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최준형의 전역학교

막연한 취업 준비보다 ‘직무 선택’을 나침반으로

입력 2020. 01. 27   15:14
업데이트 2020. 01. 2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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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직무 분석


과거엔 높은 스펙 유리했다면 지금은 일찍부터 관련 경험 쌓은 지원자 유리
가장 좋은 방법은 경험… 전문가 조언·온라인으로 다양한 정보 얻어야
‘NCS 국가직무능력표준’ 사이트서 전문가 의견 정리한 ‘직무기술서’ 참고



‘직무중심 채용’이 취업시장에서 강조되면서 직무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군부대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최근 일부 부대에서는 전역장병들을 대상으로 직무체험교육 등을 진행할 정도다. 하지만 아직 많은 장병들이 직무보다는 기업, 그 자체에만 관심이 많다. 물론 하고 싶은 일을 따지기보다는 직무에 상관없이 희망하는 기업에 들어가는 것만을 목표로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멀리 미래를 내다봤을 때 결코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없다. 맞지 않는 옷을 입으면 불편함을 느끼게 돼 결국 편한 옷으로 갈아입듯이 입사 이후 머지않아 퇴사라는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신의 흥미와 적성 등을 기초로 한 직무분석과 이를 기반으로 한 직무선택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필자는 오늘 취업, 그리고 취업 이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직무분석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직무는 왜 중요한 것인가?

대부분 취업 목표를 정할 때 직무보다는 기업을 떠올린다. 이것은 아마도 서열을 중시하는 문화가 아직 우리에게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일을 하느냐보다는 어떤 기업에서 일하느냐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직무에 대한 관심이 낮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하지만 기업이 변하기 시작했다. 기업에서도 직무에 대한 이해가 높고 관련된 경험과 자격증을 갖춘 인재가 더 안정적으로 성과를 낸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한 이들이 업무 만족도도 높아 조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면서 채용 시 지원자의 직무관련성 평가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기업에서는 입사 때부터 어느 정도의 전문성을 갖추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는 말이다.

직무가 강조되면서 취업 준비 모습도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스펙(Spec)이 우수한 지원자가 유리했던 반면 지금은 직무와 관련된 지식과 역량, 경험을 꾸준히 쌓아온 지원자가 유리하다. 예를 들어 홍보 직무에 관심을 갖고 관련 전공학과를 선택한 뒤 대학교에 진학해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방학 중 각종 홍보 공모전과 인턴 경험을 갖춘 지원자가 단순히 좋은 학교를 졸업하고 공인어학 성적이 높은 지원자들보다 직무관련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직무관련성은 직무를 일찍 선택하고 준비한 지원자에게 훨씬 유리하다. 장병 여러분들이 ‘어떤 기업에 갈 것인가?’를 고민하기보다 ‘어떤 직무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직무 파악 어떻게 할 것인가?

직무를 파악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다. 군에 입대하기 전 입대 이후를 상상하기가 쉽지 않듯이 직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 좋다. 실제 컨설팅 현장에서는 직무 결정에 대해서 어려움을 겪는 장병들에게 전역 후 관련 기업의 인턴이나 유사한 직무의 기업에 짧은 기간 동안 취업해 보기를 권하고 있다. 관련 직무에서 업무를 익히다 보면 이 직무가 자신에게 맞는지, 직무를 잘하기 위해서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직무 전망은 어떤지 등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직무는 시간상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이 방법은 관련 직무를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장병에게 추천하는 방법이니 참고하기 바란다.

그다음으로 추천하는 방법은 해당 직무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를 만나보는 것이다. 관련학과 선배나 교수님께 조언을 받는 것도 좋지만 실무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람을 만날수록 현실에 적합한 조언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고 궁금했던 점을 질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개인적인 의견이기 때문에 조언해주는 사람의 환경, 감정, 컨디션 등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업 전문가의 경험과 의견을 참고하되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마지막 방법은 온라인으로 직무정보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온라인은 다양한 직무정보를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으며, 외부 접촉이 제한된 장병들에게 정보 접근에 있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장병들의 경우 앞으로 내가 무슨 직무를 선택할지 고민하는 장병이 많다. 직무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사이트는 ‘NCS 국가직무능력표준’(www.ncs.go.kr)이다. 국가기관에서 운영하는 사이트인 만큼 내용에 대한 신뢰성이 있고 다양한 정보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어 내게 맞는 직무를 찾아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직무에 종사하는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해당 직무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를 정리한 ‘직무기술서’를 참고하면 직무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워크넷’(www.work.go.kr), 일반기업에서 운영하는 ‘잇다(www.itdaa.net)’, ‘코멘토(comento.kr)’ 등이 있다.

직무와 취업 연결 짓기

직무가 취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지만 정확한 취업목표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산업’,‘기업’,‘직무’ 세 가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같은 생산관리 직무라 하더라도 자동차 산업의 생산관리와 반도체 산업의 생산관리는 다르다. 또한, 기업마다 업무의 중점·프로세스·기업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직무라고 하더라도 어떤 기업에 속해있느냐에 따라서도 수행하는 업무가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다. 직무를 선택했다면,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산업과 기업에 대해서도 고민해 본다면 취업 목표를 보다 명확하게 설정할 수 있다.

직무를 중심으로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산업과 기업을 선정해 관련 채용공고들을 살펴보면 현재 해당 직무에서 어떤 인재 유형과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직무와 관련해 지금부터 준비할 수 있는 영역과 앞으로 준비해야 할 부분을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관련 산업, 기업, 직무 이슈를 살피면서 변화에 대응해 간다면 군 안에서도 직무 중심으로 차근차근 취업준비를 해나갈 수 있다.

지금까지 직무의 중요성과 직무분석방법, 직무와 취업을 연결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앞으로 ‘직무 중심 채용’은 더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혹시 취업에 막연함을 느끼고 있는가?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직무를 중심에 두고 취업 목표를 설정해보자. 훨씬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최준형 전역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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