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경쟁·승부로 더 강해진다’ 교육훈련 새바람

김상윤

입력 2020. 04. 10   17:12
업데이트 2020. 04. 1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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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MZ세대 장병 특성 맞춰 혁신 
서바이벌 슈팅 게임 모델 소부대 훈련
다양한 과제 주고 승리 팀엔 즉시 포상
스포츠 경기 접목 등 참신한 시도 확산
자부심 키우는 주특기 경연도 큰 성과 
 
지난 9일 게임식 교육훈련 ‘백마그라운드’에 참가한 육군35사단 백마연대 장병들이 완전군장을 메고 골인 지점을 향하던 중 지친 전우의 등을 밀어주며 전력 질주하고 있다.     이경원 기자
지난 9일 게임식 교육훈련 ‘백마그라운드’에 참가한 육군35사단 백마연대 장병들이 완전군장을 메고 골인 지점을 향하던 중 지친 전우의 등을 밀어주며 전력 질주하고 있다. 이경원 기자

게임처럼 훈련하고, 경쟁하며 강해진다. 최근 육군 야전부대의 교육훈련·체력단련 프로그램에서 눈길을 끄는 새로운 ‘트렌드’다. 디지털 환경에서 나고 자란 밀레니얼·Z(MZ)세대 장병들의 차별적인 특성에 주목한 각급 부대들이 과거와 다른 참신한 접근법으로 교육훈련 패러다임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

MZ세대는 피동적인 상황보다 자기 주도적인 활동에서 더욱 좋은 성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육군35사단 백마연대는 ‘장병 주도형 게임식 훈련’을 개발했다. 인기 서바이벌 슈팅 게임을 모티브로 삼은 소부대 전투기술 강화 훈련 ‘백마그라운드’다. 분대 단위로 팀을 이뤄 게임식 체력단련, 팀 단위 상황조치, 서바이벌 교전 순으로 실력을 겨루며 전투력을 강화하는 구조다.

훈련 단계마다 군장 결속, 정신전력 퀴즈, 사격 등 다양한 과제가 부여된다. 각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분대는 마치 게임처럼 탄약·무전기·생존권 등 보상 아이템을 획득해 최종 서바이벌 교전을 더욱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다. 교전 승리팀에는 현장에서 바로 포상이 주어진다. 이 역시 빠르고 확실한 보상을 중시하는 MZ세대 장병들의 성향을 고려한 장치다. 이런 흥미 요소는 장병들이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강한 훈련을 받으면서도 재미를 느끼게 만든다. 연대 교육지원관 최창혁 중사는 “실제로는 훈련 강도가 상당히 높아 전투력 강화라는 목적도 충분히 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뚜렷한 목표와 보상을 두고 경쟁할 때 몰입도가 높아지는 MZ세대의 특성에 맞춰 훈련과 체력단련에 스포츠 경기를 접목하는 부대도 늘고 있다.

육군73사단은 최근 ‘전투체력단련 탑팀 경연대회’를 개최했다. 육군 전장순환운동 프로그램인 베어워크·환자끌기 등 총 18개 코스를 릴레이로 달리며 어떤 팀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하는지 가리는 대회다.

11사단 방공대대도 이와 유사하게 교육훈련에 올림픽 경기를 접목한 ‘밀림픽(밀리터리+올림픽)’ 경연대회를 열었다. 5명씩 조를 이뤄 팔굽혀펴기, 화생방 상황, 연습용 수류탄 투척 등 6개 과제를 수행하며 100m를 전진하는 방식이다.

9사단도 병 기본 4개 과제와 3개 주특기 훈련 등 7개 종목의 우수자를 선발하는 ‘7개의 드래곤볼을 찾아라’와 심사위원에 용사를 포함한 토너먼트식 교관경연대회 ‘프로듀스 9’ 등 참신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신세대 장병들이 교육훈련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자부심’은 MZ세대 장병들을 움직이게 하는 핵심 키워드 중 하나다. 육군25사단 왕포포병대대는 포병부대의 핵심 주특기인 사격지휘뿐만 아니라 통신·화학·정비·수송·측지·의무·조리 등 전 분야에서 분기별로 최우수 장병을 뽑는 ‘왕포 주특기의 날’을 시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조리병들은 최우수 조리병이 되기 위해 비인기 재료를 활용한 새로운 조리법을 개발하는 등 전 주특기에 걸쳐 자발적인 훈련과 능력개발이 이뤄지면서 전투력이 나날이 향상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문가들도 이런 군의 시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본지에 ‘MZ세대를 말하다’ 기획연재를 하고 있는 대학내일20대연구소 박재항 고문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살아온 MZ세대 장병들은 기성세대와 확실히 차별적인 특성을 보이고, 이에 따라 효과적인 교육훈련의 공식도 점점 변화하게 될 것”이라며 “자발적으로 주도하는 훈련, 첨단기술을 활용한 훈련, 확실하고 재미있는 보상이 신세대 장병들에게 목표를 향한 자발적인 의욕과 선의의 경쟁의식을 갖게 해 훈련 효과를 한층 배가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윤·김민정 기자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김민정 기자 < mjnews0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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