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 학·석사 마친 창업자 에드워드 김
폭스바겐 수석 엔지니어·창업 등 승승장구
아버지 병원서 행정업무 고생 어머니 보고
급여·세금·인력 관리 온라인 자동화 앱 개발
고객사 10만여 곳… 기업가치 38억 달러
가족 같은 직장 분위기 직원 만족도 높여
거스토의 공동창업자인 에드워드 김. 아버지의 병원에서 잠시 일손을 돕다 모든 급여나 행정, 복지 등을 수기로 힘겹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며 사업을 구상했다. 사진=거스토
거스토의 웹사이트와 앱 페이 시스템. 급여, 인사, 복지, 보험 등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렬해준다. 사진=거스토
에드워드 김은 성공한 한인 자녀의 표상이었다.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전기공학으로 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엔 폭스바겐의 미국 연구소에 취업해 수석 엔지니어로 근무하면서 클라우드 기반 내비게이션 및 음성 인식시스템의 연구 개발을 총괄했다.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자 이는 회사의 기술력 상승으로 이어졌다.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었지만, 그는 자신의 학교가 가르친 ‘회사는 만들어나가는 것’이란 모토를 바탕으로 창업의 세계로 발을 내딛는다.
지난 2008년, 그는 샌프란시스코의 대표적인 초기 스타트업 지원센터인 ‘Y콤비네이터’에 입사해 사업을 고민한다. 그때, 영화 해리포터 속 장면처럼 ‘움직이는 액자’를 구현하고자 액자에 와이파이를 통해 사진 전송이 가능한 디지털 액자 사업인 ‘Picwing’을 창업했다. 3년 뒤 성공적으로 매각한 후 그는 또 다른 사업 여정에 나서게 된다.
에드워드 김은 LA에 있는 아버지의 병원에 들러 자주 일을 도와드리려 했다. 어머니가 함께 간호사들의 행정업무를 돕고, 또 급여 등을 책임지고 있었지만 늘 일손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때 그의 머릿속에 사업 아이디어가 문득 스쳤다. 수십 년간 고생하는 어머니, 그리고 많은 사람이 힘들지만 반복할 수밖에 없던 ‘급여 및 인사 처리 업무’를 자동화시키기로 했다. 이미 3년간 사업의 경험을 쌓은 그는 이를 온라인 시스템화하기로 마음먹고 같은 스탠퍼드대 전기공학과 동기인 조슈아 리브스와 의기투합해 앱을 개발했다. 거스토는 2011년, 스타트업의 성지인 팰로앨토에서 탄생했다.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서비스하는 비슷한 대기업이 있었지만, 편의성이나 가격 면에서 거스토가 우월했다. 온라인으로 급여처리는 물론 세금 관리, 인력 관리, 회사에서 관리해야 하는 보험 등을 발 빠르게 추가하며 입소문을 탔다. 창업 8년 차인 현재, 거스토의 성장은 눈부시다. 고객사는 10만여 곳에 달하고, 기업가치는 38억 달러(약 4조5300억 원)를 가뿐히 넘어서며 ‘유니콘’ 스타트업(기업가치가 10억 달러(1조 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가뿐히 넘어 이제 ‘데카콘’ 스타트업(기업가치가 100억 달러(10조 원) 이상인 유니콘보다 더 희소가치가 있는 스타트업)을 넘보고 있다. 이런 거스토의 성장에는 독특한 기업 문화가 자리했다는 평이다.
거스토의 양말. 거스토의 모든 직원들은 사내에서 양말만 신거나, 혹은 슬리퍼를 신고 일한다. 마치 집에서 일하는 것 같은 편안한 환경에서 일하고자 창업 초기부터 ‘양말 문화’를 유지 중이다. 사진=거스토
거스토의 모든 직원은 신발을 벗고 일한다. 마치 한국의 온돌에서 일하는 것처럼 직원들은 양말을 신고 일하거나 혹은 실내화를 신고 일한다. 팰로앨토의 작은 주택에서 처음 시작한 거스토는 안락하게 서로 모여 일하며 신발을 벗고 일했고, 그 문화를 현재까지 유지하며 거스토의 핵심 문화로 정착시켰다. 거스토는 손님들을 위해 새 양말을 늘 비치해놓았고, 회사 곳곳에는 ‘멋진 양말을 뽐내세요’라며 양말 문화를 독려한다. 집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주기 위해서다.
샌프란시스코 팰로앨토에 있는 거스토의 신사옥. 5만5000㎡에 달하는 선박수리회사 건물을 개조해 새로 꾸몄다. 사진=거스토
또 거스토는 직급이 없다. 오직 1단계에서 8단계까지 단계별로 업무를 구분하고 팀제로만 구분한다. 직급 대신 ‘하는 일’을 설명하고, 그에 맞는 보고 라인을 갖춘 뒤 성과를 달성하면 보상을 확실하게 한다. 안식년을 맞이한 직원들에게는 누구나 1개월간 전 세계 어디든 여행할 수 있는 왕복 항공권을 제공하며 완전한 휴식을 선물한다. 현재 직원이 800여 명에 이르는 거스토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일하기 가장 좋은 100대 기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 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에서도 4점 이상의 높은 평점을 유지 중이다.
에드워드 김은 두 번째 창업을 결심하며 반드시 사람들의 생활을 이롭게 하자고 결심했다. 평생 교사로 성실하게 지내오신 부모님을 봐오던 공동 창업자 조슈아 리브스도 마찬가지다. 많은 이들의 불편함을 덜어줘 ‘편리한 세상’을 만들고, 이런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직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자 했다. 이런 창업자들의 노력이 회사를 일하기 좋은 회사, 그리고 성공한 회사로 이끌게 했다. 그 가치와 목적이 계속 유지될 수 있길 기대한다.
어머니 일손 돕던 ‘엄친아’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넘어 데카콘(기업가치 100억 달러) 넘보다
입력
2019.
12.
24
16:14
업데이트
2019.
12.
24
16:23
스탠퍼드 학·석사 마친 창업자 에드워드 김
폭스바겐 수석 엔지니어·창업 등 승승장구
아버지 병원서 행정업무 고생 어머니 보고
급여·세금·인력 관리 온라인 자동화 앱 개발
고객사 10만여 곳… 기업가치 38억 달러
가족 같은 직장 분위기 직원 만족도 높여
거스토의 공동창업자인 에드워드 김. 아버지의 병원에서 잠시 일손을 돕다 모든 급여나 행정, 복지 등을 수기로 힘겹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며 사업을 구상했다. 사진=거스토
거스토의 웹사이트와 앱 페이 시스템. 급여, 인사, 복지, 보험 등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렬해준다. 사진=거스토
에드워드 김은 성공한 한인 자녀의 표상이었다.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전기공학으로 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엔 폭스바겐의 미국 연구소에 취업해 수석 엔지니어로 근무하면서 클라우드 기반 내비게이션 및 음성 인식시스템의 연구 개발을 총괄했다.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자 이는 회사의 기술력 상승으로 이어졌다.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었지만, 그는 자신의 학교가 가르친 ‘회사는 만들어나가는 것’이란 모토를 바탕으로 창업의 세계로 발을 내딛는다.
지난 2008년, 그는 샌프란시스코의 대표적인 초기 스타트업 지원센터인 ‘Y콤비네이터’에 입사해 사업을 고민한다. 그때, 영화 해리포터 속 장면처럼 ‘움직이는 액자’를 구현하고자 액자에 와이파이를 통해 사진 전송이 가능한 디지털 액자 사업인 ‘Picwing’을 창업했다. 3년 뒤 성공적으로 매각한 후 그는 또 다른 사업 여정에 나서게 된다.
에드워드 김은 LA에 있는 아버지의 병원에 들러 자주 일을 도와드리려 했다. 어머니가 함께 간호사들의 행정업무를 돕고, 또 급여 등을 책임지고 있었지만 늘 일손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때 그의 머릿속에 사업 아이디어가 문득 스쳤다. 수십 년간 고생하는 어머니, 그리고 많은 사람이 힘들지만 반복할 수밖에 없던 ‘급여 및 인사 처리 업무’를 자동화시키기로 했다. 이미 3년간 사업의 경험을 쌓은 그는 이를 온라인 시스템화하기로 마음먹고 같은 스탠퍼드대 전기공학과 동기인 조슈아 리브스와 의기투합해 앱을 개발했다. 거스토는 2011년, 스타트업의 성지인 팰로앨토에서 탄생했다.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서비스하는 비슷한 대기업이 있었지만, 편의성이나 가격 면에서 거스토가 우월했다. 온라인으로 급여처리는 물론 세금 관리, 인력 관리, 회사에서 관리해야 하는 보험 등을 발 빠르게 추가하며 입소문을 탔다. 창업 8년 차인 현재, 거스토의 성장은 눈부시다. 고객사는 10만여 곳에 달하고, 기업가치는 38억 달러(약 4조5300억 원)를 가뿐히 넘어서며 ‘유니콘’ 스타트업(기업가치가 10억 달러(1조 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가뿐히 넘어 이제 ‘데카콘’ 스타트업(기업가치가 100억 달러(10조 원) 이상인 유니콘보다 더 희소가치가 있는 스타트업)을 넘보고 있다. 이런 거스토의 성장에는 독특한 기업 문화가 자리했다는 평이다.
거스토의 양말. 거스토의 모든 직원들은 사내에서 양말만 신거나, 혹은 슬리퍼를 신고 일한다. 마치 집에서 일하는 것 같은 편안한 환경에서 일하고자 창업 초기부터 ‘양말 문화’를 유지 중이다. 사진=거스토
거스토의 모든 직원은 신발을 벗고 일한다. 마치 한국의 온돌에서 일하는 것처럼 직원들은 양말을 신고 일하거나 혹은 실내화를 신고 일한다. 팰로앨토의 작은 주택에서 처음 시작한 거스토는 안락하게 서로 모여 일하며 신발을 벗고 일했고, 그 문화를 현재까지 유지하며 거스토의 핵심 문화로 정착시켰다. 거스토는 손님들을 위해 새 양말을 늘 비치해놓았고, 회사 곳곳에는 ‘멋진 양말을 뽐내세요’라며 양말 문화를 독려한다. 집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주기 위해서다.
샌프란시스코 팰로앨토에 있는 거스토의 신사옥. 5만5000㎡에 달하는 선박수리회사 건물을 개조해 새로 꾸몄다. 사진=거스토
또 거스토는 직급이 없다. 오직 1단계에서 8단계까지 단계별로 업무를 구분하고 팀제로만 구분한다. 직급 대신 ‘하는 일’을 설명하고, 그에 맞는 보고 라인을 갖춘 뒤 성과를 달성하면 보상을 확실하게 한다. 안식년을 맞이한 직원들에게는 누구나 1개월간 전 세계 어디든 여행할 수 있는 왕복 항공권을 제공하며 완전한 휴식을 선물한다. 현재 직원이 800여 명에 이르는 거스토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일하기 가장 좋은 100대 기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 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에서도 4점 이상의 높은 평점을 유지 중이다.
에드워드 김은 두 번째 창업을 결심하며 반드시 사람들의 생활을 이롭게 하자고 결심했다. 평생 교사로 성실하게 지내오신 부모님을 봐오던 공동 창업자 조슈아 리브스도 마찬가지다. 많은 이들의 불편함을 덜어줘 ‘편리한 세상’을 만들고, 이런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직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자 했다. 이런 창업자들의 노력이 회사를 일하기 좋은 회사, 그리고 성공한 회사로 이끌게 했다. 그 가치와 목적이 계속 유지될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