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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부름에 지체 없이 대구로… 국민 지킴이 사명감으로 임무 완수

윤병노

입력 2020. 04. 15   11:15
업데이트 2020. 04. 15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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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극복 현장에서 <1> 국군수도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 유덕현 육군중령(진)

 
1차 군 의료지원팀 진두지휘
방호복 입고 2시간 교대 ‘사투’
1개월간 확진자 500명 진료
의료진 헌신 노력 덕 위기 넘겨
군의 일사불란 시스템 큰 역할
단 한 건의 감염이나 사고 없이
임무 마친 팀원 고마움 전하고파

 

지난 2월 23일 대구 동산병원에 파견됐던 1차 군 의료지원팀을 진두지휘한 국군수도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 유덕현 육군중령(진)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조종원 기자
지난 2월 23일 대구 동산병원에 파견됐던 1차 군 의료지원팀을 진두지휘한 국군수도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 유덕현 육군중령(진)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조종원 기자
  
오는 19일은 봄비가 내려 온갖 곡식이 윤택해진다는 곡우(穀雨)다. 완연한 봄이지만 아름다운 계절을 누리지 못한 채 절기는 여름이 시작된다는 입하(立夏)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 일상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그러나 정부의 고강도 대책과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코로나19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속단은 이르지만, 확진자 발생 추이는 연일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밀집 단체생활을 하는 군(軍)은 15일 기준으로 누적 확진자가 39명에 불과하며, 23일째 추가 확진자도 ‘제로’다. 이 같은 성과는 군의 전폭적인 지원과 헌신이 한몫했다. 국민과 전우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코로나19 최전선에 투입된 장병들의 이야기를 국방일보 지면을 통해 연속으로 소개한다.
  
대구 동산병원에서 1차 군 의료지원팀장 임무를 수행할 당시의 유덕현 중령(진) 모습. 양동욱 기자
대구 동산병원에서 1차 군 의료지원팀장 임무를 수행할 당시의 유덕현 중령(진) 모습. 양동욱 기자
  

동산병원 의료지원, 군인·의사로서 당연

“미지의 바이러스 앞에서 두려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국가와 국민의 부름을 받고 지체 없이 대구 동산병원으로 향했습니다. 군인으로서, 의사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군수도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 유덕현 육군중령(진)은 코로나19가 확산 일로를 걷던 지난 2월 23일 대구 동산병원에 파견된 1차 군 의료지원팀을 진두지휘했다. 동산병원은 2월 21일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된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산하 종합병원이다.

1차 군 의료지원팀은 팀장인 유 중령(진)을 비롯한 군의관 10명, 간호장교 10명으로 편성됐다. 이들은 약 한 달 동안 대구시 확진자를 돌보는 데 정성을 다했다.

“군 의료지원팀은 대구 동산병원이 지역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이틀 후 파견됐습니다. 당시는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상황이었죠. 의료인력이 턱없이 부족했고, 병상 확충도 어려웠습니다. 다행히 군이 한 박자 빠르게 의료진을 투입했고, 대구에 거주하는 의료진의 정성 어린 진료로 안정세를 되찾아갔습니다.”



사명감으로 임무 완수

유 중령(진)은 약 1개월 동안 임무를 수행하며 500명에 가까운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료했다. 이 기간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의료진의 감염 관리였다. 의료진이 감염되면 모든 의료진이 격리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임무 전후 감염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자체적으로 매일 2회 체온을 검사했고, 근무 시간 외에는 각자 1인 숙소에 대기하면서 배달 도시락으로 식사를 대체했죠. 힘든 여건에서도 단 한 건의 감염이나 사고 없이 무사히 임무를 마친 팀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 최근 대구 확진자가 많이 감소해 뿌듯함을 느낍니다.”

누구나 그러하듯 낯선 곳으로의 파견 근무는 쉽지 않다. 유 중령(진)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국민의 ‘생명 지킴이’라는 사명감과, 같은 내과 의사인 아내의 적극적인 지지 덕분에 무거운 마음을 뒤로하고 환자 진료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동산병원 전체가 격리돼 내부로 들어갈 때부터 방호복을 입어야 했습니다. 탈수나 체력적 문제 때문에 보통 2시간 이내로 교대 후 휴식을 취했죠. 하루에 40~50명 정도 회진을 도는데, 평소 환자 면담을 길게 하는 편이라 초반에는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가슴 아픈 사연도 있다. 국군의무사령부에서 같이 근무했던 동료의 어머니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동산병원에 입원한 것.

“기저질환(어떤 질병의 원인이나 밑바탕이 되는 질병·지병)이 있는 데다 폐렴까지 양쪽에 생긴 상태였습니다. 결국 유명을 달리하셨죠. 주치의가 아니어서 많이 챙겨드리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고통 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대구 동산병원 1차 군 의료지원팀원들이 지난달 21일 임무를 마친 뒤 동산병원 의료진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양동욱 기자
대구 동산병원 1차 군 의료지원팀원들이 지난달 21일 임무를 마친 뒤 동산병원 의료진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양동욱 기자


개인위생 지키면 안전한 대한민국 확신

우리 군의 헌신적인 의료 지원은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고 있다. 유 중령(진)은 이에 대해 군의 일사불란한 의료시스템을 원동력으로 꼽았다.

“감염병의 대유행 상황에서 진료 일선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의료진은 군뿐입니다. 각 군 병원에 근무하던 군의장교와 간호장교는 명령과 동시에 동산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의정장교들은 우리가 투입되자마자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환경을 선제적으로 조성했죠. 하나의 지휘체계와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 군인으로서의 사명감 등이 시너지를 극대화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동산병원 1차 의료지원팀은 2주 자가격리 후 군 병원으로 복귀했다. 유 중령(진)도 국군수도병원 호흡기내과에서 환자 진료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군의관으로서 국민과 장병에 대한 당부의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정부와 전 국민의 대처로 확진자가 줄어드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그러나 바이러스의 유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감염병 전문가들에 의해 코로나19의 정확한 병태 생리(병으로 인해 야기되는 여러 가지 생리적 변화)가 확인되고, 치료제나 백신이 상용화될 때까지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그러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윤병노 기자


윤병노 기자 < trylover@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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