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취업 스타트업의 세계

가격은 낮추고 품질은 높여 인도인 눈 사로잡다

입력 2020. 01. 08   16:35
업데이트 2020. 01. 0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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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인도 안경 스타트업 ‘렌즈카트(lenskart)’


창업자 페유시 반살 캐나다 유학 마치고 귀국
‘온라인 안경원’ 통해 싸고 질 좋은 안경 공급
검안사 방문·프레임 무료 등 서비스 차별화
500여 개 매장… 기업가치 15억 달러 ‘훌쩍’ 




렌즈카트의 3D TRY ON 서비스. 렌즈카드 웹사이트에 들어가거나 앱을 켜고 시작 버튼을 누르면, 렌즈카트의 3D 얼굴 측정기술이 얼굴을 인식한 뒤 자동으로 얼굴에 맞는 안경들을 추천해 준다.      렌즈카트 웹사이트 캡처
렌즈카트의 3D TRY ON 서비스. 렌즈카드 웹사이트에 들어가거나 앱을 켜고 시작 버튼을 누르면, 렌즈카트의 3D 얼굴 측정기술이 얼굴을 인식한 뒤 자동으로 얼굴에 맞는 안경들을 추천해 준다. 렌즈카트 웹사이트 캡처

렌즈카트의 창업자 페유시 반살.   렌즈카트 제공
렌즈카트의 창업자 페유시 반살. 렌즈카트 제공

렌즈카트의 패키지 모습. 렌즈카트는 고객이 안경을 고르면 5개 정도를 집으로 보내 직접 써보고 돌려보낼 수 있는 ‘온라인 안경원’을 운영한다.    렌즈카트 제공
렌즈카트의 패키지 모습. 렌즈카트는 고객이 안경을 고르면 5개 정도를 집으로 보내 직접 써보고 돌려보낼 수 있는 ‘온라인 안경원’을 운영한다. 렌즈카트 제공

2019년 마지막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다. 바로 인도의 안경 스타트업인 ‘렌즈카트’다. 소프트뱅크가 렌즈카트에 2억7500만 달러(약 3193억 원) 투자를 검토 중이란 소식도 전해졌다. 더는 새로울 것이 없는 ‘안경’이란 분야에서 기업가치 15억 달러(약 1조7348억 원)의 회사로 키워낸 비결은 시장을 새롭게 재편한 것에 있었다. 

 
렌즈카트의 창업자 페유시 반살(Peyush Bansal)은 인도의 높은 교육열 속에 회계사인 아버지 아래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자랐다. 캐나다로 건너가 맥길대학에서 전기·정보기술(IT) 제어 및 자동화 학사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 시애틀로 건너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프로그램 매니저로 일하며 사업 전반을 익혔다.

그의 꿈은 늘 사업이었다. 인도로 귀국해 최고의 경영대학원인 IMM에 입학했고, ‘MyCampus.com’이라는 포털사이트를 창업했다. 학생들을 위한 모든 정보 그리고 학생들이 가질 수 있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시작했다. 숙박시설과 서적, 아르바이트, 카풀, 인턴십 정보 등을 늘 학교의 종이 게시판을 통해 힘겹게 습득하는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고자 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사업은 승승장구했고 전 세계 온라인 비즈니스 시장도 빠르게 성장했다.

마침 반살은 아마존의 본사가 있는 시애틀에 거주하면서 온라인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았다. 아마존과 이베이를 유심히 살펴보다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하지만 비어있는 카테고리를 찾아냈다. 바로 ‘안경’이었다. 마침 인도의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 2010년 11월 렌즈카트를 창업했다. 안경과 콘택트렌즈, 선글라스를 모두 살 수 있는 ‘온라인 안경원’이었다.

반살이 인도에서 창업을 결정한 이유는 인도의 빈부 격차 그리고 안경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데 있었다. 인도 내에서 안경이 필요한 사람이 5억 명에 달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이들 중 2억 명이 채 안 되는 인구만 안경을 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안경을 중국과 이탈리아에서 직접 협상해 직거래로 들여와 가격을 최대한 낮추고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 역시 프랜차이즈식으로 확장해 시장을 장악해 나갔다. 또 자체 브랜드를 3개나 오픈해 단가를 더 낮추고자 했다. 2010년 11월 창업한 렌즈카트는 창업 5년 만인 2015년 1월에 기업가치 1억 달러(약 1100억 원)를 돌파했다. 비결은 기술력과 가격 그리고 차별화된 서비스였다.


1. 교환 및 환불을 원하면 언제든 묻지 않고 바로 해줬고

2. 매장에 올 필요 없이 안경을 배송해줘 고르게 하고, 필요하면 검안사를 직접 집으로 보내 검사해 주고

3. 3D 얼굴인식 서비스로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얼굴을 찍으면, 얼굴형에 맞는 안경을 추천해줘 온라인으로 안경 프레임을 쉽게 고를 수 있게 해주고

4. 첫 구매 시 렌즈값만 내면 안경 프레임은 무료인 파격적인 정책을 운용하고

5. 최첨단 기술로 소수점 이하 3자리까지 정밀한 도수를 뽑아내는, 로봇기술을 사용하는 인도 최초의 브랜드로 빠르게 성장해 나갔다.


인도 100여 개 도시에서 50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렌즈카트는 5년 내 매장을 2000여 개로 확대하고, 동시에 필리핀과 중동 등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안경 산업이 아직 발달하지 못한 소외국가에 적당한 가격으로 쉽고 편하게 안경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렌즈카트는 창업 초기부터 ‘규모의 경제’를 꿈꿨다. 인도의 안경 산업은 100억 달러(약 11조 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 중인데, 이제 안경을 패션으로 활용하려는 사람들까지 더해지면서 산업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필수품이지만 이를 오히려 사치로 여겼던 이들의 수요를 파악해 이들을 위한 시장을 ‘새로’ 만들고, 이 시장을 키워 ‘규모의 경제’로 키워낸 렌즈카트의 혜안이 자신들의 회사를 유니콘으로 빠르게 키워낸 비결이었다.

렌즈카트의 창업자 반살은 교육의 힘을 믿는다. 자신의 학업적 배경이 더 나은 생각을, 더 많은 기회를 선물한 것을 알고 있다. 그는 저렴한 안경 보급 역시, 교육을 이어나갈 수 있게 하는 필수품이라 생각한다. 렌즈카트의 안경이 더 많은 안경 소외국가들의 ‘빛’이 돼 사회로 환원될 수 있길 기대한다.  <송지영 IT 스타트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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