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무사고 작전 성공… ‘국민 불안’ 뿌리 뽑았다

윤병노

입력 2020. 06. 22   15:10
업데이트 2020. 06. 2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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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51사단, 후방 방공기지 주변 지뢰제거작전 완료 눈앞


26일 전군 최초 작전 종료 계획
그동안 사고 없이 유실 지뢰 제거
지작사·합참 검증으로 안전 확인
‘안전한 땅’ 주민들 등산로 활용 예정 

 
장마철·산사태 등 자연재해 예방 최선
결혼·휴가 미루고 작전 동참하기도
“국민에게 안전한 국토 돌려주는 것에
밑거름 된다는 마음으로 전력투구” 

 

후방 방공기지 주변 지뢰제거작전에 투입된 육군51사단 공병대대 장병들이 유실 지뢰가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지역을 지뢰탐지기로 탐지한 뒤 공기압축기로 땅을 파내고 있다. 공기압축기는 강한 바람을 분사해 안전하게 시야를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후방 방공기지 주변 지뢰제거작전에 투입된 육군51사단 공병대대 장병들이 유실 지뢰가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지역을 지뢰탐지기로 탐지한 뒤 공기압축기로 땅을 파내고 있다. 공기압축기는 강한 바람을 분사해 안전하게 시야를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육군51사단 공병대대원이 체버킷을 장착한 굴삭기로 지뢰제거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체버킷은 최대 1.5m의 땅을 파 흙을 걸러내는 장비다.
육군51사단 공병대대원이 체버킷을 장착한 굴삭기로 지뢰제거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체버킷은 최대 1.5m의 땅을 파 흙을 걸러내는 장비다.
육군51사단 지뢰제거작전에서 투철한 군인정신을 발휘하고 있는 공병대대 장병들. 왼쪽부터 최성욱·조훈·이승욱·서영우 일병, 박성용 하사, 맹주형 대위.
육군51사단 지뢰제거작전에서 투철한 군인정신을 발휘하고 있는 공병대대 장병들. 왼쪽부터 최성욱·조훈·이승욱·서영우 일병, 박성용 하사, 맹주형 대위.

육군51사단이 전군 최초로 후방 방공기지 주변 지뢰제거작전 종료를 앞두고 있다. 후방 방공기지 주변 지뢰제거작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우리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조기 완료할 것을 특별 지시하면서 시작됐다. 우리 군(軍)은 세밀한 계획을 수립하는 동시에 최신 비금속 지뢰탐지기 도입, 개인 지뢰보호장비 보강, 사전 교육훈련 등으로 준비를 마치고 지난 4월 6일 작전에 돌입했다. 2021년 말 완료를 목표로 추진하는 작전에는 육군·공군·해병대 26개 공병부대 장병 1400여 명을 투입하며, 지역별 여건을 고려해 총 36곳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51사단은 경기도 평택시 팽성산 일대 4800㎡(1452평)를 대상으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사단은 팽성산 지뢰제거작전에 일일 평균 45명의 공병대대 장병과 굴삭기·공압기 등의 중장비를 투입했다. 팽성산 일대에는 1984년 방공기지 경계·방호를 위해 740여 발의 M14 대인지뢰가 매설됐다. 이후 지뢰를 이용한 경계의 필요성이 감소하면서 1998년 1차 지뢰제거작전으로 대부분을 제거했지만, 당시 집중호우에 따른 산사태로 11발의 지뢰가 유실됐다.

공병대대는 하루라도 빨리 국민에게 안전한 땅을 돌려주기 위해 이달 26일을 작전 종료 기간으로 설정하고, 유실 지뢰 찾기에 역량을 집중했다.

지뢰제거작전은 인력과 장비를 활용한 방식으로 전개했다. 인력 작전은 지뢰탐지기로 지표면을 확인하고, 공기압축기로 20㎝가량 땅을 판 다음 토양이 제거된 부분에 지뢰가 있는지 탐지한 뒤 갈퀴로 복원한다.

장비 작전은 체버킷(흙·모래 등을 퍼 올리는 통)을 부착한 굴삭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소 50㎝, 최대 1.5m의 땅을 파 흙을 걸러낸 후 남아 있는 물질만 지뢰탐지기로 탐지한다.

인력·장비 작전이 끝난 지역은 자체 검증팀이 다시 한 번 꼼꼼히 점검하며, 소형 굴삭기에 장착한 다짐기로 땅을 다져 작전의 완전성을 극대화한다.

공병대대의 이 같은 노력 끝에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없이 2발의 유실 지뢰를 찾아 안전하게 제거하고, 지난 19일 현장 작업을 종결하는 열매를 수확했다. 계획대로 오는 26일까지 주변 정리를 마치면 후방지역 지뢰제거작전을 펼치는 36곳 중에서 임무를 가장 빨리 끝내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지뢰제거작전 종료 후에는 육군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 이어 지방자치단체와 토지 소유주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합동참모본부의 검증으로 안전을 철저히 확인한다.

검증 기준은 지표면으로부터 15㎝ 깊이에서 금속류 0.4g 이상이 포함된 직경 3㎝ 이상의 물체가 검출되지 않아야 한다. 장비 운용 가능 지역은 다짐기로 땅을 다졌을 때 지뢰 폭발이 없어야 한다. 지뢰가 제거된 지역은 주민들의 등산로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지뢰제거작전을 수행하는 장병들은 방호 헬멧, 지뢰보호의, 방탄조끼, 지뢰 전투화·덧신 등의 보호장비를 착용한다. 장비 무게는 15㎏을 훌쩍 넘는다. 경사가 급격한 지역에서 무거운 장비 하중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애로사항이 적지 않다.

이에 공병대대는 효율성을 높이면서 안전을 최대한 고려해 작전계획을 수립했다. 기상과 지역 여건을 감안해 작전을 수행함은 물론 1차 장비 투입 후 2차 인력에 의한 확인, 장시간 작전에 따른 집중도 하락에 대비한 병력의 탄력적 운용 등으로 안전 위해 요소를 원천 차단했다. 또 장마철에 산사태 등의 추가 피해가 없도록 자연재해 예방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팽성산 지뢰제거작전을 진두지휘하는 최규범(중령) 공병대대장은 “우리 장병들은 투철한 사명감과 끈끈한 단결력을 바탕으로 부여된 임무를 완수했다”며 “작전이 완료되면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고, 재산권 보장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장선 평택시장은 “51사단 공병대대 장병 여러분의 노고에 찬사를 보낸다”며 “지뢰제거작전으로 평택 시민들의 안전을 확보해준 군에도 감사를 드린다”고 화답했다.

덕수 장씨 이사회 장경웅 대표도 “작전지역이 종가 땅으로 선산 묘지와 인접해 지뢰가 유실되지 않을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성심을 다해 지뢰제거작전을 펼쳐준 장병들 덕분에 한시름 덜었다”며 고마워했다.

팽성산 지뢰제거작전에는 투철한 군인정신의 소유자들이 많이 참여했다. 3중대장 맹주형 대위와 ‘홍일점’ 박성용 하사, 최성욱·조훈·이승욱·서영우 일병이 주인공이다.

맹 대위는 6월 사랑하는 이와 백년가약을 맺을 예정이었지만 중대원들과 함께하기 위해 결혼식을 10월로 연기했다. 그는 “중대원들의 안전하고, 완벽한 임무 완수를 위해 잠시 결혼을 미뤘다”며 “같은 공병 장교인 예비신부가 군인으로서 국가가 부여한 임무를 완수하는 건 당연하다며 이해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박 하사는 지작사 예하 유일의 여군 지뢰제거작전 인력팀장이다. 작전용 지뢰 덧신은 남자 평균인 260㎜부터 제작돼 발 사이즈가 220㎜인 박 하사에게는 맞는 크기가 없다. 이에 박 하사는 깔창을 여러 장 넣어 사이즈를 맞춘 뒤 모범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박 하사는 “갑작스럽게 팀장 직책을 맡아 걱정이 앞섰다”며 “나의 땀 한 방울이 국민에게 안전한 국토를 돌려주는 데 밑거름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전력투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네 명의 일병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때문에 입대 이후 단 한 번도 휴가를 나가지 못했다. 지난달 휴가 통제가 풀렸지만, 이들은 “휴가를 가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같이 고생하는 전우들 생각이 날 것 같아 작전을 종료한 후 속 편하게 휴가를 가기로 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글=윤병노/사진=이경원 기자

윤병노 기자 < trylover@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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