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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의 무기에서 추모의 매개체로 70년 현역…노장은 살아있다

조종원

입력 2020. 06. 25   17:32
업데이트 2020. 06. 2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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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1 개런드 소총


6·25전쟁이 발발한 1950년부터 2020년까지 70년간 우리와 함께한 소총이 있다. ‘M1 개런드’가 그 주인공. M1 개런드는 제2차 세계대전뿐만 아니라 6·25에도 참전해 우리 국군과 함께 대한민국을 지켜온 전우다. 전장의 한가운데서 막강한 전투력을 발휘했던 이 백전노장은 70살이 넘었지만 여전히 현역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제는 전장에서 한발 물러나 적을 무찌르는 도구가 아니라 해병대 의장대의 의장용 소총으로 호국영웅을 기리는 역할을 수행한다. 오랜 세월의 흔적을 감출 수 없지만, 여전히 당당한 풍모를 자랑하며 우리 장병들과 함께하고 있는 M1 개런드의 모습을 국방일보 카메라에 담아 소개한다.


글·사진=조종원 기자


해병대사령부 의장대원들이 사령부 본청 광장 국기게양대 앞에서 군 기본 제식 동작인 ‘앞에총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해병대사령부 의장대원들이 사령부 본청 광장 국기게양대 앞에서 군 기본 제식 동작인 ‘앞에총 자세’를 취하고 있다.
6·25전쟁 당시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소총이라 영문으로 ‘U.S.RIFLE’과 ‘스프링필드 아머리’라는 영문 글귀가 새겨져 있다.
6·25전쟁 당시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소총이라 영문으로 ‘U.S.RIFLE’과 ‘스프링필드 아머리’라는 영문 글귀가 새겨져 있다.
M1 개런드 소총의 약실. 약실에는 8발 클립이 장전되는데 탄을 다 소모하면 ‘팅!’ 하는 소리와 함께 클립이 배출된다.
M1 개런드 소총의 약실. 약실에는 8발 클립이 장전되는데 탄을 다 소모하면 ‘팅!’ 하는 소리와 함께 클립이 배출된다.
 M1919A6 기관총
양각대와 개머리판을 부착한 버전
M1919A6 기관총 양각대와 개머리판을 부착한 버전
M3A1 기관단총 
(일명 그리스건)
M3A1 기관단총 (일명 그리스건)
M1911A1 권총 
미국의 각 군 및 경찰, 민간 수집가들에게 사랑받으며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M1911A1 권총 미국의 각 군 및 경찰, 민간 수집가들에게 사랑받으며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M2 카빈 소총
M2 카빈 소총
M1 개런드 소총의 가늠자.
M1 개런드 소총의 가늠자.
M1 개런드 소총의 전용 대검. 손잡이와 칼날이 만나는 부분에 숫자 ‘1943’이 적혀 있어 제작 연도를 추정할 수 있다.
M1 개런드 소총의 전용 대검. 손잡이와 칼날이 만나는 부분에 숫자 ‘1943’이 적혀 있어 제작 연도를 추정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뿐만 아니라 6·25전쟁에도 참전해 우리 국군과 함께 대한민국을 지켜온 전우, M1 개런드. 이제는 해병대 의장대의 의장용 소총으로 사용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뿐만 아니라 6·25전쟁에도 참전해 우리 국군과 함께 대한민국을 지켜온 전우, M1 개런드. 이제는 해병대 의장대의 의장용 소총으로 사용되고 있다.

올해는 6·25전쟁 발발 70주년이다. 6·25를 포함한 70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 동안 국군과 함께한 소총이 있다. ‘M1 개런드’가 바로 그것.

M1 개런드는 현재 우리 군에서 유일하게 해병대 의장대만 의장용 소총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소총을 취재하기 위해 해병대사령부 의장대를 찾은 기자는 전쟁기념관에서만 봤던 M1 개런드의 실물을 영접할 기회를 얻었다.

총몸이 나무로 제작된 데다 인터넷 등에 무겁다는 평이 많아서 당연히 무거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렇지 않아 놀랐다. 총을 들어 다양한 동작을 취해봤지만 딱히 불편함이 없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이건 키 185㎝인 기자의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일 수 있겠다 싶었다. 6·25 발발 당시 한국 남성의 평균 키가 165㎝ 안팎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당시 총을 들었던 분들은 1m가 넘는 M1 개런드가 좀 크고 무거웠을 것이다.

1930년대 후반부터 양산된 이 총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어마어마한 숫자가 생산됐다. 당시 독일·일본군이 한 발씩 장전해 쏘는 볼트액션식 소총을 주력으로 썼던 반면 미군은 반자동인 M1 개런드를 사용해 화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게다가 영국군 소총을 제외한 당시 대부분의 볼트액션식 소총의 클립 장탄 수가 5발이었던 반면 M1 개런드는 8발이었다. 반자동인 데다 장탄도 더 많이 할 수 있었으니 화력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M1 개런드 소총은 6·25 때 많은 활약을 했다. 인천상륙작전 당시 우리 해병대는 M1 개런드와 다양한 무기들로 무장하고 상륙, 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서울수복작전·도솔산지구전투 등 치열했던 전장에서 해병대와 항상 함께했으며 그 인연이 이어져서 지금까지도 사용하고 있다.

미국은 1950년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6·25가 발발하자 이 소총과 함께 다양한 무기를 우리나라에 지원했다. 2차 대전 종전 후 5년밖에 안 된 시점이라 총기류는 큰 차이가 없었다. M1911A1 권총, M1918 브라우닝 자동 소총(Browning Automatic Rifle·일명 B.A.R), M1919A4(기관총 아래 삼각대를 장착한 버전)·M1919A6(양각대와 개머리판을 장착한 버전), M1·M2 카빈, M3A1 기관단총(일명 그리스건), M2 캘리버50 기관총 등 다양한 화기들이 6·25 당시 국군의 든든한 전우가 됐다.

이들 중 현재까지도 우리 국군이 운용하는 건 M1911A1 권총, M2 캘리버50 기관총, M1 개런드 정도다.

M1911A1은 지휘관 등 특수 보직자들이 주로 사용한다. 본가인 미국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변형돼 각 군 및 경찰, 민간 수집가들에게 사랑받으며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M2 캘리버50 기관총도 마찬가지. 우리나라와 미국을 포함한 많은 서방 국가들이 애용하는 12.7㎜ 기관총으로 M1911A1만큼 오래됐지만 현역으로 쓰이는 화기 중 하나다.

조종원 기자 < choswat@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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