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최준형의 전역학교

게임으로 직무 적합 여부 판단 하이어뷰로 최종면접자 선별

입력 2020. 07. 20   16:34
업데이트 2020. 07. 2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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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AI 채용 시대, 국내외 사례


유니레버, SNS 타깃형 광고로 모집
지원자 2배 늘고 소요시간 8분의 1↓
로레알, 챗봇 ‘마야’로 경력 등 검증 

 
포춘 500대 기업 90% AI 채용 활용
국내에선 300여 업체 인에어 도입
지원자 “채용 비리 방지” 60% 찬성


2018년 이후 본격적으로 AI 채용 솔루션이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채용 프로세스가 크게 바뀌고 있다. 지원자와 채용 기업이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것을 넘어 적합한 인재를 필터링할 수 있는 기술까지 더해지면서 언제, 어디서든 지원하고 평가할 수 있는 채용의 자동화가 실현되고 있다. 앞으로 극복해야 할 기술적 문제들이 많지만, 채용 프로세스가 자동화되는 기술적 특이점에 도달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채용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AI 채용의 현재와 국내외 사례를 살펴보면서 AI 채용이 지금 어디까지 왔고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자.
해외 AI 채용 사례

채용에 AI를 적용하려는 노력은 해외에서부터 시작됐다. 국내에는 일본 기업 NEC가 채용에 AI 채용 솔루션을 활용한다는 소식이 2017년 소개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했지만, 채용에 AI 기술을 적용하려는 시도는 그 이전부터 있었다. 포춘 500대 기업의 90%가 지원자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의 채용 효율성을 높이는 데 AI 채용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AI를 채용에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 유니레버(Unilever)의 사례를 보면 SNS를 통한 타깃형 광고로 지원자를 모집한다. 서류전형도 지원자의 링크드인(LinkedIn) 프로필을 내려받아 지원서 작성 후 AI가 지원서를 검토해 지원 직무와 적합 여부를 판단한다. 이어서 AI 벤처기업 파이메트릭스가 개발한 스마트폰 게임을 통해 지원자의 기본 직무 수행 능력을 평가하고, 지원자가 하이어뷰를 활용해 질의·응답 동영상을 촬영한 뒤 제출하면 최종면접에 참여할 인원을 AI가 선별한다. 최종면접자만 대면 면접을 통해 채용할 수 있도록 채용 프로세스 전반에 AI 채용 솔루션과 자동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유니레버가 AI 채용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결과, 지원자는 2배나 늘었고 지원자의 출신 대학 수도 840개에서 2600개로 늘어나 인적 구성의 다양성이 증가했다. 채용 프로세스에 걸리는 평균시간도 4개월에서 2주로 줄어들었다. 결정적으로, 이렇게 선발된 직원이 기존 방식으로 선발한 직원들보다 우수하거나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됐다. 유니레버에서는 AI 채용의 효율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레알(Loreal)의 경우에는 1차 기본요건 검증과 2차 인터뷰에 AI 채용 솔루션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AI 챗봇 ‘마야(Mya)’를 통해 메신저로 메시지를 주고받듯 지원자의 경력과 비자 요건 등을 확인하는 기본적인 검토가 이뤄진다. 이후 로레알의 기업문화와 가치 등을 학습한 ‘시드링크(Seedlink)’가 뽑은 인터뷰 질문에 지원자가 답하면 이를 분석해 지원자가 기업에 적합한지 평가한다. 로레알이 채용에 AI를 부분적으로 적용한 결과 채용 과정에 드는 소요 시간을 200여 시간 줄일 수 있었고, 다양한 능력과 특성을 가진 인재를 채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최근 해외에서는 AI 채용에 대한 반발도 있다. 먼저, AI 채용을 적용하는 기업에 지원한 지원자들은 ‘사람과 한마디도 나눠보지 못하고 채용에 탈락했다’는 자조 섞인 불만과 함께 AI 채용 솔루션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한 의문과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에서 알파고의 수를 바둑 전문가들이 해석하지 못해 쩔쩔매는 장면이 연출된 것처럼 AI 채용에서도 AI가 적합하다고 평가했지만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상황을 의미하는 ‘AI 블랙박스(AI가 평가한 영역을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석하기 전까지는 AI 평가 결과에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는 의미)’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 부분들은 앞으로 언급될 국내 사례에서도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문제들이다.



국내 AI 채용 사례

국내에서는 마이다스아이티의 인에어를 주축으로 AI 역량검사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인에어의 경우 2020년 300여 기업이 도입할 것으로 예측될 정도로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AI 역량검사를 도입한 기업에서는 오프라인으로 역량검사를 진행할 때 발생하는 장소 섭외나 시험지 출력 등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고 채용과정 소요 시간도 50%가량 줄었다고 평가했다. 최근 공정성과 객관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발맞춰 개인의 주관 반영을 배제하고 일관된 기준으로 지원자를 평가할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AI 자소서 분석기는 최근 강조되고 있는 블라인드 채용에서 자동으로 인적사항을 가려주고 오타와 기업명 오기재 등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기본적인 오류까지 자동으로 체크할 수 있다. 또한 자기소개서를 충실하게 작성했는지 확인할 수 있고 축적된 자기소개서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자동으로 서류를 평가해 서류전형에 투입되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에 AI 자소서분석기를 도입한 기업은 만족스러워했다.

AI 채용을 바라보는 지원자들의 시각은 어떨까? 인크루트 조사 결과에 따르면 AI 채용 도입에 찬성하는 지원자는 60%로 반대하는 지원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하는 이유로는 선입견과 고정관념이 배제된 평가를 할 수 있다는 점과 채용 비리를 방지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기술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과 평가 기준의 획일화 문제, AI에게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한 거부감 등을 이유로 들었다.

AI 채용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사례를 살펴보면 과도기적으로 몇 가지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지만 다양한 성공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지금 노출되고 있는 사회문화적·기술적 문제들이 하나둘씩 해결되면서 AI 채용의 영역은 점점 더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살펴봤듯이 채용에 활용되고 있는 솔루션은 다양하며 앞으로도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 AI 채용 솔루션은 지금의 평가에 머무르지 않고 업데이트를 거치며 지속적으로 발전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AI 채용에 완벽하게 대비하기 위해서는 시시각각 변하는 솔루션의 변화를 확인하고, 출시된 AI 채용 솔루션의 운영 방식과 평가 프로세스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최준형 전역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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