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완결 한주를열며

[최종섭 한 주를 열며] 코로나19 이후 우리 군대

입력 2020. 04. 17   15:24
업데이트 2020. 04. 1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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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종 섭 홍익대 초빙교수
최 종 섭 홍익대 초빙교수


 
코로나19 이후 세계질서가 바뀌리란 전망이 쏟아져 나온다. 대부분 선진국이 전염병에 속절없이 당하고 있다. 210여 개국에서 확진자가 나왔고,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환자가 계속 늘어난다. 세계 관심이 우리나라로 쏠린다.

코로나19 재난 중 실시된 4·15 총선거는 투표율이 66.2%였다. 이란은 지난 2월 총선거 후 확진자가 폭증했다. 놀란 47개국이 각종 선거를 연기한 상태다. 우리 정부는 국민을 믿고 국민은 정부를 신뢰하니 28년 만에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세계가 우리나라에 찬사를 보내고, 배우고 싶어 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상황이다.

우리는 이런 상황이 낯설다. 오랫동안 식민지와 6·25전쟁, 군사독재를 거치며 엽전이니 짚신이니 하며 자조했던 시절을 지냈다.

코로나19 사태로 드러난 우리 위상은 열심히 살아온 결과다. 우리가 이 나라를 전염병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나라 중 하나로 만들었다. 국가 리더십 못지않게 지혜롭게 호응해준 높은 국민의식 덕이다. 정부는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했다. 가장 위험한 지역에 총리를 보냈고 차를 탄 채 검진하는 방식 등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냈다. 시민은 강제가 아닌 자발적 참여로 성과를 높였다.

국방부는 국방신속지원단을 긴급 편성했다. 방역·수송·물자·인력 등 지원체계를 구축했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신속하게 지원했다. 군은 드러나지 않게 조용히 ‘전쟁 이외의 군사작전’을 수행했다. 60기 간호장교 75명이 임관하자마자 ‘코로나 최전선’에 투입됐다. 최근 5주간 의료지원을 마치고 복귀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뭉클했다.

안보는 경제와 함께 나라를 지탱하는 두 기둥이다. 현재까지 방역 성공은 건실한 군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 군이 정치 중립을 지키고 정부와 국민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보호한다. 우리는 어느새 세계 6대 군사강국이 됐다. ‘글로벌 파이어파워’가 매기는 순위는 50조 원에 달하는 국방비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명실상부한 군사강국인지를 냉철히 돌아봐야 한다.

작은 구멍이 큰 댐을 무너뜨린다. 이와 관련, 최근 발생한 군내 각종 사건·사고는 절대로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군대 일체감을 무너뜨리는 중대한 사안으로 다뤄야 한다. 예전처럼 적당히 덮고 넘어가서는 강한 군대를 만들 수 없다.

또 국민이 방위비 협상 과정을 보고 있다. 미군에게 주둔비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받는다. 일본은 수출규제로 지소미아 유지를 어렵게 한다. 중국은 일대일로·군사굴기로 긴장시킨다. 홀로 지킬 수 있는 나라는 없다. 이웃 나라와 적절한 밀고 당김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이후 나타나는 변화에 대비할 시점이다. 당연히 국방이 중요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 지금까지 이 나라를 잘 지켜온 긍지와 자부심에서 출발해야 한다. 미래는 이미 군을 떠난 선배 경험 안에 있지 않다. 미래는 지금 당당히 굳게 서서 이 나라를 지키는 여러분의 의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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