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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치핀 linchpin 코너스톤 cornerstone

신인호 기사입력 2020. 01. 09   12:53 최종수정 2020. 01. 09   20:24

한미동맹의 상징 표현
아태지역 안보의 핵심


“한미동맹은 한국과 미국뿐 아니라 태평양 전체에 대한 안보의 핵심

(the US-ROK alliance was the linchpin of not only security for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United States but also for the Pacific as a whole…)”

2010년 6월 26일, 대한민국의 이명박 대통령과 미국의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가 열린 캐나다 토론토에서 양자 정상회담(Bilateral Meeting)을 가졌다. 양국의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전시 작전통제권을 2015년으로 연기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전시 작전통제권 연기 결정을 통해 한미 양국이 기존의 안보 틀 내에서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적절한 시간을 줄 것”이라면서 “한미 동맹이 한국과 미국뿐 아니라 태평양 전체에 대한 안보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핵심’의 의미로 등장한 표현인 ‘린치핀(linchpin)’이다.

린치핀은 본래 수레나 마차에서 양쪽의 바퀴를 서로 연결하는 쇠막대기(軸)가 바퀴와 떨어지지 않도록 고정하는 핀을 말한다. 이 핀이 없으면 바퀴가 축과 분리되고 바퀴로서 수레를 움직이는 역할을 하지 못하므로 ‘없어서는 안 될, 전체를 잡아주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뜻, 또는 ‘빼버리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는 개념으로 쓰인다.


즉 핵심·구심점·요체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 조직·계획 등의 핵심이 되는 인물을 지칭한다. 외교적인 용어로 쓰일 때에는 ‘공동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존재로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동반자적 관계’로 통용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5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도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문’을 채택하면서 한미동맹을 린치핀에 다시 한번 비유, 강조했다. 또 미 국방부는 2019년 6월 ‘인도·태평양 전략보고서’에서도 한미 동맹에 대해 린치핀임을 표현하는 등 미국 행정부는 한미동맹에 대해 공식 입장을 표명할 때 린치핀을 사용했다.

린치핀과 자주 비교되는 용어는 코너스톤(cornerstone)이다. 건물 기둥을 떠받치는 주춧돌이라는 뜻의 코너스톤은 미국이 다른 나라와의 동맹 관계를 표현할 때 인용돼 왔다고 하는데, 오바마 대통령이 2012년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재선 축하 메시지를 보내면서부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시아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일본과의 동맹관계를 주춧돌로 표현한 것이다. 미국 국방부 전략보고서에는 “미·일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 내 평화와 번영을 위한 코너스톤”으로 명기되어 있다고 한 언론은 보도하기도 했다.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을 린치핀으로 비유하면서 ‘코너스톤’ 일본 정가에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되었다고 한다. 미국 조지타운대학교(Georgetown University)의 빅터 차(Victor Cha) 교수는 2010년 7월 한 신문 컬럼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린치핀이란 용어는 역사적으로 미국이 미일동맹을 묘사하는 데만 써왔다. 마이크 맨스필드 전 주일 미국 대사는 이 용어가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일본으로부터 미국의 아시아 정책이 시작되고 끝난다는 것을 뜻한다고 정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관계를 설명하는 데 린치핀이라는 용어를 쓴 직후 일본 관리들은 재빨리 사전을 찾았다. 린치핀이 단수(單數)로만 쓰이는지, 즉 일본은 더 이상 린치핀이 아니라는 뜻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Historically, this has been a word used by Americans only to describe the U.S.-Japan alliance. In former ambassador to Japan Mike Mansfield’s terms, this meant that U.S. policy in Asia started and ended with Tokyo, the closest ally in the Pacific. After Obama used the word to describe the relationship with South Korea, Japanese officials went scurrying to the dictionary to see if “linchpin” could only be used in the singular (i.e., could there be more than one, or was Japan no longer the linchpin?)

린치핀이라는 표현이 코너스톤 보다 더 ‘핵심’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는 글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취임 후 2019년 3월 19일까지 26개월(2년2개월) 동안 5950건의 트윗을 올렸지만, 한미 동맹을 상징하는 용어로 쓰여 온 ‘린치핀(linchpin·핵심 축)’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한 언론은 분석하기도 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린치핀이 쓰인 것은 미국 국무부가 2019년 7월 2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한에 대한 설명 자료를 배포할 때였다. 미 국무부는 이 자료에서 “한미 정상은 강력한 한미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보의 ‘린치핀(linchpin·핵심 축)’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한미동맹을 인도태평양전략의 린치핀으로 공개적으로 규정한 것은 처음이다.

그런데,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는 2019년 9월 4일(현지시간) ‘2019 인도양 콘퍼런스(IOC)’ 연설에서 “한·미 동맹은 지역 안보와 안정성을 위한 주춧돌(cornerstone·코너스톤)”이라고 표현했다. 한일 군사보호협정(GSOMIA) 만료를 앞두고 나온 이 표현은 외교가의 눈길을 모았다. 오바마의 “한국이 린치핀”이란 표현을 바꿨기 때문이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019년 9월 대한민국 광복절 축하 메시지에서 “한·미 동맹은 동북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린치핀 역할을 해 왔다”고 명시했다.

2020년 1월 7일 주한미국대사관은 전날(6일) 열린 이수혁 신임 주미대사의 신임장 제정식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사의 부임이 한미 동맹의 공고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 후 공동의 희생을 바탕으로 맺어진 한미 동맹이 역내 평화와 안보의 핵심축(linchpin)으로 역할을 하고 있음은 물론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신인호 기자 < idmz@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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