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땅속 모든 위험요소 대응 복합 임무 부대로 발전”

김상윤

입력 2020. 05. 07   17:20
업데이트 2020. 05. 0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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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 원 희 육군지작사 특수기동지원여단장

 
현재 지뢰제거 전문부대
지상과 차별화된 작전 필요
교리·한미 합동 연구 진행


부대 이름에 ‘특수’라는 단어가 붙어 있고, 부대 마크에는 지하시설이 그려져 있다. 전 부대원은 가슴에 특수요원임을 상징하는 표지장을 단다. 지난해 12월 창설된 육군지상작전사령부 특수기동지원여단은 단순한 공병부대로 볼 수 없는 범상치 않은 부대다.

“여단은 현재 지뢰제거 전문부대로서 임무를 수행 중이며, 2차 창설 단계에 이르면 지뢰와 지하시설(UGF·Underground Facility) 등 땅속에 있는 모든 위험요소에 대응하는 복합적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화된 부대로 발전합니다. 육군의 작전영역이 지상에서 지하까지 확장되는 것이죠.”

특수기동지원여단 창설추진단장을 거쳐 초대 지휘관의 중책까지 맡은 최원희(대령) 여단장의 설명이다.

최 여단장은 UGF가 전투부대의 기동 및 전투력 발휘에 있어 심대한 위협임을 강조했다. 2006년에 발발한 이스라엘과 레바논 남부지역을 점령하고 있던 헤즈볼라 간의 전투에서 이미 이러한 교훈이 도출됐다. 세계 군사전문가들로부터 가장 강력한 군대로 평가받던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에 완패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것.

“미 육군 제병협동센터 전투연구소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투를 분석해 발간한 간행물의 제목은 『준비되지 않은 전쟁』입니다. UGF에 대한 준비와 대응능력 부족이 패배의 핵심 이유 중 하나였죠. UGF 위협에 대응능력을 갖추는 일은 세계 어느 나라 이상으로 우리에게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이어 최 여단장은 지하에 있는 적의 지휘소, 저장소, 벙커를 무력화하려면 지상과는 차별화된 작전이 수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하는 매우 어둡고, 공기가 오염돼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작전요원의 시야를 확보하고 산소를 공급할 장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개인화기도 지상과는 달라집니다. 지하에선 소음이 엄청나기 때문이죠. 은밀히 숨겨진 지하시설을 찾아내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앞으로 여단에 정보 기능이 편성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에 따른 교리연구와 한미합동 연구 등이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최근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 6·25 전사자 유해발굴 작업이 재개됐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국제기준을 준수한 지뢰제거작전 수행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후방지역 방공기지 지뢰 제거 작업도 시급히 완료돼야 하는 상황이다. 지뢰제거 전문부대로서 창설된 여단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여단은 오직 지뢰제거작전과 훈련에 집중하며 고도의 전문성을 확보해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지뢰활동기준(IMAS)에 부합한 임무 수행과 첨단 장비 도입을 통해 대한민국 지뢰제거작전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특히 최근 도입해 전력화 중인 무인화 장비 MV4는 지뢰제거작전의 안전성 강화라는 우리 군의 방향성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단 장병 대부분은 주둔지가 아닌 DMZ, 고지대 등에 장기간 파견돼 어렵고 위험한 지뢰제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국민적 격려와 응원이다.

“지뢰덧신을 신어보셨나요? 발이 아파 걷는 것조차 힘듭니다. 여기에 방탄조끼, 폭풍형 보호의, 지뢰전투화 등 보호장구를 모두 착용하면 무게가 20㎏에 달해요. 지뢰제거작전은 정말 어렵고 힘든 임무입니다. 우리 장병들이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위험과 고통을 기꺼이 감수하고 묵묵히 임무에 매진할 수 있는 것은 국민의 생명을 지킨다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군의 지뢰제거작전에 큰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글=김상윤/사진=조용학 기자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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