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성년의 날을 맞아, 군 복무 중 성년이 된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한 사람이 성장해 성년이 되는 것은 너무나 기쁘고 의미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많은 국가에서 성년의 날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5월 셋째 주 월요일을 성년의 날로 기념하고 있죠. 민법에서는 만 19세를 성년으로 규정하고 있어, 올해는 2001년에 태어난 여러분이 성년을 맞게 됩니다.
그럼, 성년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나이 제한이 있어 할 수 없었던 일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겠죠. 저는 성년이 된다는 것이 보호자의 돌봄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시작하며, 자신의 길을 선택해 꿈을 향해 도전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미성년에서 성년으로 전환하는 시기는 미래가 불확실하고 두려움과 좌절을 겪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특히 입대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여긴 어디? 나는 누구?’라며 힘들어할 수도 있죠. 제가 처음 입대해 근무한 곳은 어느 산꼭대기에 있는 부대였습니다. 해발 1200m 고지에 있는 부대에서는 한겨울 체감온도가 영하 40도까지 내려갔고, 4월에도 폭설이 내렸죠. 추위보다 더 힘들었던 건 부모님 곁을 떠나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5월이 되어서야 비로소 따스한 햇살과 봄바람을 느낄 수 있었어요. 5월의 어느 날 밤, 혼자 순찰하면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무수히 많은 별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찬란한 별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문득 누군가가 그리워지더군요. 마침 성년의 날이 다가오는 때라 누군가에게 장미와 향수 선물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선물을 줄 사람이 생각나지 않아 정말 슬펐습니다.
이런 힘든 시기에 제게 힘을 주고 위로의 말을 전해준 것은 한 편의 시였습니다. 미국의 시인 새뮤얼 울먼의 ‘청춘(Youth)’이라는 시였어요. “청춘이란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는 열정이다. 청춘이란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한 정신이다.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와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세월은 피부를 주름지게 하지만, 열정을 상실할 때 영혼이 주름진다.”
그래서 저는 조금 다른 마음을 먹기로 했어요. 비록 현실은 만만치 않았지만, 천천히 ‘홀로서기’와 꿈을 향해 ‘모험하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가정을 이루고, 군과 사회에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일을 하게 됐지요. 요즘 모두가 힘든 시기라고들 하지만, 저는 청소년과 청년들을 연구하면서 스스로 삶의 ‘객체’가 아닌 ‘주체’가 되어 당당히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며 성장하는 청소년과 청년들을 만나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올해 성년이 되는 우리 장병 여러분도 모험으로 멋진 꿈을 이루는 2020년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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