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병영의창

PC를 들여다보는 창문(Window)을 새로 갈아 끼우자

입력 2020. 01. 09   15:38
업데이트 2020. 01. 0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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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련 육군대위 사이버작전사령부
김수련 육군대위 사이버작전사령부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드려야겠어요.”

한 보일러 업체 광고에 등장해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문구다. 필자는 이 문구를 “부모님 댁에 윈도10 설치해 드려야겠어요”로 패러디하고자 한다.

윈도10은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PC 운영체제(OS)를 뜻하며 뒤의 숫자는 운영체제의 버전을 의미한다. 시장조사업체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가 일상에서 쓰고 있는 PC의 95.4%(윈도7·21.9%, 윈도10·73.5%)가 윈도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다.

그럼 부모님 댁에는 왜 윈도10을 설치해 드려야 하는 걸까? 그 이유는 윈도10의 앞 버전인 윈도7의 기술지원이 이번 달 14일부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기술지원 종료란 사용중지가 아니라 사용은 가능하지만, 기술지원 종료 이후에 발견된 보안취약점에 대해서는 업데이트 등 보안대책을 마련해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바로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계속 사용할 수 있으므로 이용에 불편이 없어서 이를 윈도10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생각을 안 하게 된다.

새로 발견된 취약점에 대한 보안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은 취약점을 관리하고 예방할 수 있는 기능을 상실했다는 뜻이고, 이는 개인정보 유출, 랜섬웨어 감염 등 각종 사이버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된다는 것이다.

실례로 2014년 윈도XP의 기술지원이 종료된 후 2017년 5월 발생한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사태 때 보안업데이트가 되지 않은 윈도 시스템의 취약점을 악용해 전 세계 약 150개국 20만 대의 PC가 공격을 받았으며, 우리나라도 4000건 넘는 피해가 탐지됐다.

국방부에서도 이러한 위협을 사전에 인식해 2017년부터 전군을 대상으로 PC 운영체제 전환 추진계획과 지침을 수립해 전환율을 높여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윈도10 운영체제로 전환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기술적·관리적·운용적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군 PC 보안체계’를 구축·적용하는 등 사이버위협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정책적 움직임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중앙부처, 기관·단체는 큰 어려움 없이 버전 업그레이드를 완료해 가고 있지만, 기술 변화와 최신 정보에 민감하지 않은 개인과 가정에서 스스로 이러한 변화와 위협을 인식해 자발적으로 운영체제를 전환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필자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다가오는 설 명절에 일가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서 각 가정에서 사용 중인 윈도 운영체제의 전환 필요성과 위협 등에 대해 언급하고, 부모님 댁의 경우 직접 OS를 전환해 드리자는 것이다.

가정용 정품 OS를 구매·설치하는 데 약간 비용이 들겠지만, 랜섬웨어에 감염돼 발생할 수 있는 피해 금액은 물론 소중한 개인정보의 가치 등을 생각해 본다면 절대로 아깝지 않을 것이다. 다가오는 설 명절, 나와 내 가족·친지의 사이버보안을 챙겨주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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