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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70주년] “에이즈로 인한 차별과 가난… 미래가 없어요”

김용호 기사입력 2020. 01. 22   17:30 최종수정 2020. 02. 04   15:33

[6.25 70주년 해외참전용사 희망드림 코리아]

<2>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2세 예트나바쉬


가장의 무게 짊어진 아들, ‘운전면허증 취득’이 소망
‘불패 신화’ 쓴 아버지였지만… ‘가난의 씨앗’ 대물림
어린 자녀, 진학 포기…가족 생계 위해 생활 전선으로
 

 

아디스아바바에서 가장 낙후된  굴렐레지역에 살고 있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2세 예트나바쉬(오른쪽) 씨와 어머니. 가난과 무지로 남편에게 에이즈가 전염되어 일을 할 수 없는 그녀는 컴컴한 단칸방에서 어머니와 자녀들과 함께 살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아프리카 대륙에서 유일하게 한국전쟁에 전투병을 파병한 에티오피아는 아직도 ‘20세기 흑사병’인 에이즈(AIDS: 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 한번 걸리면 소나무를 100% 말라죽게 하는 소나무재선충병을 ‘소나무 에이즈’라고 부르는 것처럼 ‘후천성면역결핍증’인 에이즈는 인간에게 불치병의 대명사로 통한다.

이처럼 치명적이고 못된 에이즈가 ‘용맹하고 씩씩했던’ 에티오피아 황실근위대(강뉴대대·Kagnew)가 주축이 된 한국전쟁 참전용사 후손들의 몸과 마음을 망가트리며 그 가족들의 삶도 송두리째 파괴하고 있다.

수도 아디스아바바 외곽 슬럼가인 굴렐레 지역에 살고 있는 참전용사 2세 예트나바쉬(35)의 가족도 에이즈 공포로 신음하고 있다.

아버지가 강뉴대대 1진(1951.5.6~1952.3.28)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예트나바쉬는 10년 전 어린 두 남매를 두고 세상을 떠난 남편으로부터 에이즈에 전염됐다.


예트나바쉬의 아버지인 6·25전쟁 참전용사 아세파 아베베.

“굴렐레 지역의 성인 인구 7%가 에이즈 환자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 전염병입니다. 에이즈로 인한 영아사망률도 세계 1위죠. 주민들의 보건의식 부족으로 에이즈는 오늘도 우리 집에서 이웃집으로 소리 없이 전파되고 있어요.”

가족 중 한 명이라도 에이즈 환자가 발병하면 단란했던 가정은 한순간에 무너진다. 에이즈 환자 예트나바쉬의 가족도 생활고로 가족이 해체될 위기에 놓여 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지역 특성상 에이즈가 발병하면 식당이나 가사도우미, 공사장 잡일 등 모든 일터에서 쫓겨나기 일쑤다.

“에이즈 환자로 낙인찍히면 일할 곳이 없어요. 이렇다 보니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에이즈에 걸렸지만 쉬쉬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러한 사회적 차별과 멸시도 견디기 힘들지만 대물림하는 가난과 희망이 없고 미래가 없는 가족의 삶이 더 걱정이에요.”

지금까지 그녀의 가족 생계는 일흔 살 어머니 몫이었다. ‘에이즈 가족’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일해 왔지만 이제 그마저도 힘들다. 그동안 삶에 지친 어머니의 몸은 늙고 병들어 성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몸져눕자 이번에는 예트나바쉬의 미성년 자녀가 고달픈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진퇴양난’의 위기에서 어쩔 수 없이 한 선택이었다. 가족의 삶을 버텨낼 여력이 없어 어린 자녀가 냉혹한 삶의 현장으로 내몰린 것이다. 생활고 때문에 일찍 철이 든 고등학생 딸 티파노스(18)는 자퇴 후 어렵게 음식점에서 서빙을 하고, 17세 아들 이욥은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한 채 길거리를 떠돌며 노숙자로 생활하면서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두 자녀는 일자리를 찾아 매일 식당과 길거리를 헤매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

“한창 친구들과 어울려 놀 나이에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힘겹게 생활 전선에 뛰어든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아파요. 우리 가족의 삶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두려움과 공포로 눈앞이 캄캄해요.”

예트나바쉬 가족이 사는 곳은 굴렐레에서도 저소득층이 모여 사는 예카 9구다. 어머니와 자녀를 포함한 4가족은 흙벽돌로 지은 양철집에 산다. 부엌과 침실이 딸린 단칸방은 한낮에도 캄캄하다. 바로 앞사람의 얼굴을 구분하기 힘들고, 네 식구가 들어서면 식탁 놓기도 비좁다. 우기에는 낡은 양철 지붕이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위기에 놓이고, 상하수도 구분이 안 되는 동네는 황톳물이 범람해 외출하기도 어렵다.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는 올해 예트나바쉬에게 소원이 있다.


  
“거리의 부랑아 신세로 전락한 아들이 일자리를 찾았으면 좋겠어요. 에티오피아에선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택시, 트럭 등 운송업에 종사할 수 있고, 그러면 네 식구는 충분히 먹고살아요. 그러나 60만 원(한화)이나 하는 비싼 면허 취득 비용이 문제예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우리 가족에게 60만 원은 ‘그림의 떡’이죠.”

또 그녀는 에티오피아 정부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심각한 생계 곤란을 겪고 있다. 그녀 가족에게 한 끼 식사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생존권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6·25전쟁 당시 강원도 춘천·화천 일대에서 단 1명의 포로도 없이 253전 253승이라는 불패 신화를 쓴 에티오피아는 현재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00달러가 안 되는 지구촌 최빈국이다. 그리고 그녀의 가족은 에티오피아에서도 가장 빈곤층이다.

“강뉴대대원으로 한국전쟁에서 용맹함을 떨쳤던 아버지였지만, 야속하게도 ‘가난의 씨앗’이 대물림됐죠. 지긋지긋한 빈곤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아들에게 운전면허증이나 기술 교육이 절실해요. 가장인 아들의 ‘운전면허증 취득’이 소망이에요.” 김용호 기자   


 

[후원방법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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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참전용사 희망드림 코리아 공동기획]




김용호 기자 < yhkim@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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