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주거지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는 누구나 알고 있다. 교육은 말할 것도 없고, 백화점·마트·식당 등 상업시설과 대중교통에 대한 접근성이다. 직업군인이라 해서 다를 게 없다. 과거보다 기대수준도 높아졌을 것이다.

맺음말

분석결과가 말해주는 것은 거주지 선택에 대한 자율성과 주거환경에 대한 편의성을 높여야 주거만족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말이 쉽지 실행하는 것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지향하는 바는 그래야 한다.

먼저, 관사의 신규 건립을 최소화하고 사용 연한이 도달한 관사를 철거하는 동시에 민간주택임 대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전세 대부나 월세지원을 통한 민간주택임대사업은 직업군인의 주거선택에 대한 자율성뿐만 아니라 주거환경에 대한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민간주택의 거주 환경이 관사보다 훨씬 더 좋기 때문이다. 예산 효율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건립관사의 경우 연간 추정 비용이 인당 725만 원이 소요됨에 반해, 민간주택임대사업은 연간 추정 비용인 인당 551만 원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관사의 타운화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주택임대사업은 군부대 주변에 민간주택시장이 형성된 경우에만 활용이 가능한 정책수단이다. 관사 건립을 통한 주거지원이 불가피한 지역이 많은데, 되도록 일정한 지역에 모아서 타운을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지 규모를 키워야 교통·교육·생활편의 여건을 충분히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관사 중 약 95%가 150세대 미만의 소규모 단지로 구성되어 군 주변에 위치하고 있다. 물론 최전방 지역에 있거나 위기조치를 해야 하는 인원 등은 군 주변 관사에 거주해야겠지만, 대부분은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어도 도로 사정이나 교통수단이 많이 개선되었으므로 출·퇴근에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주거지원이나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개선해야 할 제도도 세심하게 찾아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에 비어있는 관사가 있음에도 다른 부대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민간주택 임대를 지원하는 경우다. 주거관리 광역화, 말하자면 넓은 지역을 단위로 군 관사를 관리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도서지역이나 후방 지역은 개별 관리하되, 주거시설 이 모여 있는 전방 지역과 수도권지역 등은 통합 관리하면 될 것으로 본다. 필요에 따라서 군별로 구분되어있는 관사 운영을 통합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주거 지원은 언뜻 생각하는 것보다 직업 군인의 복무 만족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영국이 국방인력 확보를 위해 내놓은 복무지원 모델(New Employment Model: NEM)에서 주거지원이 첫 번째로 언급된 프로그램이었다는 점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삶이 존중받는다고 느낄 때 사기도 높아질 것이다.
 

※ 본지에 실린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본 연구원의 공식적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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