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한국군사문제연구원

미 헤리티지 재단의 『트럼프 대통령 국방정책』 평가

입력 2020. 02. 24   10:39
업데이트 2020. 02. 24   10:48
0 댓글

KIMA 뉴스레터 제696호(한국군사문제연구원 발행)


  

Vice President of The Heritage Foundation, Dr James Jay Carafano.
*출처: Flickr / 저자: The Heritage Foundation
*https://www.flickr.com/photos/33486233@N02/5559245282/in/set-72157626349965360
Vice President of The Heritage Foundation, Dr James Jay Carafano. *출처: Flickr / 저자: The Heritage Foundation *https://www.flickr.com/photos/33486233@N02/5559245282/in/set-72157626349965360

 
지난해 2월 14일에 미국 공화당을 지지해 온 전통적 보수 성향의 연구소인 『헤리티지 재단(The Heritage Foundation)』은 이례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시카고 트리픈(Chicago Tribune)』지에 게재했다.

미 워싱턴에 소재한 헤리티지 재단은 2016년 선거 시부터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제일 먼저 선언한 연구기관으로서, 2016년 12월 6일 『CNN』은 헤리티지 재단이 당시 출범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부 인수팀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고, 가장 많은 헤리티지 재단 출신 정계 인사들이 행정부에 영입되었다고 평가하면서, 대표적 인사로 전임 행정부 회계청장이자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닉 멀바니(Mr Nick Mulvanney)를 들었다.

특히 당시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 부원장 제임스 제이 카라파노(Dr James Jay Carafano) 박사가 트럼프 행정부 인수팀에 가장 많은 조언을 하였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 외교정책과 국가안보전략에 그대로 반영되었다고 평가하였다.

하지만 지난 2월 14일 카라파노 박사는 『미 국방성의 3가지 골치(Pentagon‘s three headaches)』 제목 하의 논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정책과 군사전략을 다음과 같이 비판하면서, 마크 에스퍼(Mark Esper) 국방부 장관에게 해결방안을 건의하였다.

첫째, 미군의 전투력 수행능력과 전투준비태세가 미비하다. 카라파노 박사는 이를 “미군은 모든 임무를 다 수행할 수 없다(All bets aren’t covered)”라고 정의하면서, 현행작전을 수행하는 통합사령부(US Unified Command)들이 요구하는 전력들이 제대로 확보되지 못하고 있으며, 첨단 전력 구비도 예산 부족을 이유로 실행되지 않은 것을 예로 들었다.

특히 2021년 국방예산을 볼 시 미군은 “힘으로 평화(peace-through-strength)”를 견지한다는 모토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보장(commitment)에 대한 불신을 야기시킬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또한 비록 국방예산을 대폭 증가하였지만, 재원 분배에 있어 우선순위가 잘못되었다면서, 잘못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예산 증가가 과거 오바마 행정부처럼 미국 재정적자의 주요 원인을 간주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하였다.

둘째, 너무 중국 위협만을 강조하여 아시아로 회귀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하였다. 카라파노 박사는 이를 “미군의 다중 임무 수행이 엉켰다(Multitasking is a mess)”라고 정의하면서, 미군이 회색지대 전쟁(Grey zone war)인 대테러 전쟁과 러시아와 중국과의 강대국 경쟁 중에 어느 쪽에 집중해야 할지를 혼동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위협을 군사적이 아닌, 정치·경제적 측면으로 부각해 마치 미군이 “미국의 경제적 재건을 지원하는 군 임무(economy-of-force missions)”로 인식되는 것은 그리 좋은 모습이 아니라고 지적하였다.

특히 미군과 경쟁 수준이 아직 아닌, 중국 군사력을 주요 위협으로 상정하여 유럽과 중동에서의 전략적 중요성을 뒤로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군사력 배치 비중을 높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난하였다.

또한 미 국방성은 과거 오바마 행정부가 “아시아 중시전략(Pivot to Asia)” 전략을 강조하였지만, 이를 국방성만이 주도하기보다, 행정부 역량 전체가 아시아로 회귀하는 “행정부 차원에서의 전략(whole-of-government strategy)”이었다는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특히 미 국방성은 중국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신규 예산과 행정조직을 만들기보다, 기존 군사적 수단(tool)을 극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셋째,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인도-태평양에 군사적 비중을 두는 전략을 완화해야 한다고 요구하였다. 카라파노 박사는 이를 “아시아 중시전략에 대한 정치적 의도를 완화해야 한다(Tame the politics of the pivot)”라고 정의하면서, 미군이 중국에 집중하는 동안, 다른 위협들이 증대되어 미국 국가안보를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하였다.

특히 미 트럼프 행정부가 너무 중국 위협론을 강조하면, 중국이 이를 ‘핑계(excuse)’로 더욱 군사력을 현대화시키며, 중국 주변국에게 미국과 중국 중 어느 쪽을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제기하였다.

마지막으로 카라파노 박사는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그대로 수행하기보다, 이들 3가지 문제를 심각히 고민하여 다소 힘들지만 ‘업무 수행 우선순위 목록(daunting do-to list)’을 작성하여 냉정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요청하였다.

궁극적으로 카라파노 박사는 칼 본 클라우제비즈가 “전쟁은 매우 단순한 폭력행위나, 전쟁 수행이 그리 순탄한 과정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내용을 교훈으로 제시하면서, 에스퍼 국방부 장관이 “to-do list”를 작성하여 추진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과정인가를 알아야 한다고 재강조하였다. 

※ 헤리티지 재단(The Heritage Foundation)
- 1973년 2월 16일 워싱턴에 창설된 비영리 전통적 보수 성향의 연구원이며, 미 외교정책과 국가안보전략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 특히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대(對)소련 강경론을 뒷받침하는 보수적 성향을 주도하였으며,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 시에 가장 먼저 당시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 후보를 지지한 연구원이다. 
- 또한 2014년에 약 3,000명의 보수성향의 인사에게 미래 미국 외교정책과 국가안보전략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여, 이를 2016년 선거 시 트럼프 대통령 후보 진영에 조언하여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제임스 제이 카라파노 박사
- 미 육군 중령으로 전역하였으며, 현역 시절에는 주로 유럽과 한국에 근무하였으며, 전역후 조오지타운 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미 해군 대학, 미 국방 대학 그리고 세계정치연구원 등에서 강의를 하였으며, 현재는 국무성과 국방성에 정책적 조언을 하고 있다.
- 특히 2008년 Homeland Security 3.0 연구계획에 참여하였으며, 미 국방비를 GDP 대비 4% 이상 증가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대표적 보수성향 인사로 알려져 있다. 
- 2016년 미 대통령 선거 때는 트럼프 진영에 대한 외교 및 안보정책을 제안하기 위해 유럽과 캐나다 학자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차기 행정부 외교 및 국가안보 정책 연구팀을 주도하였으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부터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국무성 간 중간 매개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출처: The Heritage Foundation Commentary, February 14, 2020; Chicago Tribune, February 14, 2020; The Korea Herald, February 18, 2020.


저작권자ⓒ한국군사문제연구원(www.kima.re.kr)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국방일보>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