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군사 우명소 시즌2

[우명소 시즌2] (31) 해군잠수함사 96전대 유관순함  허춘학 원사

입력 2020. 03. 31   15:58
업데이트 2023. 08. 0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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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헌혈·봉사… 군에서 혜택 받으며 마음이 풍요로워져” 

우리 부대 명품 전우를 소개합니다 - 시즌2
(31) 해군잠수함사 96전대 유관순함  허춘학 원사

 

1991년 백혈병 친구 위해 헌혈 시작 
지금까지 117회… 유공장 명예장 받아

 
의미있는 일 하고자 봉사단체 만들고
매달 첫째주 토요일 소외된 이웃 찾아

 
항해사 3급 등 국가자격증도 13개 취득
임무 수행 성과로 해참총장 표창도
‘준사관’ 목표로 도전…대형 함정 근무 꿈 꿔  

해군잠수함사령부 96전대 유관순함 전자장 허춘학 원사가 대한적십자로부터 받은 헌혈유공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부대 제공
해군잠수함사령부 96전대 유관순함 전자장 허춘학 원사가 대한적십자로부터 받은 헌혈유공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부대 제공

 


“헌혈은 건강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헌혈하면서 봉사 정신도 깊어져 소외된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도 시작하게 됐답니다.” 

100여 회의 꾸준한 헌혈과 봉사활동으로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과 웃음을 전하는 해군 부사관의 미담으로 이 봄날의 따스함이 배가 돼 다가온다.

 



건강한 상태서 헌혈하려고 매일 1시간씩 운동

미담의 주인공은 해군잠수함사령부 96전대 유관순함(SS-Ⅱ·1800톤급) 허춘학(46) 원사. 해군 수병으로 군 생활을 하다 바다를 지키는 군 생활에 큰 보람을 느껴 지난 1994년 6월 25일 부사관으로 임관했다. 통신전자장비 및 항해장비 정비 유지와 수상·수중 항해 시 위협 전자파 식별 등 유관순함에서 전자장 직책을 수행하고 있다.

허 원사가 처음 헌혈을 시작한 건 고등학교 시절인 1991년 11월. 같은 학교에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친구가 있다는 소식에 헌혈을 한 게 계기가 됐다.

이후 꾸준히 헌혈해온 허 원사는 “이왕이면 건강한 상태에서 헌혈하면 좋을 것 같아 매일 출근 전 1시간씩 체력을 다지고 있다”면서 “2012년부터 현재까지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3㎞ 달리기 등에서 체력 특급을 놓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지금까지 헌혈한 횟수는 117회로,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헌혈 유공장 명예장(100회)을 받았다.


봉사단체 ‘행복 나누미’ 만들어 525시간 봉사

헌혈 덕분에 이웃사랑에 눈뜬 허 원사는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게 됐다. 무려 6년간 봉사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데는 한 모임의 힘이 컸다고.

“군에 온 뒤 자기계발에 늘 목말라 있었습니다. 학점은행제를 통해 정보통신학 학사 학위를 받고, 2011년 경남대 행정대학원 법학석사(부동산 전공)도 취득했습니다. 대학원 졸업 후에도 진해 지역 동문들과 모임을 자주 가졌는데 그때마다 주로 회식으로 시간을 보냈거든요.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는 데 뜻이 모이면서 봉사단체 ‘행복 나누미’를 만들고 봉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들은 매달 첫째 주 토요일 진해노인종합복지관과 경남동부보훈지청, 경남사회복지협의회 등을 방문해 독거노인 등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고 있다. 주로 어르신들의 주거 환경을 개선해드리지만 방충망 설치, 도배는 물론 위문금 전달까지 봉사 활동의 폭은 넓다. 허 원사가 지난달 말까지 봉사한 횟수는 125회, 봉사 시간은 525시간에 달한다.


‘백일막허도 청춘부재래’(白日莫虛渡 靑春不再來)

그는 업무에 필요한 지식을 틈틈이 공부하면서 국가기술자격증 13개도 취득했다. 전자계산기산업기사, 정보처리기사, 소형선박조종사, 정보통신기술자고급, 정보통신산업기사, 항해사(상선) 3급, 기술행정사 등 종류도 다양하다.

임무 수행에서 노력한 흔적은 고스란히 성과로 이어졌다. 2007년 전투발전 기여로 장려상(해군참모총장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2012년 우수관찰관으로 해군9전단장 상장, 2016년 연합상륙훈련 유공으로 해군참모총장 표창을 받았다. 앞으로 준사관을 목표로 도전하면서 큰 함정에서 근무하는 싶다는 허 원사.

“처음엔 국방의 의무를 위해 온 군대지만, 직업군인으로 신분을 전환한 후 군에서 혜택을 받아 학위를 취득하고 각종 자격증도 따면서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이 됐습니다. 군대에서도 누구나 하고자 한다면 기회의 창은 언제나 열려 있으니 장병 여러분! 모두 열정을 다해 도전하고 최선을 다하세요. 끝으로 안중근 장군이 옥중에서 남긴 유묵의 문구인 ‘백일막허도 청춘부재래(白日莫虛渡 靑春不再來·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청춘은 다시 오지 않는다)’를 남기고 싶네요.”  조아미 기자 

 

‘군인의 품격’이란? 

매일 아침 머리 가다듬으며 ‘군인의 자세’ 되새겨



“KBS ‘태양의 후예’나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과 같은 드라마 덕인지 ‘군인’이 대세인 것 같습니다.”

허춘학 원사는 “군인으로서 국민이 두 다리를 쭉 뻗고 푹 잘 수 있도록 임무 수행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잠수함 승조원으로서 자부심 등 내적인 소양을 쌓는 것도 당연하다”면서 “요즘같이 군인의 이미지가 높아진 상황에서 군인으로서 국민에게 보여지는 외적 자세에도 신경 써야 한다. 머리와 복장이야말로 ‘군인의 품격’이 느껴지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매일 아침 머리를 가다듬고 군인의 자세를 되새기며 하루를 시작한다.

아울러 허 원사는 “휴가 나온 수병 가운데 해군 정모를 삐뚤어지게 쓴 경우를 보면 다가가서 기분 나쁘지 않게 얘기하며 바로잡아주곤 한다”고 전했다.

조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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