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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 구분 없이… 전투력 집중해 순식간에 끝낸다

입력 2019. 12. 17   16:30
업데이트 2019. 12. 1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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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화제 - 미군의 새로운 전략


‘발사의 왼편’
사이버 공격으로 적 미사일 교란
2014년부터 사전차단 실질적 효과 

 
‘분산된 치명성’
더 좋은 무기, 더 많은 군함에 탑재
따로 또 같이… 유연하게 움직여 

 
‘다중영역작전’
육·해·공 전통적 전투영역 넘어
새로운 영역에서 승리… 상승 작용 

 

 출처=미 국방성 홈페이지
출처=미 국방성 홈페이지

적국의 A2/AD 전략 혹은 A2/AD 환경으로 인해 과거와 같은 대규모 함대의 집중운용은 큰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결국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 못지않게 주요 전력을 효과적으로 분산해 운용하는 것 역시 중요한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출처=미 해군 홈페이지
적국의 A2/AD 전략 혹은 A2/AD 환경으로 인해 과거와 같은 대규모 함대의 집중운용은 큰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결국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 못지않게 주요 전력을 효과적으로 분산해 운용하는 것 역시 중요한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출처=미 해군 홈페이지

미래의 미군은 새로운 전투영역에서도 싸울 수 있는 교차영역(Cross-Domain) 전투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특히 유무인 복합무기체계는 미군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 중인 미래 전투체계 중 하나다.  출처=미 국방성 홈페이지
미래의 미군은 새로운 전투영역에서도 싸울 수 있는 교차영역(Cross-Domain) 전투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특히 유무인 복합무기체계는 미군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 중인 미래 전투체계 중 하나다. 출처=미 국방성 홈페이지

누가 뭐라고 해도 미국의 군사력은 자타공인 세계 최강이다. 하지만 2020년을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미국은 새로운 안보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전통적 동맹관계의 변화와 새로운 적, 치명적인 위협의 등장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군사력은 21세기에도 자타공인 세계 최강의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첨단 무기체계뿐만 아니라 ‘발사의 왼편’에서 ‘분산된 치명성’, ‘다중영역작전’까지 미국이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군사전략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군의 미래전략 혹은 미래전쟁에 대한 문서나 관련 자료를 검색하다 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심지어 최신 전투교범에서조차도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고 있는 이 단어들은 바로 ‘집중(Convergence)’, ‘통합(Integration)’, ‘상승작용(Synergy)’이다. 미군이 이들 단어를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이유는 21세기 미래전쟁을 준비하는 미군의 새로운 전략이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군이 예상하고 있는 21세기 전쟁은 육·해·공군의 전통적 구분이 무의미하며 전투 역시 다양한 영역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순식간에 진행되고 종결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전장 환경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전투부대와 무기체계의 효율적이고 유기적인 조합과 운용은 물론 단순한 합동(Joint) 혹은 협력(Cooperation)의 범위를 뛰어넘는 진정한 융합이 전제되어야 한다.


새로운 전략으로 21세기 전쟁에 대비한다

이러한 시대 변화를 반영하듯 최근 미 국방성은 ‘발사의 왼편(Left of Launch)’, ‘분산된 치명성(Distributed Lethality)’, ‘다중영역작전(Multi-Domain Operation)’과 같은 새로운 전략 용어를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다. 현재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새로운 안보위협에 대응하고 궁극적으로 21세기 미래 전쟁에서도 승리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개념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물론 주요 외교·안보 당국자들이 반복적으로 언급할 정도로 전통적 동맹관계의 급격한 변화는 미군의 미래전략 변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실제로 ‘발사의 왼편’은 해킹·악성코드 등의 사이버 공격을 통해 적국의 미사일을 교란하고, 궁극적으로는 적국의 미사일 공격체계 전반을 무력화하는 21세기 사이버전쟁 개념이다. 21세기 미 해군의 대양전략을 상징하는 ‘분산된 치명성’은 “더 좋은 무기를, 더 많은 군함에 탑재해, 더 넓은 대양에서 적을 공격하고, 적들의 대응 수준을 초월하는 숫자의 위협을 만드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끝으로 ‘다중영역작전’은 동원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전투 가능한 모든 영역에서, 신속하게 적을 공격하고 승리한다는 개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미국의 새로운 전략 개념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할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최근 미군이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새로운 전략 용어를 통해 현재 미국이 추구하고 있는 외교 및 안보전략의 지향점과 미군의 군사적 목표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전장에서도 승리한다

현재 미 국방성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바로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원거리 공격무기의 빠른 발전 속도 및 확산이다. 특히 탄도미사일로 무장한 미국의 적국들이 접근거부/지역거부(Anti-Access/Area Denial, 이하 A2/AD)전략을 실행할 경우 미군의 전개 및 작전은 큰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적국의 A2/AD전략 혹은 A2/AD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발사의 왼편’이며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해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발사의 왼편’이란 ‘준비→발사→상승→하강→탄착’과 같은 탄도미사일 공격과정 중 발사 이전의 준비단계에서 적국의 미사일 공격의도 자체를 무력화한다는 배경에서 등장했다. 물리적 공격이 아닌 악성 프로그램과 레이저, 신호교란 등을 동원한 ‘사이버전과 에너지 및 전자공격’으로 요약할 수 있으며 지난 2014년부터 실질적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발사의 왼편’이 적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사전차단 개념의 새로운 전쟁 기술이라면 미 해군이 준비하고 있는 ‘분산된 치명성’은 바다의 인해전술 개념으로 요약할 수 있다. 물론 분산된 치명성의 미 해군 전투함들은 각각의 전투함들이 막강한 전투력을 보유한 것은 물론 독자적 혹은 집단으로 뭉쳐 유연한 작전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이 기존 인해전술과는 다르다.

지난 2015년 1월 처음 등장한 이 개념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전투함의 전투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무인전투함 혹은 무인전투체계의 도입을 확대해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전개하고 적의 대양 진출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길이 68∼100m, 배수량 약 2,000톤 급의 대형 무인수상정(USV) 10척으로 구성된 ‘유령함대(Ghost Fleet)’를 중심으로 전장 4∼17m 내외의 무인플랫폼 지휘통제를 위한 네트워크, 센서 및 통신중계 역할을 수행할 중형 USV, 유도미사일 호위함 FFG(X) 등이 포함되어 있다.

끝으로 ‘다중영역작전’ 혹은 ‘다중영역전투(Multi-Domain Battle)’는 현재 미군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미래 전략 중 하나다. ‘다중영역작전’ 개념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육·해·공군이 고유한 자신만의 전투영역을 넘어 다른 전투영역에서의 전투에서도 승리하고,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 교차영역 상승작용이다. 이를 위해서 육·해·공군은 기존의 전통적인 전투영역은 물론 새로운 전투영역에서도 싸울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미래의 미군, 뭉치면 더 강해진다

미래의 미군은 일당백의 전투력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물론 야전지휘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육·해·공군의 구분 없이 승리를 위해 서로 협력하거나 함께 싸울 수 있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단순한 합동 혹은 화력지원의 개념이 아닌, 더 강력한 수준의 통합을 통해 일심동체가 되어 싸운다는 의미다.

최근 미군이 추구하고 있는 미래 전략은 “더욱 은밀하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내가 전투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전투 나아가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급변하는 21세기 안보환경 속에서도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 그 이면에는 과감한 군 구조개편, 최첨단 무기체계의 개발 및 실전배치뿐만 아니라 새로운 군사전략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동혁 전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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