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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대 공헌 강조…아베 정부 헌법명기 의도 내포

기사입력 2020. 07. 17   15:44 최종수정 2020. 07. 17   16:52

일본의 2020년 방위백서: 주요 내용과 함의

코로나19 계기 국민 안전 보호 역할 부각…자위대 위상 제고 집중
“북한, 日 공격 능력 이미 보유” 안보위협과 대응 중요성 재강조
미사일 방어용 ‘육상 배치형 이지스 체계’ 관련 정책 혼선 엿보여 



아베 정부는 지난 14일 『방위백서(防衛白書)』를 발간했다. 일본은 1970년 나카소네 야스히로 방위청 장관 시기 처음으로 『일본의 방위(日本の防衛)』라는 제목의 국방백서를 발간했으며 1976년 이후 매년 발간하고 있다. 방위백서는 전수방위라는 일본 방위정책의 규범을 강조하면서 방위예산의 사용과 자위대 활동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홍보형 성격이 강한 공식 발간물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서의 성격에 유념하면서 2020년 방위백서에 서술된 일본의 방위정책 기조를 냉철하게 검토하고 그 함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체육관에서 자위대원과 소방관들이 도쿄 올림픽 재난 대비 훈련에 참가해 모의 부상자를 들것으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와 자위대 활동 확대

아베 정부는 코로나19 발발이 일본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중대한 안보 위협이었으며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자위대 활동을 백서의 가장 중요한 특집으로 제시했다. 2011년 3·11 동일본 대지진 당시 자위대는 10만 명에 이르는 병력과 차량, 헬기, 항공기, 함정 등을 동원해 대대적인 구조 및 복구 지원을 실시했다. 동북부를 강타한 쓰나미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에서 자위대가 투입됐다. 일본 국민은 이를 계기로 자위대의 중요한 임무가 일본의 안전을 지켜주는 것이라는 점을 피부로 절감했다. 이로써 자위대는 군대로 인정할 것인지 아닌지를 둘러싼 국가적 논쟁에서 벗어나 ‘재해 파견(災害派遣)’이라는 임무 아래 보통의 군대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이후 자위대의 재해 파견 건수를 살펴보면 2015년 541회, 2016년 515회, 2017년 501회, 2018년 430회, 2019년 447회에 달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자위대의 활동은 견고한 사회적 지지를 받았으며, 다시금 위상 제고를 이뤄냈다. 자위대는 현장에 약 8700명의 자위대원을 파견해서 적극적인 구호활동을 벌였다. 지난 1월 31일부터 3월 16일까지 ‘일본인 귀국자 및 크루즈선 승객 지원’을 위한 활동을 수행했으며, 3월 28일부터 5월 31일까지 ‘방역대책 강화를 위한 지원’ 활동을 수행했다. 그리고 4월 3일부터 현재까지 지방자치단체의 요청에 따라 ‘대도시 감염 확산 대응을 위한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자위대의 재해 파견 활동은 일본의 안전에 자위대가 중요한 공헌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일본 국민의 신뢰 속에 자위대가 자부심을 가지고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헌법에 명기할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아베 정부의 의도가 포함돼 있기도 하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상존

아베 정부는 그동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전제로 지역 안보정세 평가를 했다. 2018년 남북, 북·미 정상 간 양자회담이 연쇄적으로 개최되면서 북한 정세가 급격하게 변화했을 때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일본에 중대하고 급박한 위협이라고 기술했다. 특히,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추진되던 시기에도 북한이 보유한 대량살상무기와 모든 사거리의 미사일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으며, 핵과 미사일이 포괄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북한 위협은 근본적으로 제거되지 않는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러한 아베 정부의 대북 위협 인식은 이번 백서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2019년 『방위백서』에서는 북한이 ①핵무기의 소형화·탄두화를 실현하고 있다고 보이는 점 ②일본 전역을 사거리에 두는 탄도미사일을 수백 발 보유하고, 그것들을 실전 배치하고 있는 점 ③이동식 발사대나 잠수함을 이용해 탄도미사일로 일본을 기습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 및 다수의 탄도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하는 능력을 지속해서 보유하고 있다는 점 등에 변함이 없다고 언급했다.

2020년 『방위백서』는 이러한 인식에 덧붙여 “북한은 핵무기의 소형화·탄두화를 실현하고, 이것을 탄도미사일에 탑재해서 일본을 공격할 능력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고 보인다. 한편, 더 장거리의 탄도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수 있는 기술을 획득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신중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9년 5월부터 시작된 북한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30발 이상)는 일본을 포함한 주변국의 정보수집과 경계 그리고 요격태세에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아베 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다.


이지스 어쇼어의 배치 계획 철회

아베 정부는 대북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미사일방어체계를 강조하면서 2017년 12월 육상 배치형 이지스 체계(Aegis Ashore·이지스 어쇼어) 도입을 결정했다. 기존의 해상 배치형 이지스 체계(중간 단계)와 지대공 유도탄 패트리어트 미사일(종말 단계)의 두 단계로 이루어진 미사일방어체계에 이지스 어쇼어를 추가해서 더 촘촘한 방어망을 갖추도록 추진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2023년에 이지스 어쇼어 운용을 목표로 육상자위대에 탄도미사일방어부대를 신설하고, 이지스 어쇼어 도입과 배치를 위해 2020년 방위예산에 129억 엔을 배정한 바 있다. 이런 와중에 6월 15일 고노 다로 방위대신이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통해 이지스 어쇼어 배치 계획 중지를 발표했고, 지난 6월 18일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가 이지스 어쇼어 배치 계획 중지를 포함해 일본의 억제력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급격한 정책 전환이 이뤄졌다.

배치 철회의 원인으로 요격 미사일 발사 시 낙하물 발생에 대한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 과정이 석연치 않다. 2020년 『방위백서』에서도 이지스 어쇼어에 대한 기존의 설명과 그림 등이 반복돼 나타나는 등 제대로 된 수정도 이뤄지지 못했다. 이러한 아베 정부의 설명 부족은 이지스 어쇼어 배치 철회라는 정책 전환이 이뤄진 과정에 의구심마저 갖게 한다. 아베 정부는 대북 억제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정책적 수단이었던 미사일방어체계를 어떠한 방향으로 추진할 것인지 아직 논의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는 이지스 어쇼어 배치 중지 결정 이후 서둘러 “올여름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국가안보전략에 대해 철저하게 논의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도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논의의 연장선에서 자위대의 중거리 미사일 보유와 관련된 적 기지 공격 능력에 대한 검토도 이뤄질 가능성을 유념하면서 일본의 방향 전환이 의미하는 바를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조은일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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