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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에는 새벽 1시까지… 식사할 틈도 없었죠”

최한영

입력 2020. 04. 17   17:10
업데이트 2020. 04. 1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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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극복 현장에서<3> 육군특수전사령부 귀성부대 박인용 소령


두 차례 47일간 인천공항 검역 지원
제대장으로서 상황 총괄·현장 통제
입국자들이 전해준 감사 손편지 감동
부모님·아내 응원 임무수행에 큰 힘

  

특수전사령부 귀성부대 박인용 소령이 인천국제공항 검역대에서 입국자에게 검역절차를 설명하고 있다.  부대 제공
특수전사령부 귀성부대 박인용 소령이 인천국제공항 검역대에서 입국자에게 검역절차를 설명하고 있다. 부대 제공

육군특수전사령부 소속 장병들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 1월 28일 김포국제공항을 시작으로 인천국제공항에서도 대대적인 검역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공항 검역지원에 투입된 특전장병 수는 연인원 1만800명에 달한다. 이 중 인천공항에 투입된 연인원만 9800여 명이다. 하루 480여 명이 투입되는 인천공항 지원인력 중 특전사가 200여 명이다. 이들은 인천공항 제1·2여객터미널과 입출국장, 입국자 격리시설 등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수전사령부 귀성부대에서 지역대장으로 근무 중인 박인용 소령도 그중 한 명이다. 박 소령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월 4일 검역지원에 처음 투입됐으며 16일간 임무를 수행한 후 교대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지난 3월 18일 2차로 검역지원에 나섰으며 17일까지 총 47일간 임무를 수행했다. 


박 소령은 “제대장으로서 인천공항 1여객터미널에서 검역지원 상황을 총괄하고 현장을 통제하는 임무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변수가 많은 현장에서 임무 수행 중인 전우들의 애로 사항을 해결하고, 검역절차 개선 소요를 확인·보완하는 것도 임무 중 하나였다.
  
도착 첫날부터

박 소령은 지난 2월 4일 인천공항에 투입됐을 때를 생생히 기억한다. 그는 “투입 당일 교육을 받고 현장을 참관한 후 다음 날부터 본격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었다”며 “중국발 입국자들이 많은 상태에서 입국 절차 진행 현장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현장을 참관한 특전장병 모두가 공항 도착 첫날 오후 1시부터 전원 현장에 투입해 검역지원에 나섰다.

어려움도 많았다. 박 소령은 “말이 통하지 않아 영어와 보디랭귀지로 의사소통을 하고 휴대폰 통역 앱을 사용하면서 정신없이 임무를 수행했다”며 “첫날에는 입국자들이 줄어든 새벽 1시까지 모두가 밥도 못 먹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일부 입국자들이 특전사 장병들에게 짜증을 내는 경우도 있었다. 박 소령은 “국민을 위한다는 자부심 하나로 임무를 수행했지만 험한 말을 들을 때는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전했다.
  
2차 검역지원 자원

그럼에도 2차 검역지원은 박 소령이 자원했다. 투입 다음 날부터 입국 검역 대상자가 확대돼 업무 과부하가 우려되고 인천공항 측에서 경험 있는 인원들을 필요로 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박 소령은 “1차로 투입됐던 우리를 다시 필요로 할 만큼 임무 수행을 잘하고 왔다는 생각에 보람도 느꼈다”고 전했다. 박 소령을 비롯한 특전사 장병들의 헌신에 힘입어 지난 2월 4일부터 14일까지 34만7400여 명의 입국자를 대상으로 검역지원을 진행했으며 유증상자 2만900명, 확진자 319명을 식별하는 성과도 거뒀다.

국민의 응원은 임무 수행에 큰 힘이 됐다. 박 소령은 “임시 격리시설에서 머물렀던 입국자분들이 떠나며 전해준 손편지를 읽었을 때 정말 큰 감동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박 소령뿐만 아니라 다른 특전사 장병들의 노고도 빼놓을 수 없다. 2월 5일에는 윤명모 중위가 중국인 관광객이 분실한 지갑을 발견해 주인을 찾아줬고, 구인목 대위는 친동생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못한 채 묵묵히 임무를 수행했다. 검역지원 임무를 하던 다른 전우는 아버지가 지난달 말 위암 4기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현장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복귀하지 않고 임무를 수행하다 지난 13일 복귀했다.

가족 응원도 큰 힘이 됐다. 아내와 6세 아들이 있는 박 소령은 “부모님과 아내가 많은 걱정을 했다”면서도 “국가적 재난 극복을 위한 것이란 걸 알기에 임무 수행을 잘하고 오라며 응원해 줬다”고 전했다. 평소에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은데 검역지원까지 나선 그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재차 나타냈다.

박 소령은 국민에게도 “우리는 언제나처럼 위기를 이겨낼 것이다. 자가격리 지침을 준수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을 철저히 이행하며 사태를 하루빨리 극복했으면 좋겠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최한영 기자

최한영 기자 < visionchy@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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