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국제유가 하락과 Post-COVID-19 상황

입력 2020. 04. 28   13:36
업데이트 2020. 04. 2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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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A 뉴스레터 742호(한국군사문제연구원 발행)


   
Oil product facilities, Saudi Arabia
사진: flickr, Jon Rawlinson
*https://www.flickr.com/photos/94571281@N00/455823587
Oil product facilities, Saudi Arabia 사진: flickr, Jon Rawlinson *https://www.flickr.com/photos/94571281@N00/455823587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COVID-19)가 국제유가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이는 post-COVID-19 상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OPEC의 감산 합의 이후에도 국제유가 하락이 멈추지 않자 석유 수출에 국가재정을 의존하는 국가들의 우려가 COVID-19 팬더믹 이상으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지난 4월 21일 『블룸버그(Bloomberg)』 전망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999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였으며, 서부 텍사스간 석유(WTI) 5월 가격이 배럴당 14.47달러를 기록하였으며, 이는 2019년 6월 54.71달러, 2019년 12월 59.80달러, 2020년 1월 57.53달러, 2월 50.54달러, 3월 30.45달러, 4월 17일 22.67달러에 이은 14.47달러로의 하락세였으며, 전망이 호전될 요인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제유가 전문가들은 하락의 주요 원인을 다음과 같이 든다. 우선 그동안 석유의 과도한 생산이었다. 지난 4월 22일 자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는 미국의 셰일가스 등으로 인해 미국, 러시아와 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각기 다른 유가정책을 구사하여 그동안 석유가 과도하게 공급되다가 COVID-19 팬더믹이 확산되자 국제유가 하락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하였다.

다음으로 COVID-19 팬더믹이 1990년 말 아시아 외환위기 및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침체로서 이것이 국제사회의 석유 소요 감소 현상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에 국제유가 전문가들은 3가지 이유를 든다. 첫째, 세계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의 공장 가동률이 낮아졌으며, 특히 각국 간 항공노선 봉쇄로 수익성이 높은 항공유와 휘발유 소요가 급격히 감소하였다. 항공유의 경우 84%가 감소하였다.

둘째, 각국의 석유 비축량 감축이다. 중국과 일부 개도국의 석유 소요 감소에 이어 선진국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차량용 소요가 감소되자 이미 계약한 국제유가와 비축된 석유 가격 간 시세 차이가 벌어지자, 각국이 재비축량을 줄이고 있어 향후 석유생산량 예측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각국의 석유비축량은 국제유가 결정의 중요한 요인이었다.

셋째,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정유업계 파탄이다. 특히 COVID-19 팬더믹은 세계 경제 파탄, 제품 생산 중단, 물류 감소로 나타나면서 석유제품 소요 감소로 이어졌으며, 이는 산유국 석유 수출을 주도하던 일부 개도국의 정유업계에 타격을 주어 일부 정유시설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결국 이는 국제유가 시장의 무(無)대비책으로 귀결되어 일종의 패닉으로 이어졌다. 그동안 많은 세계 침체 상황을 맞이하였으나, 이러한 상황이 국제유가 하락으로 귀결되었던 사례가 없이 이번 COVID-19 팬더믹 상황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에 대한 가상 시나리오가 없어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셰일 석유에 의존하던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국제유가 주도권 경쟁에 의해 적정의 석유 생산량에 실패하자, 셰일 석유 특혜를 누리던 일부 미국 정유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하면서 미국,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대비책을 못 마련하여 석유수출에 국가재정을 의지하던 국가에 심각한 문제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23일 자 『뉴욕타임스』는 대표적 국가로 이라크, 멕시코, 베네주엘라, 에과도르, 나이지리아 등의 국가를 예로 들면서 이들 국가들은 석유 수출 수입이 국가재정의 90%를 차지하는 편중성으로 이번 COVID-19 패더믹에 이어 국제유가 하락으로 국가 부도 상태에 직면하고 있어 post-COVID-19 상황의 큰 문제로 대두될 것이라고 보도하였다.

더 큰 문제는 미국,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간 적정수준의 국제유가에 대한 견해차가 커 향후 석유 생산량 조절에 따른 국제유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선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비록 막대한 달러 보유고와 태양광 대체 에너지 확보 등으로 자국 석유수출 감소에 따른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으나, 국가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수준을 원하나, 현 상황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반면, 러시아의 경우 배럴당 35달러 수준을 원하고 있어 사우디아라비아와 큰 이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제유가 전문가들의 우려와 달리 지구환경 보호론자들은 COVID-19 팬더믹, 세계 경기침체 그리고 석유소요 감소로 지구온난화(climate change)에 대한 우려가 다소 진정되었다면서 긍정적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궁극적으로 경제문제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반등이 post-COVID-19 경기회복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나, 달러 보유고가 낮고 석유수출 의존도가 높은 개도국에서의 중국발 COVID-19 팬더믹에 따른 국가파탄이 심각하고, 주요 산유국 간 이견으로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불안정세를 유지함으로써 post-COVID-19 국제 질서 재편성에 있어 적지 않은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출처: Bloomberg, April 19, 2020;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Aoril 22/23, 2020; GlobalSecurity.org, April 24, 2020; Market Watch, April 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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