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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불편한 환자들 보며… 붙이는 수액주사 생각”

조아미 기사입력 2019. 12. 04   17:34 최종수정 2019. 12. 04   17:39

[인터뷰] ‘도전 K-스타트업 왕중왕전’ 예비창업리그 대상 ‘뉴아이비’ 팀

실제 대학병원·야전 훈련 경험 반영
원격으로 수액 양 조절·이동 쉽게 해
4000여 개 스타트업 제치고 대상 영광
“군 생활하며 창업 부대 배려에 감사
상금 1억 원 연구개발 등에 쓸 것”

4일 경기도 이천시 육군특수전사령부 비호부대 의무중대 물리치료실에서 K-스타트업 왕중왕전 예비창업리그 대상을 받은 ‘뉴아이비’팀의 현명한·맹원준·고재웅·문원식 대위(왼쪽부터)가 함께 개발한 폴대가 필요 없는 웨어러블 스마트 수액 장치 NIVS(New Intra Venous System)와 관련해 기존의 수액 장치를 살펴보며 토의를 하던 중 국방일보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짓고 있다.



지난달 28일 범부처 통합 창업경진대회인 ‘도전 K-스타트업 2019’ 왕중왕전에서 우리 군 장교들로 구성된 ‘뉴아이비(New IV)’팀이 예비창업리그 부문 대상(국무총리상, 상금 1억 원)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영광의 주인공들은 육군특수전사령부 비호부대 의무중대 군의관 현명한(33·의무수의사관 48기), 맹원준·문원식(33·의무수의사관 49기), 고재웅(31·의무수의사관 49기) 대위. 이들은 팀장 현 대위를 중심으로 지난 7월부터 장장 5개월의 긴 대회를 거치면서 탄탄한 팀워크를 과시하며 대상을 끌어냈다. 이천에서 글-조아미/ 사진=조종원 기자 joajoa@dema.mil.kr


“4000여 개에 달하는 굴지의 스타트업 회사와 스타트업 팀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스타트업 대회에서 대상을 받아 큰 영광입니다. 예선·본선·결선·왕중왕전 등 수많은 단계 때마다 차분히 대회에 임하며 최선을 다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기자와 인터뷰 자리에서 만난 이들은 아직도 대상 수상이 실감 나지 않는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전했다.

단계별로 치른 이번 대회는 매번 등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단계마다 하위 팀이 탈락하는 형식으로 진행돼 마지막까지 순위를 알 수 없었던 것. 맹 대위는 가장 긴장했던 때를 묻자 “특히 모든 부처 예선 합격팀과 타 창업경진대회 우승팀이 모두 참석하는 본선 무대(152개 팀)의 경쟁이 정말 치열했다”며 부족한 부분을 계속 보충하고 차분히 준비했던 게 우승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창업 아이템은 팀명만 봐도 금세 알 수 있다. 아이비(IV)는 ‘Intra Venous’의 약자로, 병원에서 사용하는 ‘수액주사’를 뜻하는 용어다. 기존과 다른 새로운 형태의 수액 장치라 ‘뉴아이비 (New IV)’라는 팀명이 탄생했다.

팀의 창업 아이템은 ‘폴대가 필요 없는 웨어러블 스마트 주사액 투여 장치’다.

“폴대가 필요 없는 웨어러블 스마트 수액 장치(NIVS)는 압력부·스마트부·부착부로 이뤄져 있습니다. 기존 수액 장치에서 폴대라는 거치대를 사용하는 이유는 중력이 수액을 주입하는 주된 동력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환자가 항상 폴대라는 거치대와 함께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병원 입원 혹은 재활 치료 중 많은 불편을 낳게 됩니다.”

이들은 실제 대학병원에서 수련할 당시 그리고 야전 훈련에서 경험으로 느낀 부분을 아이템에 적용했다. 특히 현 대위는 내과 전공의 시절부터 폴대 수액 장치의 단점을 생각하며 창업 아이템을 구체화했다. 이후 재활의학과 전문의인 나머지 팀원들이 부대에서 숙영훈련 의무 지원 중 창업 아이템이 개발된다면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 아이디어에 힘을 보탰다.

“대학병원 수련 중 환자들이 항상 수액 거치대에 매달려 있는 것을 경험했죠. 수액 장치 때문에 화장실을 가기도, 걷기도 불편한 상황이 많았고, 특히 뇌졸중(중풍) 환자들은 되도록 빠른 재활치료가 필요한 상황인데 수액으로 투약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재활이 늦어지는 경우를 봐왔습니다. 어떤 환자들은 폴대에 걸려 넘어져 골절상을 입는 경우도 있었고요.” (현 대위)

고 대위도 “무엇보다 아직까지 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수액을 손으로 직접 조절하고 눈으로 확인해야 하는 등 아날로그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또한 야전 훈련의 경우 의무대의 열악한 상황으로 수액을 걸 곳조차 찾지 못해 충분한 치료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아이템을 개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중력을 대신할 수 있는 압력부(롤링 시스템/공기압 시스템)와 원격으로 수액을 조절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부(Control Section, Network Section), 흔히 ‘찍찍이’로 불리는 벨크로를 이용한 부착부를 개발해 수액을 폴대에 걸지 않고 몸에 붙여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뉴아이비팀은 국무총리상 수상과 동시에 상금 1억 원을 받았다. 상금과 관련해 현 대위는 “뉴아이비는 현재 시제품 개발 및 특허 출원 중으로 의료기기 심의 등을 통과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며 “의료기기는 환자에게 직접 적용되는 중요한 제품인 만큼 상대적으로 기술 고도화에 큰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인큐베이팅 회사와 컴퍼니 빌딩 중으로 법인 설립과 연구개발(R&D) 등에 유용한 시드머니로 활용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팀은 대회를 준비하면서 본연의 임무 수행도 게을리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들의 노력에 부대원들도 대회를 잘 치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 물심양면으로 배려했다.

“군 생활 하면서 ‘창업’이라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호부대장님께서 저희를 응원해주고 지지해 주시지 않았다면 이런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해요. 또한 잦은 출장에도 진료와 의무지원 스케줄을 도와줘 부대 일정을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게 도와준 의무중대 여러분께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들은 전역 후 본격적으로 창업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문 대위는 “의료 사업은 상대적으로 매우 보수적인 분야로 실제 사업화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의료기기 심의 이후에도 실제로 병원에서 사용하기까지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며 “특히 이번 아이템은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요양병원·재활병원에 가장 먼저 납품할 예정인데 내과·재활의학과 전문의가 팀에 많이 있어 이러한 부분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다양한 메디컬 엔지니어링 회사, 소프트웨어 회사와의 협업으로 팀 빌딩(team building)을 하고 핵심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도전 K-스타트업’을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해하고 스타트업이 나아갈 방향과 미래 사업에 대해 고민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현재 각 군에서는 군 창업경진대회, 국방 스타트업 챌린지, 창업 동아리 등 다양한 시스템으로 창업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저희가 얻은 소중한 경험을 군 창업을 꿈꾸는 여러 사람과 나눌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현 대위)


‘도전 K-스타트업 2019’ 대회는?

올해로 4회째를 맞는 도전 K-스타트업은 2016년부터 국방부를 비롯해 중소벤처기업부,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4개 부처가 합동으로 개최하는 통합 창업경진대회다. 유망한 창업 아이템을 보유한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경연을 통해 창업 능력을 배양하고, 우수 아이템에 대한 포상 및 사업화를 지원한다. 부처별로 예선 리그를 열어 우수팀을 선발하고 본선을 거친 뒤 결선과 왕중왕전을 통해 최종 수상팀을 선정한다.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3894팀이 부처별 예선리그(국방리그, 혁신창업리그, 학생리그, 타 부처·민간리그, 지방자치단체리그)를 치른 뒤 152팀이 10월 초 본선에서 겨뤄 60팀이 선발됐다. 이후 10월 말 결선을 거쳐 20팀이 최종 왕중왕전에 진출해 기량을 겨뤘다(본지 11월 29일 자 8면 참조).


조아미 기자 < joajoa@dema.mil.kr >
조종원 기자 < alfflx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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