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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군사력 과시해 조용히 크림반도 합병 성공

기사입력 2020. 01. 19   14:13 최종수정 2020. 01. 19   14:57

서명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국방개혁과 새로운 전쟁』

원저 :  Brothers Armed : Military Aspect of the Crisis in Ukraine (2nd Edition, 2015)

         edited by Colby Howard and Ruslan Pukhov

발간 : 모스크바 전략기술분석센터

출판 : East view Information Services

번역 : 육군군사연구소



소련 대량군 체제 물려받은 러시아, 전략핵 발전 등 군 개혁 추진
남미까지 군 파견 등 군사 역량 과시…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세계 4위 군사력 우크라이나는 부패·안보 불감증에 개혁 실패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국방개혁을 추진해 전쟁 수행 체계를 보완했고 2014년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크림반도를 합병하는 데 성공한다. 사진은 러시아 본토인 타만 반도와 우크라이나에서 병합한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크림교(19㎞)를 여객 열차가 통과하는 모습.  연합뉴스


육군군사연구소가 전쟁에 대한 귀중한 경험과 지식을 제공하면서 개혁의 성과와 추진 정도를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길잡이를 번역, 발간했다. 모스크바 전략기술분석센터(CAST·Center for Analysis of Strategies and Technologies)에서 발간한 『Brothers Armed』를 번역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국방개혁과 새로운 전쟁』이다. 이 책은 우리 국방개혁 2.0의 목표 연도인 올해, 성과가 어느 수준에 도달했는지 판단하는 데도 좋은 참고가 된다.


러시아의 군 개혁과 크림반도 합병

1991년 소련이 붕괴한 뒤 소련의 대량군 체제를 물려받은 러시아는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국방예산 부족, 개혁에 대한 군 내부의 마찰, 모병제와 징병제의 혼용, 체첸과 조지아 전쟁의 실패 등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전쟁 수행 체계를 보완한다. 그리고 2014년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크림반도를 합병해 돈바스 지역을 점거하는 데 성공했다. 비록 이 전쟁의 여파로 서방의 경제제재를 받게 됐지만, 피 흘리지 않고 흐루쇼프가 우크라이나에 할양했던 크림반도를 러시아령으로 되돌리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24일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철교를 개통했다. 이로써 우크라이나의 선박들은 내해인 아조프 해에 완전히 갇히고 말았다. 앞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안보인식과 대응

러시아가 느끼는 전통적인 안보 위협은 크게 세 가지다. 서구의 발전모델과 러시아의 독창적인 문명적 사명의 충돌, 나토(NATO)의 동진 및 서구의 군사적 위협, 외부위협 요인이 러시아 내부로 침투하는 데 따른 우려로 요약할 수 있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득세한다. 또한 푸틴 대통령의 의사결정의 과단성, 선견성과 국익을 보호하는 자세가 높이 평가되면서 지지도가 상승했고 러시아 민족주의 정서가 확대됐다. 같은 해 12월 개정된 ‘러시아 연방 군사 독트린’은 대규모 전쟁이 발생할 개연성은 낮아지고 있지만, 나토의 군사시설이 러시아 국경에 접근하는 문제, 전략적 미사일방어 시스템 구축 및 전개 등 군사적 위협은 늘어나고 있다는 인식을 전제하고 있다.

2018년 6년의 재집권에 성공한 푸틴 정권의 안보위협 인식도 과거와 큰 틀에서는 바뀌지 않았다. 단, 반미 및 반서구 색채가 더욱 농후해졌고, 러시아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시각이 더 부각되고 있다.

러시아는 전략핵 전력 발전, 작전 및 전투훈련 질적 향상, 지휘통제 소요 시간 단축, 2018~2027년 국가무장계획의 효과적 통제 및 조달체계 개선, 동맹국과 군사협력발전, 장병 사기 진작과 군인 및 가족 사회보장 강화 등 6개의 과제를 내세우고 군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나토의 동진 추세가 우크라이나·조지아와 같은 반러 성향이 짙은 국가로 확산하는 것을 우려하면서 이를 큰 위협으로 인식한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러시아는 전통적인 전략핵 전력의 우월성을 유지하고 군 현대화를 위해 기동성 있는 군대 육성을 추진하며 정보전과 선전 여론전에 중점을 두는 하이브리드전 수행 능력을 증대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는 군사력 전개를 통한 선점 전략인 글로벌 개입 전략을 지향하며 시리아 사태 이후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했고, 베네수엘라 등 남미에까지 군을 파견해 전방위적 개입 의도와 군사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아울러 북극해에 대한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전술훈련을 통해 군사력 운용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승리하는 군대와 패배하는 군대의 차이

우크라이나는 국가 명칭 그대로 유럽과 러시아의 경계지대에 놓인 나라다. 러시아어로 ‘우’는 ‘어디에 있다’라는 뜻이고 ‘크라이’는 ‘경계지대’를 뜻한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유럽으로 기울면 러시아 안보가 위험해지고 러시아 쪽에 가까워지면 유럽 안보가 위험을 느끼는 구조적·지리적 특성을 보인다.

소련 해체 시 독립국가연합의 일원으로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독립 당시만 해도 세계 3위의 핵 보유국이자 세계 4위의 군사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정치지도자들의 부패와 경제실패, 국방개혁 추진 혼선, 안보 불감증 등으로 우크라이나의 군 개혁은 실패한다.

러시아는 소련 해체 후 더 이상 전면전은 없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군사령부가 여단을 통제하는 개혁을 단행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이후에는 다시 전면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7개 사단을 부활시키는 한편 교리를 보완했다. 이러한 러시아의 조치는 독일 등 나토 국가들이 상비전력을 재보강하게 만드는 데도 영향을 주고 있다.

톨스토이가 쓴 『안나 카레리나』는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고 모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불행하다’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 말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군에 비유해보면 ‘승리하는 군대는 이유가 하나고 패배하는 군대는 그 이유가 각양각색’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 군사학 연구 참고 자료들

본서 이외에도 러시아의 전쟁 수행 방식에 대해서는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스베친의 전략론 그리고 작전술』(전갑기 역, 2018)과 리처드 해리슨이 쓴 『Operational Art』를 참고해 볼 만하다.

또한 러시아의 국가안보에 관한 책으로는 니콜라이 에피모프의 『러시아 국가안보』(정재호 외 역, 2011)와 육군교육사령부가 발간한 『러시아 군사예술 기초이론』(이희순 역, 2016) 두 권을 추천한다.

러시아 부대구조, 전술, 그리고 지상군 전술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레스터 그라우(Lester W. Grau) 박사와 찰스 바틀스(Charles K. Bartles) 박사의 공저인 『The Russian way of War』(Foreign Military Studies offices, 2016)의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은 인터넷에서 무료로 구할 수 있다.

아울러 러시아군의 개혁 추진 최신 동향과 현상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사이트로는 ‘www.mil.ru’가 있다. 러시아어와 영어는 물론 무료 기계 번역 서비스를 활용하면 우리말로도 사이트의 내용을 참조할 수 있다.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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