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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파병·근무만 5번, 남아시아·남미·아프리카 거쳐 중동까지 군화 신고 지구 한 바퀴

조아미 기사입력 2019. 12. 10   16:56 최종수정 2019. 12. 10   18:05

<22> UAE군사협력단(아크부대) 16진 박성하 소령

대학서 러시아어 전공 후
비밀요원 꿈꾸며 군인의 길로

대위 때 특전사 전입
해외서 임무 수행 기회 찾아

네팔선 고고도 산악전 교육 받고
콜롬비아서 태권도 교관 활동
서부 사하라 PKO 옵서버 선발
온갖 위험 겪으며 파병 임무도


박 소령의 군 생활 잘하는 법 3
-외부 접촉을 차단하고 하루 한 시간 나만의 시간을 갖자.
-앞만 바라보지 말고 주변 사람들의 표정을 보자.
-목표와 목적을 잘 구별하자.


UAE군사협력단(아크부대 16진) 박성하 소령이 부대 내 북카페에서 자신이 최근 펴낸 『군화 신고 지구 한 바퀴』(바른북스 펴냄)를 펴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김진우 중사

어릴 때 즐겨 본 영화 속 비밀요원을 꿈꾸며 군인이 됐다. 하지만 보병 병과로는 정보전문 분야에서의 활동이 어려웠다. 바라던 비밀요원의 길은 그렇게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영화 주인공이 멋진 이유는 그가 가진 능력과 신념 때문이지 하는 일 자체는 아니라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때부터 군과 국가를 위해 임무를 수행할 기회를 찾아봤다. 이후 다양한 국가에서 해외근무·개인파병·해외파병 등 총 5번의 이력을 보유하게 됐고, 이때 배운 군 생활의 노하우를 최근 책으로도 엮었다.


다양한 국가에서 해외근무·해외파병 총 5번 이력

아랍에미리트(UAE)군사협력단(아크부대) 16진 박성하(41·학군42기) 소령은 어릴 적 꿈인 ‘비밀요원’을 놓치지 않기 위해 경희대 체육학과를 그만두고 다시 수능을 봐 한국외대 러시아어과에 재입학했다. 2004년 임관 후 육군30사단 소대장을 시작해 육군정보학교 어학처에서 러시아어반 교육을 수료하고 교관이 됐다. 대위 때 특전사로 전입, 그가 바라던 비밀요원의 모습이 갖춰져 갔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보병 병과가 정보 분야에서 활동하기란 쉽지 않았다. 꿈이 멀어지는 순간 깨달음이 왔다. 그 일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신념이 더 중요하다고. 이후 해외에서 군과 국가를 위해 임무를 수행할 기회를 찾았다. 해외 분쟁지역에서 국제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우방국과의 교류를 통해 우의를 다지는 다양한 일을 수행하게 됐다.

박 소령은 남아시아·남미·아프리카·중동 각기 다른 나라에서 해외근무·개인파병·해외파병 이력을 소유하게 됐다.

첫 번째 기회는 매년 육군에서 선발하는 군사위탁교육이었다.

모험을 좋아하는 박 소령은 2012년 7월부터 9월까지 석 달간 히말라야의 나라 네팔 육군에서 운영하는 ‘고고도 산악전 교육’에 지원해 선발됐다. 교육에는 해발 5300m 산을 오르는 훈련이 있었다. 타 외국군 수탁생 중 한 명은 고산병 때문에 포기해야 했다. 다행히 박 소령은 등반을 마쳐 ‘선등자’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이듬해인 2013년 봄, 태권도 6단 유단자인 박 소령은 콜롬비아 육군사관학교에 파견되는 태권도 교관 요원으로 선발됐다. 그는 시합을 위한 태권도부 생도들과 콜롬비아 야전에서 선발된 요원들을 교육하면서 경기 위주의 태권도뿐만 아니라 실전에서 쓸 수 있는 특공무술과 살상기술들도 전파했다. 당시 콜롬비아는 게릴라·마약 카르텔들과 매일 교전을 치르는 내전 국가였다.

“한 번은 대검을 들고 공격하는 상대를 제압하는 시범을 보이는데 교육생 중 하나가 진짜 칼을 들고 덤벼들더라고요. 실제 전투 경험이 있는 교육생들이라 실전성이 증명돼야 했습니다. 다행히 제압하는 데 성공해 교관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2014년 콜롬비아 생도들은 육·해·공군, 경찰사관학교 대항 체전에서 태권도 종합우승을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그해 체전에서도 종합우승을 거머쥐었다.

두 번째 해외근무에서 돌아와 특전사에서 지역대장으로 근무하던 지난 2016년 8월, 박 소령은 다시 서부 사하라 지역의 유엔평화유지군 옵서버로 선발돼 개인파병을 갔다.

이곳은 모로코와 사하라 아랍민주공화국 간에 분쟁이 있는 지역으로 군 옵서버 요원들은 정전협정 준수 여부를 감독하는 임무를 맡았다.

광활한 사막에는 갖가지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전쟁은 끝났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지뢰와 불발탄, 각종 뱀과 전갈, 주기적으로 유엔 요원을 위협하는 테러리스트들이 곳곳에 깔려 있다. 사방 100㎞에서 사람 한 명 만나기 힘든 지역이기도 하다. 특히 달이 없는 그믐밤에 야간작전을 하게 되면 인공조명 하나 없는 사막 한가운데서 바로 앞 자신의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캄캄하다고.

“국적도 다르고 언어도 다른 4명의 옵서버가 한 팀이 돼 사막의 비포장도로를 매일같이 순찰합니다. 길이 워낙 험해 차가 빠지거나 고장 나기 일쑤죠. 직접 고치거나 다른 동료들이 도우러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사막에서 비상식량을 먹으며 버텨야 하거든요. 이때만큼은 인종·언어·종교의 차이가 없어집니다. 믿을 것은 동료, 전우들뿐이거든요.”

박 소령은 지난 2월 아크부대 15진에 파병됐고 파병이 연장돼 16진까지 산악전 자문관으로 연장 근무 중이다.

아크부대는 우리나라 육군특전사와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요원으로 구성된 최정예 부대로서, 아랍에미리트에서 UAE특수전부대와의 연합훈련과 군사교육지원, 유사시 UAE 내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해외 임무 수행 에피소드·군 생활 노하우 책으로 펴내

박 소령은 지난 8월 15일 현역장교가 그것도 파병 중간에 쓴 에세이 『군화 신고 지구 한 바퀴』(바른북스 펴냄)를 출간했다. 자신이 임무 수행 중 직접 부딪치고 배운 값진 경험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 책을 냈다. 신문기자이신 어머니를 보며 자연스럽게 글쓰기가 취미가 됐다. 그는 초급간부들이 책을 읽고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 펜을 들었다. 책은 해외파병을 바라거나 파병 시 임무 수행 내용, 유의해야 할 군 생활 팁 등을 담았다. 남아시아 네팔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남미의 콜롬비아, 아프리카 서부 사하라를 지나 중동의 UAE에 도착하면서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여정이 마무리돼 책 제목을 『군화 신고 지구 한 바퀴』로 정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국방부 주최 제17회 병영문학상 소설 부문 우수상에 당선돼 국방부 장관상을 수상, 문단에 데뷔하기도 했다. 수상작 ‘마두라 이야기’는 꼬마 코끼리 조련사와 아기 코끼리의 따뜻한 우정을 그렸다.

내년 6월까지 아크부대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박 소령은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 군사외교관인 ‘해외 무관’이 되고 싶은 바람이 있다.

“국민이 주신 세금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 같아 늘 감사한 마음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환경에서 군 생활 경험을 하며 군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조아미 기자 joajoa@dema.mil.kr


조아미 기자 < joajoa@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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