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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군복 선물…새해맞이 설빔이 따로 없네

김민정 기사입력 2020. 01. 22   17:28 최종수정 2020. 01. 23   09:48

육군훈련소 크린센터 가보니


대형세탁기 26대·건조기 106대
전군 최대 규모 세탁공장
훈련복·활동복·담요 등 세탁
수거 후 세탁·배송 원스톱 지원
부대 위생관리·청결 유지 기여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크린센터에서 근무자들이 훈련에 이용한 훈련복들을 세탁기에 넣고 있다.  사진=조종원 기자
근무자들이 훈련에 이용한 훈련복과 기타 세탁물들을 차량에서 꺼내고 있다. 사진=조종원 기자
        

설 명절이 코앞이다. 예부터 우리민족은 새해가 시작되는 설날 아침에 묵은 것은 다 떨구어버리고 새 출발을 한다는 의미에서 ‘세장(歲粧)’, 즉 설빔을 입었다. 시대가 변하면서 간소화되긴 했지만 ‘설빔’은 여전히 이어져 오는 대표적인 설 풍습 중 하나다.

완전히 같을 순 없지만 우리 장병들에게 깨끗이 세탁된 군복은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는 측면에서 ‘설빔’이 지니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특히 생애 처음으로 군에서 새해를 맞는 훈련병들에게 말끔한 군복은 더 특별할 수 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새해 아침 훈련병들에게 깨끗하게 세탁된 군복을 선물하며 새해 길운을 전하는 공간. 전군 최대 규모의 세탁공장 육군훈련소의 ‘크린센터’를 찾았다.

근무자들이 훈련에 이용한 훈련복들을 세탁기에 넣고 있다. 사진=조종원 기자
세탁부터 건조까지 약 2시간 소요

오전 8시30분. 육군훈련소는 이른 아침부터 쉼 없이 돌아가는 세탁기 소리로 활기가 넘쳤다. 최근 기자가 이곳을 찾았을 때 때마침 교육대로부터 수거한 세탁물이 도착했다. 세탁물은 군용가방에 담겨 왔다. 세탁물을 옮기기 위해 대형 손수레가 동원됐고, 대형 세탁기 26대 앞에 차곡차곡 쌓였다.

세탁기 1대당 가용 빨래 양은 100여 벌. 가방 속 세탁물을 꺼내니 누렇게 물든 군복이 등장했다. 훈련병들의 각개전투 흔적이다. 온통 흙으로 얼룩진 훈련복에서 열정과 패기로 가득 찬 훈련현장의 생생함이 느껴졌다.

세탁기 작동버튼을 누르자 세찬 물살과 거품이 인다. 순식간에 거품은 누런빛을 띠었다. 몇 차례 헹굼과정을 거쳐 깨끗하게 빨린 세탁물은 곧바로 마주보고 있는 건조기로 직행했다. 건조기가 돌아가는 시간은 50여 분. 세탁부터 건조까지 약 2시간에 걸쳐 보송해진 군복은 다시 교육대로 배송됐다.

연간 12만여 명의 훈련병을 배출하는 육군훈련소의 모든 세탁물을 이곳 크린센터가 책임지며 부대의 위생관리 및 청결 유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훈련에 이용한 군복들을 세탁기를 이용해 깨끗하게 세탁하고 있다.사진=조종원 기자

하루 최대 1만여 벌 세탁 지원

크린센터는 훈련병·기간병의 훈련 여건 보장을 위해 침구류와 훈련복을 수거 후 세탁·건조, 배송까지 완벽하게 지원하는 원스톱 세탁시설이다.

지난 2013년 문을 열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크기는 세탁공장 면적 3500㎡(1060평), 세탁건조장 1224㎡(370평), 폐수처리장 370㎡(112평, 처리능력 400톤)로 축구장 넓이의 규모를 자랑한다.

운영장비로는 150㎏ 용량의 대형 세탁기 26대와 동일한 크기의 건조기 106대가 있다. 하루 최대 세탁량은 1만여 벌. 일반가정용 세탁기를 하루 3000번을 가동하는 양이다. 세탁기 1대에서 탈수까지 완료된 세탁물은 건조기 4대에 나뉘어 건조된다. 건조기의 원활한 가동을 위해 3대(7톤 1대, 6톤 2대)의 스팀보일러가 마련돼 있으며, 6대의 집진기로 크린센터 내에 있는 먼지들을 걸러내며 민간근로자의 근무환경에도 신경 쓰고 있다.

세탁품목은 훈련복과 활동복을 비롯해 담요, 포단, 침낭, 매트리스커버 등 침구류다. 속옷을 제외한 모든 빨랫감이 세탁공장을 거쳐 깨끗하게 변신한다. 계절에 따라 여름철엔 포단과 베갯속, 겨울철엔 침낭과 동내의에 대한 세탁지원도 한다. 또 병원균에 오염된 세탁물은 격리된 세탁기 1대와 건조기 4대로 온수세탁·건조해준다.

크린센터의 시설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군무원 이준영 주무관은 “야외훈련 후 훈련복 세탁이 이뤄지는데, 하루에 평균 7300벌, 많게는 1만 벌 정도의 세탁물을 소화하고 있다”며 “겨울철엔 야상까지 들어와 세탁량이 2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상 상황 등 예기치 못한 변화에 따라 긴급세탁 지원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크린센터에서 보급대장 현성민(왼쪽) 소령이 민간근로자와 함께 가동 중인 세탁기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조종원 기자

민간근로자 16명이 실질적 업무 수행

크린센터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대다수가 민간근로자다. 군무원 4명이 시설관리·운영을 담당하고 민간근로자 16명이 실질적인 세탁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 민간근로자 중 30%는 예비역. 이들은 오랜 기간 군에 몸을 담은 뒤 전역했지만, 인생을 함께한 군복을 벗 삼아 아버지의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36년간의 군생활을 마무리하고 지난 2018년 전역한 채한병(58) 예비역 원사는 “평생을 군복과 살았다”며 “군복과 관련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흙으로 얼룩진 군복이 깨끗하게 세탁돼 나갈 때 보람을 느낀다”며 “국방의 의무를 처음으로 시작하는 장정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크린센터 운영을 총괄담당하고 있는 현성민(소령) 보급대장은 “훈련병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훈련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자 우리부대의 정체성”이라며 “군인화 과정에 있는 훈련병들이 청결하고 위생적인 병영환경에서 안전하게 훈련받을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논산에서 글=김민정/사진=조종원 기자


김민정 기자 < lgiant61@dema.mil.kr >
조종원 기자 < alfflx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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