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A 뉴스레터 789호(한국군사문제연구원 발행)
최근 유럽 방위산업체 판도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독일과 프랑스가 양국 지상군이 사용할 신형 차세대 전차를 위한 주력지상전투시스템(MGCS) 개발을 위해 기본 이행합의서(MOU)에 서명하였으며, 이는 그동안 유럽연합(EU) 방산업체들이 각자 독자형의 방위산업 발전을 고집하던 추세에서 협력 가능한 분야에 대해서는 방산협력을 하겠다고 돌아선 대표적 사례였다.
군사 전문가들은 지난 4월 28일 합의된 독일 레오파르트-2(Leopard-2)와 프랑스 르클레르(LECERC) 전차를 대체할 신형 차세대 EMBT에 사용될 MGCS 공동 개발계획에 합의한 것은 다음과 같은 함의가 있다고 분석하였다.
첫째, 유럽 대륙의 양대 경쟁국인 독일과 프랑스가 방위산업 협력에 합의하였다는 것이다. 독일과 프랑스는 유럽연합과 나토(NATO)에서 경쟁 관계를 보여 왔으며, 특히 일부 유럽안보 현안에 대해서 갈등을 보이고 있었다. 예를 들면 북아프리카 해상난민 처리, 유럽연합 회원국 확대, 나토 공동방위 개념 설정 등에 있어 이견이었다.
둘째, 독일과 프랑스는 전통적인 지상군 위주의 군사강국으로 나름대로 독자형 전차(MBT) 개발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중동, 동남아시아 그리고 중남미 전차 수출시장에서 경쟁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EMBT를 위한 MGCS 공동 개발에 합의함으로써 레오파트-2 전차와 르클레르 전차 간 장점만을 따온 신형 차세대 EMBT 개발을 하여 양국 지상군에 인도함으로써 독일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지상군 전차작전이 가능하고 해외 방산시장에 함께 나서게 되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유럽형 EMBT가 그동안 세계 약 10개국에서 도입한 미국 제너랄 다이나믹스 랜드 시스템(GDLS)사 에이브람스 M1A1/2 전차와 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셋째, 이번 MGCS 공동개발 합의는 양국 정부보다 양국 전차를 생산하는 독일과 프랑스 방산업체가 먼저 시작하여 정부 차원의 합의로 확대되어 EMBT 개발비 투자를 약속함으로써 성사되었다.
예를 들면 2015년 6월에 레오파르트-2 전차를 생산하는 클라우스 마페이 웨그만(KMW)사와 르클레르 전차를 담당하는 넥스터 디펜스 시스템(NDS)사가 MGCS 개발을 위해 공동으로 투자한 조인드 벤처사인 『KNDS』을 창설하였으며, 이에 따라 2016년에 양국 지상군에 사용할 자주포를 공동으로 개발하여, 2018년 중동 지상군 방산전시회에서 KNDS가 개발할 EMBT 모형을 전시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방산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문제들도 상존한다고 지적한다.
우선 기본 이행합의서에 따라 양국이 EMBT 개발 예산을 50%씩 각각 분담하기로 합의하였으나, 유로파이터 타이픈 전투기, 에어버스(Airbus) A-400 수송기, 유럽형 이지스 구축함 개발 등 사례에서 보듯이 신형 무기체계 개발은 항상 50:50의 비율이 지켜질 수 없어 향후 연구개발에 난관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였다.
특히 양국은 향후 18개월 동안 개발될 기본 아키텍처 파트1을 위해 각각 7,500만 유로를 투자하기로 합의하였으나, 연구개발 비용은 향상 더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으며, 만일 이러한 문제가 독일과 프랑스 정부에 상정되면, 방산업체 입장보다, 비용-대-효과 측면을 고려하게 된다.
다음으로 EMBT 전차 부품확보이다. 기본 이행합의서는 2024년까지 1차 시스템 개발을 하며, 여기에는 양국의 중소형 방산업체가 다수 참가하게 되어 부품공급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세부 부품공급 수준으로 연구개발이 진행되면, EMBT 개발이 단순한 독일 KMW와 프랑스 NDS 양대 방위산업체만의 문제로 남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차세대 EMBT 개발 이후 검증체계 문제이다. 2027년에 EBMT 시제품(prototype)이 생산된 이후에 2028년부터 양상 단계에 들어가는 것으로 로드맵을 잡았으나, 양국 간 부품 성능 검증 기준과 과정이 각기 달라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EMBT가 2040년에 양국 지상군에 인도되어 초기운영능력(IOC)를 거칠 것이나, 독일과 프랑스 지상군의 전차작전 개념이 각기 달라 IOC에 이은 FOC와 FMC에 이르기까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무인화 유무이다. 이를 위해 양국 정부는 “시스템 아키텍처 정의를 위한 연구 스테이지-1(SADS Part 1)”을 진행 중이나, MGCS의 작전요구능력, 개념연구, 기술적 문제 해결 방안 강구, 통합시스템 그리고 전기추진체계 등 5대핵심 분야를 해결한 이후에 다시 결정하기로 합의하여 “완전 무인화”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궁극적으로 유럽 방산 전문가들은 이번 독일과 프랑스 정부가 신형 차세대 EMBT 공동 개발을 위한 기본 이행합의서에 서명하여 유럽형 전차의 공동 개발 시동을 건 것은 유럽 방산협력의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면서 그동안 미국 방산업체에 밀린 중동과 아시아 등의 MBT 해외시장 점유율을 올리는 동력을 얻기를 기대하였다.
※ 약어 해설
- EMBT: European Main Battle Tank
- MGCS: Main Ground Combat System for EMBT
- MOU: Memorandum of Understanding
- EU: European Union
- 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 GDLS: General Dynamics Land System, US
- KMW: Krauss-Maffei Wegmann, Germany
- NDS: Nexter Defence System, France
- KNDS: KMW-Nexter Defence System
- IOC: Initial Operational Capability
- FOC: Final Operational Capability
- FMC: Final Mission Capability
- SADS: System Architecture Definition Study Stage
* 출처: Euro sd.com, April 28, 2020; Jane’s 360, April 28, 2020; Defpost.com, April 29, 2020; Defense News, April 29, 2020; Army Recognition.com, April 29, 2020; Defense-update.com, May 25, 2020; Army Times, June 3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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