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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화 속 주인공·유가족 만나 그림 전하고파”

임채무 기사입력 2020. 05. 21   16:55 최종수정 2020. 05. 21   16:59

● 인터뷰 - 육군군사연구소 김상규 박사

3년 전 김성환 화백 만나 뜻 모아
6·25 참전 외조부 생각에 울컥
소재 파악 암초에도 포기 안해
조사단과 연락으로 ‘희망의 빛’
존경·감사 의미 담은 선물되길


육군군사연구소 김상규 박사가 6·25무공훈장찾아주기조사단 회의실에서 고 김성환 화백으로부터 받은 화보집 『조선 전쟁 스케치』 (쿠사노네 출판회, 2007) 속 인물화의 주인공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종원 기자

“2017년 당시 개인 연구자료 수집차 고(故) 김성환 화백님을 만나게 됐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김 화백님이 6·25전쟁 중 종군활동을 했던 사실과 함께 활동 중 육군6사단 19연대 장병 10명의 인물화를 그렸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순간 6·25전쟁에 참전하셨다가 전사하신 외조부님이 떠올라 울컥했습니다. 그리고 당사자들에게 나라를 위해 헌신했던 그때의 모습이 담긴 인물화를 선물한다면 그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줄 수 있고, 만약 전사나 작고하셨다면 남은 유가족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김 화백님께 의향을 여쭤봤더니 다행스럽게도 저와 같은 생각이 있었다며 흔쾌히 동의해주셨습니다.”

육군군사연구소 김상규 박사는 지난 2017년 김 화백과의 만남을 회상하며 인물화 속 주인공을 찾고 있는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당시 김 화백은 김 박사에게 인물찾기에 활용하라며 인물화를 포함해 6·25전쟁 중 종군활동을 하면서 그린 작품을 화보집으로 발간한 『조선 전쟁 스케치』(쿠사노네 출판회, 2007)를 줬다. 이 화보집에는 포화가 피어오르는 전쟁 한복판의 모습이 생생한 그림과 기록으로 담겨 있다. 특히 인물화의 경우, 일반적으로 알려진 김 화백의 화풍과는 다르게 사실적인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인물찾기에 나선 김 박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그림에 있는 기록을 바탕으로 주인공들의 정확한 이름과 군번 등을 찾을 수 있었지만,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소재 파악 등 더 이상의 진척을 내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6·25전쟁에서 전사해 그리움의 대상이었던 외조부의 영향으로 인물화 속 주인공들에게 각별함을 느낀 그는 인물찾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그의 머리 속에는 김 화백이 했던 말이 불현듯 떠올랐다.

“어느 날 갑자기 ‘그림의 주인공들이 전공을 세운 영웅들이었다’는 김 화백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또 화보집 안 각각의 인물화에도 ‘적과 총격전을 하고 와서인지 피곤해 보였다’ ‘십수 회 이상의 전투에서 공적을 세우고 있다’ 등 공적과 연관 지을 수 있는 내용이 있다는 것이 떠올랐죠. 그래서 6·25무공훈장찾아주기조사단에 연락을 하게 됐습니다. 전공을 세웠으면 주인공들이 수훈자가 됐을 거고, 이러한 수훈자들을 찾고 있는 조사단에 문의해보면 혹시 해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조사단에 연락을 취하게 된 김 박사는 예상치 못한 좋은 반응을 얻게 된다. 조사단이 추진 중인 ‘달려라! 우주선(우리 모두가 주는 선물)프로젝트’의 하나로 인물화 속 주인공을 함께 찾자는 것이었다. 김 박사의 문의로 10명에 대한 신원을 확인한 결과 9명이 수훈자이고, 이들 중 3명은 아직 무공훈장을 전달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특히 10명 중 홀로 미수훈자인 서주선 하사의 경우 행정착오일 수도 있기에 면밀한 검토를 통해 추가서훈의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는 말까지 듣게 됐다. 조사단으로서는 6·25무공훈장찾아주기 대상자가 있었기에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고.

“조사단으로부터 함께 그림 속 주인공들을 찾자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제가 평소 성경 말씀 중 ‘너희는 세상에 빛과 소금이 돼라’라는 문장을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는데, 이 말씀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라는 뜻이거든요. 외조부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조금이나마 남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이렇게 좋은 영향을 끼칠지 몰랐습니다. 조사단에서 유관기관들과 협조해 소재를 파악한다고 하니 좋은 결과가 곧 있겠죠? 꼭 인물화 속 주인공과 그 유가족들을 만나 감사와 존경의 의미를 담아 그림 사본을 전달하기를 기대해봅니다.” 임채무 기자


임채무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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