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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외길 ‘항공기 정비 달인’ “배움은 오늘도 계속된다”

김상윤 기사입력 2020. 05. 25   17:13 최종수정 2020. 05. 25   17:15

[국가방위 최전선에서 만난 장병들] <2> 육군종합정비창 황준호 준위

1988년 헬기 정비 부사관 임관
업체 찾아가 기술 익히고 교본 탐독
사용 불편 공구들 직접 성능 개량
끊임없는 노력…“모든 순간이 도전”
군 최초 시누크 창정비 예산 절감
최근 드론 지도조종자 ‘주경야독’ 

 

육군종합정비창 항공기정비단 헬기정비장교 황준호 준위가 CH-47D 시누크 헬기 후방 미션 및 베어링 정비를 하고 있다.  부대 제공

황준호 준위가 CH-47D 시누크 헬기 정비 절차를 설명하고 있다.  부대 제공

육군종합정비창 항공기정비단 정비요원들이 CH-47D 시누크 헬기를 정비하고 있다. 부대는 지난해 12월 시누크 헬기에 대한 창정비를 최초로 완료했다.  부대 제공

‘항공기 정비’라는 외길만 걸어온 지 어느덧 32년이다. 이제는 베테랑으로서 조금 여유를 가질 만도 하지만, 완벽한 임무 수행과 자기계발에 대한 열정만큼은 1988년 헬기 정비 부사관으로 임관하던 때의 초심 그대로다. “정비 현장에서 흘린 정비요원들의 땀방울이 우리 군의 전투력 발휘와 안전한 하늘길 운항을 보장하는 밀알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베스트 오브 베스트


최고의 항공기 정비요원이 모인 육군군수사령부 종합정비창 예하 항공기정비단(항정단)에서도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손꼽히는 항공기 정비의 달인 황준호(51) 준위의 말이다. 황 준위는 부사관 시절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선배 항공정비 준사관들의 모습에 매료돼 1999년 준사관의 길을 선택한다. 지금까지 그의 손을 거친 항공기는 500MD, UH-1H 등 도태 중인 항공기부터 작년 첫 창정비를 완료한 CH-47D까지 약 150여 대에 달한다.

항정단은 육·해·공군에서 공통으로 운영하는 CH-47, UH-60, 500MD 등 주요 헬기와 1200여 점에 달하는 구성품 정비로 야전 항공부대의 임무 수행 여건을 보장하고 있다. 그동안 부대는 ISO9001 품질경영시스템과 ISO14001 환경경영시스템을 획득했고, 1973년부터 현재까지 항공기 정비시험비행 5만 시간 동안 무사고를 달성했다. 이런 눈부신 성과는 완벽한 임무 수행에 매진한 정비사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헬기정비장교로서 항공기 엔진정비 분야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황 준위 역시 부대의 오늘을 만든 정비사 중 하나다.


긴 경력보다 중요한 것은 노력

그가 자타공인 항공기 정비의 베테랑으로 인정받는 것은 그저 오랜 시간 이 분야의 임무를 담당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의 노력과 열정은 남달랐다. 기회가 될 때마다 방산업체를 직접 찾아가 정비기술을 익혔고, 관련 기술회보와 교범 등을 탐독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갔다. 또한 확보가 어렵거나 현장에서 사용이 불편한 공구들은 직접 성능을 개량해 정비시간을 단축하기도 했다.

“항공기의 경우 장비 도입 초기에는 방산업체에서 정비가 이뤄지다가 이후 군 정비로 전환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무리 경험이 많은 정비사도 새롭게 도입된 장비는 생소하기 마련이며, 항공기를 정비할 공구로부터 정비기술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부족하게 되죠. 중요한 것은 긴 경력보다 부단한 노력입니다. 지금도 저를 포함한 모든 정비사들이 새로운 정비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황 준위는 “지금까지의 군 생활을 돌아보면 모든 순간이 도전이었다”고 말한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일로는 무인정찰기(UAV) 정비 경험을 꼽았다.

“2016년부터 UAV 정비에 참여했는데, 처음 접하는 기종이라 난관이 많았어요. 특히 정비현장과 기능점검을 하는 장소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식별된 문제점을 적시적으로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죠. 긴급 정비를 위해 진해에서 양주까지 숱하게 오갔고, 정비대대 UAV 정비반장과 실시간 영상통화를 하면서 엔진 기능점검 절차를 확인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시누크 군 최초 창정비 일등공신


항전단은 지난해 12월 우리 군의 핵심전력 가운데 하나인 CH-47D 시누크 헬기에 대한 창정비를 최초로 완료했다. 그 일등공신 중 하나가 바로 황 준위다.

“함께하는 시누크 전담 팀원 전원이 군 최초 창정비라는 데 큰 부담을 느꼈죠. 항공기 운용부대, 야전정비를 지원하는 항공기정비대대, 기체 창정비를 하는 방산업체를 직접 찾아가 항공기 운용부터 결함조치, 기능점검 등 전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는 등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2018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총 12개 공정에 대한 327일간의 대장정을 거친 끝에 CH-47D 시누크 헬기 창정비 1호기가 출고됐다. 외주 정비 시 1대당 약 18억 원이던 비용을 약 6억 원으로 줄여 연간 24억 원 이상의 국방예산을 절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황 준위는 “내 손으로 정비한 항공기가 대한민국의 하늘을 수호한다는 것은 언제나 가슴 벅찬 일”이라며 “정비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로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현장에서 흘린 땀방울이 우리 군의 전투력을 뒷받침하고 항정단의 노하우로 축적된다는 생각으로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항정단은 최근 AH-64E, KUH-1 등 신형 항공기의 첨단 정비기술 능력 확보를 위해 민·관·연 등 유관 기관과 기술교류를 강화하고 있다. 황 준위의 도전 역시 계속된다. 그는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드론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해 황 준위는 초경량 무인멀티콥터 조종자 자격증을 취득했고, 올해에는 드론 조종자를 교육 및 지도할 수 있는 지도조종자 자격증 취득을 위해 주경야독하고 있다.

황 준위는 “드론을 조작하고 수리하는 방법은 항공기 정비와 비슷한 분야가 많다”며 “앞으로 더 많은 공부를 통해 항공기 정비분야에 적용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렇게 늘 노력하는 황 준위의 모습에 동료들도 아낌없이 박수를 보낸다. 박기연(대령) 항공기정비단장은 “황준호 준위는 항정단에서 최고의 정비기술을 갖춘 정비사임은 물론이고, 선후배 및 동료들 사이에서 따뜻한 인품으로 귀감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황 준위가 완벽한 항공기 창정비를 통해 전투부대 중심의 창정비 지원태세를 확립하는 데 공헌해 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김상윤 기자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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