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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中企와 긴밀 협력 체계…국방예산 3% 연구개발

입력 2020. 04. 18   11:16
업데이트 2020. 04. 1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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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리포트 세계는 지금 - 제108회
싱가포르의 방산정책 방향과 부문별 방산 역량
산업발전과 연계, 국가 주도로 역량 강화


독일 조선업체인 티센크루프 머린 시스템스(TKMS)에서 건조한 218급 신형 잠수함 진수식 모습. 지난해 2월 열린 진수식에는 응엥헨(NG Eng Hen) 싱가포르 국방장관을 비롯한 해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싱가포르 국방부 제공
독일 조선업체인 티센크루프 머린 시스템스(TKMS)에서 건조한 218급 신형 잠수함 진수식 모습. 지난해 2월 열린 진수식에는 응엥헨(NG Eng Hen) 싱가포르 국방장관을 비롯한 해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싱가포르 국방부 제공

싱가포르는 방위산업을 국가 생존의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고 자국 산업 발전과 연계해 국가 주도로 방산 역량을 강화해 왔다. 그 결과 방위산업 전반에 걸쳐 상당한 역량을 보유한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싱가포르의 방위산업 중심에는 사실상 국영기업이자 싱가포르 최대 방산기업인 ST엔지니어링(ST-Engineering)이 자리하고 있으며 지상·해상·항공우주·국방전자·연구개발 부문 등 모든 부문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방산정책 방향

첫째, 국가 주도형 성장정책으로 국가기관인 국방과학기술원(DSTA)과 국방과학연구소(DSO)가 핵심 역할을 하고, 최대 방산기업인 ST엔지니어링 주도로 국가 방위산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ST엔지니어링은 부문별로 특화된 방산 중소기업들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중소기업들은 사실상 ST엔지니어링의 하청업체 역할을 하고 있다. 


둘째, 지속적인 성능개량이다. 특히 지상 부문의 개인화기에서 장갑차량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플랫폼을 다양한 형으로 개조·개량해 자국군에 맞춤한 제품으로 제조한다. 또 규격을 국제화해 수출을 하고 있다. 


셋째, 믹스매치(mix-match) 전략이다. 핵심기능이나 특화된 부품을 자체 개발해 해외 도입 무기체계와 결합을 통해 성능을 향상하고 있다(공군 전투기의 전자장비를 국산제품으로 교체하거나 성능 업그레이드 등의 방식). 


넷째, 연구개발 중시다. 싱가포르는 국방예산의 약 3%를 연구개발에 배정하고 있다. 2020년도 싱가포르 국방예산은 110억2000만 달러로 전체 예산의 약 20% 수준이다. 


다섯째, 파트너십(partnership) 강화다. 싱가포르는 국방획득과 연계, 해당 방산업체와 제휴해 선진기술과 노하우를 습득하고 있다. 실제 해외 선진기업들과 ST엔지니어링 간 수많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부문별 방산 역량

싱가포르는 자국의 최대 방산기업인 ST엔지니어링을 중심으로 국가의 방위산업 역량을 강화해 왔으며, 현재 부문별로 상당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부문별로 강점과 약점은 뚜렷하다.

항공우주 부문(ST Aerospace)=싱가포르는 항공기 제조에 필요한 중공업은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부품생산과 같은 소규모 분야에는 선진 역량을 갖추고 있다. 항공기와 항공기 엔진 유지·보수, 항공정비(MRO), 시스템 설계, 개발 및 기술 통합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MRO는 싱가포르 산업기반의 특별한 강점이다.

지상 부문(ST Kinetics)=싱가포르의 지상 부문 역량은 광범위하다. 지상 부문은 싱가포르 육군의 요건을 충족하도록 특별히 설계됐지만, 지금은 세계 시장에 진출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우수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소총에서 무한궤도 장갑차량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지상 장비는 자체 설계·개발 및 제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해양 부문(ST Marine)=해양 부문 역량은 2000년대 초반까지는 함정 수리·정비 및 (정밀)검사·개조 등 역량 발전에 중점을 두고 있었지만, 2000년대 초 프랑스 국영조선소(DCNS)와 기술 협약으로 함정 도입 및 자체 건조를 했다. 이로써 해군 보유 포미더블급 프리깃 6척 중 1척은 자체 건조했다. 이를 계기로 해양 부문 역량이 크게 강화됐으며, 현재 잠수함과 대형 상륙함 및 소해함을 제외한 프리깃, 연안 임무 함정 등의 건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국방전자 부문(ST Electronics)=국방전자 부문은 정부가 3세대 싱가포르군(3G SAF) 개발과 네트워크 중심전(Network-centric Warfare)과 같은 첨단 시스템 사용을 강조함에 따라 지난 10여 년 동안 크게 향상됐으며, 핵심 역량은 통신기술 개발, 위성통신 시스템, 레이더 및 센서 시스템, 전자광학 시스템, 국방전자기술 소프트웨어, 교육 및 모의실험 시스템의 설계 및 개발 등이다. 그러나 국방전자 부문은 해외 선진기술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연구개발 부문=싱가포르는 매년 국방예산의 약 3%(약 3억 USD)를 연구개발 부문에 배정하고 있다. 연구개발 예산은 3세대 싱가포르군(3G SAF) 개발을 확대 강화해 네트워크 중심전, 정밀타격 및 IKC2(Integrated knowledge-based command and control) 개념과 같은 미래 군사개념 개발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싱가포르는 군 정예화를 위해 로봇, 인공지능, 사이버 방호, 자료처리 등과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 연구도 중시하고 있다.

무관노트

    

   부문별 강약점 파악하고 

   현지 생태계 이해 바탕한 세밀한 방산 수출 전략 필요

싱가포르는 자국 산업 발전과 연계해 국가 주도로 방산 역량을 강화해 왔다. 그 결과 오늘날 제반 부문에 걸쳐 그 역량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싱가포르의 방산 역량은 부문별로 강점과 약점이 뚜렷하다. 즉 지상 부문은 소총에서 대포 및 장갑차량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장비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해양 부문은 약점(잠수함, 대형 상륙함 및 소해함 건조 기술)이 있고, 그 약점은 우리나라 방산 역량의 강점 부문이다.

방산 수출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국가 간 교역 현황, 외교 및 국방협력 관계 등 전반적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그런 면에서 싱가포르 방산시장은 우리에게 나쁘지 않은 여건이다.

그러나 싱가포르 방산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싱가포르 방산을 주도하고 있는 ST엔지니어링 중심의 방산 생태계와 방산시장 환경에 대한 이해와 신중하고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종철 (예)해군대령
前 싱가포르 국방무관
現 대덕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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