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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고순 한주를열며] 초연결 사회의 국가와 국민

기사입력 2020. 02. 07   17:06 최종수정 2020. 02. 07   17:30

독고순 한국국방연구원 부원장


국가 간 전쟁과 같은 전통적인 안보위협만큼이나 환경재앙·질병 등 새로운 위협이 인류의 생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거라는 안보 분야의 원론적 이야기들을 피부로 절감하게 되는 요즘이다. 새로운 안보위협의 한 요소로 예시되던 신종 감염병이 그야말로 현실 세계에서 위력을 발휘하면서 안보 지형의 구획도 흩뜨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초연결된 사회 속에 살고 있는지 실감한다. 한 지역의 문제가 국가적으로, 전 지구적으로 순식간에 확대되고, 보건의료 문제가 외교적·경제적 문제로 비화한다.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가 동나는가 하면, 각국 정부의 공식적인 통계나 발표와 더불어 관련된 다양한 아이디어와 스토리가 SNS를 통해 퍼진다.

한편으론 이 과정에서 복잡한 조직과 제도, 겹겹의 체계와 절차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던 국가의 모습이 선명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전세기를 동원해 우한 거주 교민들의 귀환을 돕고, 대규모 임시생활시설에 머무를 수 있도록 지원하고, 확진환자·유증상자·접촉자 등의 지도를 파악해 환자의 치료를 돕고, 전 국민을 감염에서 보호하는 것 등을 보며 국가가 작동하는 모습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이 사안에 반응하는 개인들의 모습도 뚜렷하다. 임시생활시설 선정 초기 해당 지역 주민의 반대와 저항, 이후 반전으로 이어진 환영과 배려의 포스터, 다양한 형태의 자원봉사와 물품기증, 임시생활시설 거주 교민들의 포스트잇 감사 인사 등.

이 기회를 통해 우리는 국가와 국민의 관계를 한층 더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국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며, 국민은 어떤 태도를 견지해야 하는지를…. 엄중하고 거대한 국가적 난제에 대해 국가는 사전에 충분한 예측과 대비 계획을 세우고 있어야 하며, 사건이 발생하면 신속하고 진화적인 실행 조치를 통해 국민을 물리적·심리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국민 역시 불편과 배려를 분담하면서 국가 보호의 대상자이자 주체로서 역할 해야 한다.

물론 요즘과 같은 복잡한 사회에서는 대부분 사안이 이리 명쾌하지는 않다. 생존과 번영, 현실과 미래, 안보와 경제, 성장과 분배, 일과 가정, 남성과 여성, 청년과 노년 등. 경쟁적인 가치들이 공존하고 이해가 다른 다양한 집단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 모두를 포괄해 정책을 수립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확실한 우선순위를 갖고 접근한다 하더라도 사안의 복잡성으로 인해 국민에겐 늘 무언가 부족하며 관성적이라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에 따라 국민도 더욱 유능해질 필요가 있다. 때로는 정부 정책의 감시자로, 때로는 국가적 책임을 분담하는 구성원으로서 시민의식을 견지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우리 사회에 대한 소속감, 공동체 의식 그리고 각자의 역할과 사명에 대한 자각과 사회에 대한 향상 의지를 갖는 것은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중요한 덕목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것은 너무 추상적이고 숭고한 개념이어서 어느 틈엔가 저기 멀리 떨어진 어느 곳에 놓아둔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나 애국심의 현대적 의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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