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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극복 현장] 軍, K방역 핵심 모델… 대한민국 자긍심 드높였다

입력 2020. 05. 07   16:38
업데이트 2020. 05. 0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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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끝> 이남우 국방부 인사복지실장 특별 기고


군내 감염 최소화·정부 방역에도 앞장
공항·항만 등 연인원 17만여 명 지원
의무사는 국내 첫 진단기술 특허
국간사 신임 장교 대구행 감동도

지난 3일 정부는 코로나19 관련 ‘생활 속 거리 두기’ 전환 계획을 발표했다. 이제 정상적인 일상을 영위하는 가운데 개인의 위생수칙 생활화 등을 통해 대응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신천지라는 돌발변수로 코로나19 오염국이란 오명을 뒤집어써야 했던 두 달 전 상황을 생각해 보면 국가적 자부심을 가져도 될 만한 의미 있는 방향 전환이다. 특히 투명성·개방성·자율성을 핵심 기조로 하는 ‘K방역모델’의 성공은 향후 상당 기간 인류와 동행할 것으로 보이는 코로나19 대응 방향에 있어 전 세계에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아직 코로나19 종식을 논하기는 이르지만, 지금 상황에서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우리 군의 주요 성과를 정리해 보고 향후 보완해야 할 과제를 살펴본다.

지난달 29일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는 72일 만에 0명을 기록했다. 한때 7000명을 웃돌았던 치료 중 확진자 수도 1400명 이하로 감소해 현장 의료진의 부담도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운영되던 국군대전병원과 대구병원도 다시 군 병원으로 전환됐고, 전국 곳곳에 설치돼 있던 경증환자 치료용 생활치료센터도 속속 폐쇄되고 있다. 이제 코로나19 사태는 완연한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고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확산세가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에게도 언제든 2차 유행이 올 수 있다는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되겠지만 현재까지의 성과만으로도 K방역모델의 성공이라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이 K방역모델의 핵심에 우리 군이 있다.

국방부는 코로나19 사태가 전시에 준한 상황이라는 인식하에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방역대책본부를 중심으로 군내 감염 최소화와 정부 방역 활동 적극 지원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군은 전투력 보존을 위한 군내 감염 최소화라는 최우선 목표를 성공적으로 이뤄내고 있다. 지난 2월 21일 군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직후 시행된 외출·외박·휴가 통제를 시작으로 방역당국 기준을 뛰어넘는 예방적 격리 시행, 재택근무를 포함한 과감한 비상근무태세 도입 등 선제적 방역 조치를 통해 군내 감염확산을 차단할 수 있었다. 군내 확진자는 지난 2월 27일까지 최초 7일간 26명이 발생했지만 이후 현재까지 13명 발생에 그쳤으며 특히 지난 3월 22일 39번째 확진자 발생 이후에는 신규 확진자 0을 유지하고 있다.

군은 이런 자체방역뿐 아니라 정부 방역활동 지원이라는 임무도 매우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설 연휴였던 지난 1월 27일 전국 공항 및 항만 검역소에 100여 명의 검역 요원을 파견한 것을 시작으로 국가 방역 활동에 군의관, 간호장교, 방역 및 행정지원 인력을 지속적으로 파견하고 있다. 총 지원인력은 지금까지 연인원 17만여 명에 달한다.

또 대구·경북지역의 폭발적 감염 확산으로 병상과 의료인력이 절대 부족했던 3월 초에는 국군대구병원을 신속한 병상 확장 공사를 거쳐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하는 한편 군의관과 간호장교는 물론 군사교육을 받아야 할 군의관 후보생이나 공중보건의도 발 빠르게 지원했다. 특히 국군간호사관학교 60기 신임 간호장교 75명은 졸업·임관식을 앞당기고 지휘참모과정 교육을 뒤로 미룬 채 대구병원으로 긴급 투입돼 국민적 감동을 주면서 대구·경북지역 안정화에 큰 힘을 보탰다.

국내 최초의 코로나19 진단기술 특허등록도 국군의무사령부의 몫이었고 국군의학연구소에서 훈련병을 대상으로 한 대량의 검사를 위해 고안한 검체취합 검사법(Pooling method)은 질병관리본부에서도 검사방법으로 공식 채택했다. 육군 군의관은 코로나19 자가진단 앱과 중증도 진단 앱을 개발해 무료 배포했다.

정리해 보자면 이번 코로나19 국면에서 우리 군은 스스로를 튼튼히 지킴은 물론 국민의 생명보호라는 군 본연의 임무도 매우 성공적으로 수행해 냈다. 그간 일부의 우려가 무색하게 우리 군이 평소 매우 기강이 잡혀 있고 준비된 조직임을 성과로서 입증한 사례라 본다.

한편 이러한 성과와는 별개로 이번 코로나19 대응 과정은 향후 우리가 국가적 차원에서 또는 군 차원에서 보완해야 하거나 새롭게 고민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게 던져 줬다.

우선 포괄안보 차원의 국가적 대응태세 정비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간 우리는 테러 등으로부터 상대적 안전지대에 있다 보니 비전통적 안보위협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응이라는 측면에서는 다소 미흡한 점이 없지 않았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감염병이나 질병 등도 심각한 안보위협이 될 수 있음을 일깨워줬다. 감염병 위기단계별 우리 군의 대응태세나 질병관리본부 등 정부 유관부처와의 유기적 협력관계, 군의 전투력 보존 방안, 의약품이나 장비 준비 정도 등에 대한 전반적 점검과 보완이 시급하다.

둘째 유사시 환자 치료나 격리자 수용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시설 확보가 필요하다. 코로나19 대응 초기 우한 교민 수용이나 대량의 경증환자 치료 등에 있어 가장 어려웠던 점은 여건을 갖춘 격리시설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감염병이다 보니 실별로 독립된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어야 했지만 군 시설의 경우 그런 여건을 갖춘 곳이 드물었고, 심지어는 군 병원조차 개방 병동 형태가 많아 감염병 환자 치료에 적합하지 않았다. 유사시 대응에 가장 적합한 조직은 군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군의 시설을 전반적으로 개선함과 동시에 군에 다목적 비상상황 대비용 시설을 일정 규모 이상 준비해 놓을 필요가 있겠다. 이런 시설을 군 독자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경제적 측면이나 시설운영의 효율성 측면에서 적합하지 않으므로 지자체 등과의 공동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봐야 하겠다.

끝으로 국가 전체적으로 코로나19 이후의 달라질 세상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은 개인에게든 국가에게든 이전과는 많이 다른 세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작게는 개인의 생활양식 변화로부터 크게는 국제질서의 재편 가능성까지 그 변화의 폭과 깊이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 문제를 찾는 것도, 답을 구하는 것도 각 주체의 몫이다. 무슨 문제가 있을지 빨리 찾아내 준비하는 조직은 앞서 나가고 그렇지 못한 조직은 뒤처질 것이다. 우리 군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전 인류적으로도 전례가 많지 않은 이번 사태에 있어 우리는 개방성과 투명성을 기조로 한 기민한 대응으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었다. 이번 사태를 통해 국제사회에서의 우리의 위상과 역량이 객관적으로 드러나면서 많은 국민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게 된 것도 또 다른 큰 소득이다. 이런 성공의 경험과 국민적 자긍심은 코로나19 이후의 신질서 형성 과정에서 우리에게 매우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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