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호국보훈의 달에 만난 사람] “국가에 헌신하고 희생한 장병 끝까지 책임”

김상윤

입력 2020. 06. 10   17:24
업데이트 2020. 06. 1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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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박 동 철 육군인사사령관


육군 위국헌신 전우사랑 기금

2년 만에 27억 원… 목표 ‘훌쩍’

현재까지 7명 유가족에게 전달


안정화되면 지원금 증액 모색
유가족·보훈지원팀 함께 가동
찾아가는 보훈 실현 방법 구상


박동철 육군인사사령관이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본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위국헌신 전우사랑’ 기금 사업의 비전과 보훈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경원 기자
박동철 육군인사사령관이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본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위국헌신 전우사랑’ 기금 사업의 비전과 보훈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경원 기자

“군인이 위기 상황에서 국가를 위해 생명까지 바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조국이 자신의 헌신을 기억할 것이며, 남겨질 가족을 잘 돌봐줄 것이란 강한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육군 위국헌신 전우사랑 기금 조성의 핵심 목적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국가를 위한 헌신에 대해 끝까지 책임져 전사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자긍심을 심어주겠다는 육군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는 것이죠.” 

 
2018년 4월 첫걸음을 내디딘 ‘위국헌신 전우사랑 기금’ 조성 사업이 어느새 2년 차를 넘어섰다. 지금까지 1만6000여 명의 현역 장병과 800여 명의 개인 및 단체, 27개 기업이 기금 조성에 동참했고, 목표치를 넘어서는 26억7700만 원이 모금됐다. 기대 이상의 성과지만, 사업을 총괄하는 박동철(소장) 육군인사사령관의 눈길은 지금보다 높은 곳을 향한다. 앞으로 기금의 안정성 확보를 기반으로 헌신·희생한 장병과 유가족의 예우 및 지원 수준을 한층 높이겠다는 각오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박 사령관으로부터 위국헌신 전우사랑 기금 사업의 추진 현황과 비전, 보훈의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장병과 국민의 마음이 차곡차곡 모여 조성된 위국헌신 전우사랑 기금은 현재까지 총 7명의 헌신·희생 장병의 유가족에게 전달됐다. 첫 수여자는 고난도 고공강하 훈련 중 순직한 특수전사령부 고(故) 전영준 원사의 유가족이었다. 이후 대침투종합훈련 중 순직한 28사단 고 윤준호 상병, 과학화전투훈련 중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15사단 고 조창우 병장, 방공진지 임무 교대 중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6사단 고 현상민 중사와 고 이승욱 병장, GOP 교대 작전 중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고 김범준 중사의 유가족에게도 차례로 기금이 전달됐다. 박 사령관은 “기금 집행 대상자는 전우사랑기금 운영심의위원회를 통해 투명하게 결정되고 있다”며 “올해 기금 전달은 코로나19 상황으로 미뤄지다 지난달 시작돼 앞으로 본격화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기금은 인사사령부 보훈지원과장과 유가족지원팀, 소속부대장 등이 직접 유가족을 만나 위로의 말을 전하면서 전달됩니다. 올해 첫 기금 전달은 지난달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9공수여단 고 구성수 상사 1주기 추모식에서 진행됐어요. 당시 구 상사의 부친께서는 ‘우리 아들을 모르는 전우들과 국민이 성금을 모아줘서 참으로 고맙고 우리가 힘을 내어 살아가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기부를 통해 마음을 나눠주신 모든 분들의 가슴에 유가족의 이런 절절한 마음이 꼭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위국헌신 전우사랑 기금에는 장병, 국민, 기업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과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남다른 사연으로 기부를 결정한 이들도 많았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 손흥민 선수는 기금 조성 사업이 시작된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당시 개인으로서 가장 많은 기부금인 1억 원을 쾌척해 큰 감동을 줬다. 이밖에도 헌혈 100회 기념으로 사비 100만 원을 선뜻 기부한 배미진 대위, 부친 팔순기념 가족여행 경비를 전액 기부한 김성하 중령 등 하나하나 나열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미담이 쏟아졌다. 특히 최근에는 병사들의 뜻깊은 기부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모습은 육군 위국헌신 전우사랑 기금이 ‘자랑스러운 육군’ 건설에도 기여해 ‘가치 기반의 전사공동체’와 ‘하나의 육군’을 이루는 기반이 되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 박 사령관의 생각이다.

“육군28사단 청룡대대 김휘년 일병은 병사로서 월 10만~20만 원씩 봉급을 아끼고 모아 기부를 실천했어요. 이외에도 기부 의사를 밝혀오는 병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금액이 많고 적고는 중요하지 않아요. 동참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얼마나 속 깊은 청년들입니까. 간부들과 달리 의무 복무를 마치면 대부분 군복을 벗는 병사들이 전우를 위해 기꺼이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두고 싶어요. 최근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며 전우의 헌신·희생이 곧 나의 일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며 육군의 공동체 의식이 한층 공고해졌다고 봅니다.”

박 사령관은 기금에 대해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있었다. 바로 지원금 증액 및 현실화다. 현재 유가족들에게 전달되는 기금은 이들이 겪었고, 또 앞으로 겪어야 할 슬픔과는 비교할 수 없이 적다는 사실이 늘 마음 아프다.

“지원금을 더 늘리고 싶고, 예우 행사도 더 크게 열어드리고 싶은 것이 솔직한 욕심입니다. 앞으로 기금 조성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서면 지원금을 증액하는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또한 육군이 헌신·희생 장병을 잊지 않고 늘 함께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 운영 중인 유가족지원팀과 함께 보훈지원팀을 가동해 찾아가는 보훈을 실현하는 방법을 구상 중이죠.”

물론 이런 비전 달성을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지원금을 늘리면 기금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그중 하나다. 그러나 박 사령관은 비전 실현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많이 쓴 만큼 더 많이 채워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육군 장병과 국민을 믿는 것이죠. 기금 조성 과정에서 정말 감동적인 사연을 많이 접했어요. 이런 선한 영향력이 나비효과가 된다는 것을 우리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도 경험했습니다. 6월은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이들의 헌신을 되새기며 군인으로서 우리의 정체성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죠. 국가에 헌신하고 희생한 장병들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도록 장병과 국민께서 계속 응원하고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 김상윤 기자


● 위국헌신 전우사랑 기금 참여하려면…

위국헌신 전우사랑 기금에는 육군 전 장병과 국민 누구나 인터넷·모바일·ARS 등으로 손쉽게 참여할 수 있다. 간부는 국방급여포털에서 우수리 공제나 1000원 단위 약정을 통해 정기 또는 일시 후원을 선택할 수 있다. 병사는 지정기탁 신청서를 작성해 소속부대 인사부서에 제출하면 된다. 육군과 협약을 맺은 ‘전우사랑 삼성카드’를 사용하면 사용금액의 0.2%가 기금으로 자동 기부된다.

육군은 일정 금액 이상 기부한 단체 및 개인에게 육군참모총장 명의 감사장 또는 감사 서신을 발송하고 있다. 또한 고액 기부자를 ‘HONOR-ROKA’로 선정해 명예헌정 게시판 명부 게시, 기념품 전달 등의 예우를 갖추고 있다. 문의 전화는 군)960-7371, 일반)042-550-7371로 하면 된다.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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