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비고츠키 인지발달 교육법

문제풀이 과정 설명하도록 하면
자녀의 인지발달 더 잘 일어나

 
취학 전 자녀를 둔 군인가족입니다. 지난주 글을 통해 비고츠키 인지발달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비고츠키 인지발달을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교육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이와 대화할 때 아이를 살피면서 아이의 근접발달영역에 맞게 질문, 힌트, 모델링, 조언을 해주세요. 사회문화이론에서는 아이가 근접발달영역에서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부모의 도움으로 인지가 발달할 때 발판(scaffolding)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아이가 더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면 부모가 더 많이 발판을 제공하고 아이가 스스로 하면 부모는 뒤로 물러나 아이가 혼자서 하도록 합니다.

발판 제공에서 중요한 과정은 아이를 세심하게 관찰하면서 질문하고 아이의 답을 들으면서 아이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아이의 발달 수준에 맞게 대화를 조정합니다. 만약 아이가 근접발달영역에서 어느 정도 발달한 상태라면 아이가 부모에게 문제풀이과정을 설명하도록 해 주세요.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면서 아이의 인지발달이 더 잘 일어날 것입니다. 이때 아이의 설명을 들으면서 이해 상태를 살피고 부족한 부분만 조언해주세요. 문제 수준이 아이 수준에 비해 어렵다면 아이의 근접발달영역 내에 있도록 문제를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푸는 문제를 더 단순하게 만들어 주거나 이전 단계의 문제를 먼저 풀도록 해 주세요.

비고츠키 인지발달을 위해서 아이와 실제 상황과 관련된 문제를 가지고 대화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백분율을 가르칠 때 아이가 사고 싶은 물건이 어느 가게에서 몇 퍼센트 할인되는지 알아보고 액수를 계산하도록 해 보세요. 아이는 적극적으로 문제에 몰입할 것입니다. 아이와 대화하면서 힌트를 줘 아이가 백분율의 개념을 잘 이해하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모델링은 문제해결 과정에서 부모가 아이에게 생각의 시범을 보이는 것입니다. 아이와 함께 부모님이 문제를 풀면서 풀이과정을 소리 내어 말하며 천천히 풀어가도록 하세요. 아이는 부모의 사고를 모방해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부모와 아이의 발달 수준의 차이로 인해 아이가 문제풀이 과정을 자기의 언어로 이해할 때까지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요즈음 아이들은 학원 등으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너무 많은 과제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빠른 문제해결을 위해 무조건 외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인지발달을 지체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다리 근육이 충분히 발달해 걸을 수 있을 때 걷는 것이 즐거운 과정이고 다음 단계인 뛰기의 기초가 되는 것처럼, 아이가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책을 생각할 때 성장의 기쁨을 느끼고 이후 어려운 문제도 스스로 도전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아이의 모든 공부에 비고츠키 인지발달 교육법을 적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수학·과학 등 기초가 중요한 과목이나 아이가 좋아하는 과목에 선별적으로 적용한다면 아이는 즐겁게 공부하고 논리적으로 생각하기를 즐길 것입니다.

상담 질문 이메일 professordoqna@gmail.com

<도승이 성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