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땅끝소초 지키는 ‘해외파 삼총사’

임채무

입력 2020. 04. 01   17:17
업데이트 2020. 04. 0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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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31사단 해남대대 이상현 병장 등
미국·필리핀·중국서 10년 이상 거주  

낯선 문화에도 조국 수호 열정으로
특급전사·동료 유학 멘토 역할까지 
 
해외에서 10년 이상 장기 거주하다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입대한 육군31사단 해남대대 땅끝소초 장병들이 완벽한 해안경계작전을 다짐하며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상현 병장과 서동영 상병, 조민서 일병. 조종원 기자
해외에서 10년 이상 장기 거주하다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입대한 육군31사단 해남대대 땅끝소초 장병들이 완벽한 해안경계작전을 다짐하며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상현 병장과 서동영 상병, 조민서 일병. 조종원 기자

“해안경계작전이라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만큼 철수하는 그날까지 완벽한 경계작전을 수행하겠습니다!”

해외에서 10년 이상 장기 거주하다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입대한 육군31사단 해남대대 땅끝소초 장병들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이상현 병장과 서동영 상병, 조민서 일병. 입대 시기는 다르지만, 이들에게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해외에서 장기 거주하다 입대했다는 점과 모두 소초 근무를 자원했다는 점, 그리고 완벽한 임무 수행으로 주위에 귀감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이 병장은 17년 동안 미국에서 거주하다 지난해 32살의 늦은 나이에 입대했다. 이 병장은 조국인 대한민국을 당당하게 오가고 싶다는 생각에 입대를 결심하게 됐다.

군 생활이 그리 녹록지는 않았다. 저조한 체력과 어눌한 한국말이 문제였다. 그러나 이 병장은 ‘늦은 나이에 온 만큼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가짐으로 모르는 것이 있으면 계급 고하를 막론하고 직접 묻는 열의를 보이며 군 생활에 임했다.

그의 적극적인 태도는 대대장을 비롯해 간부들의 관심과 애정을 불러일으켰다. 이를 바탕으로 사격, 체력 단련, 임무 수행의 고급 노하우(?)를 빠르게 습득한 이 병장은 사격점수 만점을 시작으로 체력 특급과 특급전사를 달성하는 쾌거를 거뒀다. 특히 체력의 경우 육군 체력 검정 기준표에 따라 만31세의 기준을 적용받지만, 그는 가장 높은 기록이 적용되는 만25세 기준으로 ‘특급’을 달성했다.

서 상병과 조 일병은 각각 필리핀에서 10년, 중국에서 13년을 거주하다 입대했다. 오랜 기간 해외에서 거주한 만큼 이들에게 상명하복의 군대 문화는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서 상병의 경우 대대장을 소대장이라고 부를 정도로 군대의 모든 것이 낯설었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전우들이 있었다. 전우들은 이들이 잘 모르는 단어나 이해가 어려운 상황이 있을 때면 차분히 설명해줬고, 간부들은 따뜻한 말을 건네며 이들을 응원했다.

물론 이들도 군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조 일병은 자신이 잘 모르는 부분이 있을 때마다 수첩에 메모했다가 개인정비시간을 활용해 간부와 동료들에게 물으며 직접 답을 찾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조금씩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한 이들은 도움받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자신들의 해외 거주 경험을 살려 동료들에게 유학정보와 여행 팁 등을 알려주는 멘토 역할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이들 세 장병은 “우리를 믿고 해안경계작전을 맡겨준 부대에 감사하다”며 “나 자신과 가족에게 떳떳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복무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임채무 기자 < lims86@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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