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성공으로 가는 협상 전략

지구촌 분쟁 협상으로 이끈 로저 피셔·이론 아닌 실제 현장에서 빛난 윌리엄 유리…상호이익 협상 패러다임 확산

입력 2019. 11. 20   16:21
업데이트 2019. 11. 2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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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분쟁을 이익으로’: 윈윈협상의 대가 ‘피셔 & 유리’에게 배운다


협상학의 선구자인 로저 피셔의 『예스를 이끌어 내는 협상법(Getting to Yes)』.
협상학의 선구자인 로저 피셔의 『예스를 이끌어 내는 협상법(Getting to Yes)』.

협상을 어떻게 해야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을까? 협상은 견해차나 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전체적인 이익을 도모하는 기술이자 예술이라는 점에서, 늘 성공적이고 효율적인 결과를 추구한다. 협상학에서는 정해진 크기의 파이를 놓고 경쟁할 때, 상대와의 경쟁에서 이기면서 최대한 내 것을 많이 챙기는 협상을 흔히 ‘분배적 협상’으로 정의한다. 윈윈협상의 개념이 정립되기 이전 과거의 협상 방식은 권력 또는 무력이 일방적으로 강한 쪽이 모든 이익을 독점하곤 했다. 반면 그 파이를 키워서 서로의 이익을 나누고 더 많이 챙겨가는 협상을 ‘통합적 협상’이라고 정의하며, 흔히 ‘윈윈협상(Win-Win Negotiation)’이라고 부른다. 윈윈협상은 서로 이익이 되고, 상호 배려와 호혜적 관계를 통해 모두가 만족하는 협상을 추구한다. 

 
지구촌 분쟁을 협상으로 전환시킨 피셔 ‘협상의 아버지’

이 같은 윈윈협상의 개념을 창출한 협상학의 양대 산맥은 하버드대 로스쿨 하버드협상연구소의 세계적인 협상전문가 로저 피셔와 윌리엄 유리다.

협상학의 선구자인 로저 피셔(1922~2012)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협상문화 연구 및 실행 분야에서 독보적 영역을 개척했다. 그는 하버드협상연구소의 총책임자이며, 하버드 법대의 명예교수로서 전 세계에 협상문화를 전파하고, 지구촌의 수많은 갈등을 해결하게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는 협상 관련 필독서로서 전 세계에서 130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예스를 이끌어 내는 협상법(Getting to Yes)』을 윌리엄 유리, 브루스 패튼과 함께 저술한 뒤, ‘윈윈전략’이라는 새로운 협상문화를 만들어냈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과 전쟁을 협상으로 전환시킨 캠프데이비드협정,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분리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 철폐 등 역사적인 협상 현장에서 브레인스토밍을 담당하며 성공적인 협상을 이끌어냈다. 40년 동안 협상을 다룬 경험을 바탕으로 ‘관심에 기초한 협상’이라는 개념을 발전시켜 윈윈협상의 핵심을 밝히는 한편 협상의 패러다임을 확장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와 ‘협상의 아버지’와 같은 인물로 추앙받고 있다.


윌리엄 유리의 『노(NO), 이기는 협상의 출발점(The Power of a Positive No)』 .
윌리엄 유리의 『노(NO), 이기는 협상의 출발점(The Power of a Positive No)』 .

이론상 협상 벗어나 실제 현장에서 극적 효과 발휘

윌리엄 유리 역시 피셔 교수와 함께 협상학의 물꼬를 튼 세계 최고의 전문가다. 그는 1970년 대학을 졸업한 뒤 피셔와 함께 ‘하버드대학교 협상 프로젝트’를 공동 설립했고, ‘하버드 로스쿨 글로벌 협상연구소’의 최고 연구위원으로 활약했다. 그는 피셔와 함께 『예스를 이끌어내는 협상법』을 공동 저술했고, 『혼자 이기지 마라(Getting Past No)』, 『노(NO), 이기는 협상의 출발점(The Power of a Positive No)』 등 7권의 협상 서적을 집필하는 등 협상학 정립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일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 학사 학위를 받고,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유리는 인간과 인류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다툼과 분쟁’이라는 주제를 연구하고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0년 이상 세계 최고의 협상 및 중재 전문가로 활약해온 유리는 이론상의 ‘협상’이 아닌 실제 현장에서 더욱 효과를 발휘하는 ‘협상’을 하도록 하는 윈윈협상을 전 세계에 전파해 왔다.

그는 지난 35년간 중동·남아메리카·카프카스 지역 등에서 발생했던 이사회 분쟁에서부터, 광산 파업 또는 국가 간 전쟁이나 내전에 이르기까지 협상 조언자와 중재자로서 역할을 해왔다. 특히 비즈니스 업계, 정부 부처 및 세계 곳곳의 사회 지도자들 수천 명에게 협상과 중재를 가르쳐온 그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협상문화에 대한 이해와 희망을 고취시켜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대의 거부감을 극복하고 서로 이익이 되는 협상

협상을 잘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며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비결, 불리한 입장에서 상호이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협상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또 거칠고 까다로운 상대가 협상을 거부할 때, 분노나 거부와 같은 배타적 감정이나 장애물이 나타날 때,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고 선입관을 없애며 창의적인 방식으로 양자가 받아들일 ‘최선의 대안(BATNA)’을 만들어내는 것이 효과적인 협상법이다. 피셔와 유리의 공헌 덕분에 전 세계에 전파된 협상문화가 갈등과 대립이 극심한 우리 사회에서 활짝 꽃피길 기대한다.


공격적이고 적대적이거나, 회피적이고 위축되기 쉬워도…협상에는 바람직하지 않다

협상장에서는 나의 주장을 상대에게 밀어붙이거나, 상대가 나의 주장에 따라오도록 끌어당기는 행동이 치열하게 경합하게 된다. 협상에서는 개인적인 성향과 상황에 따라 밀어붙이거나 끌어당기는 행동이 다양하고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협상장에 들어서면 밀어붙이는 태도를 더 자연스럽게 여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끌어당기기를 더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밀어붙이는 성향의 협상자는 공격적이고 적대적인 스타일, 단호하고 설득력 있는 스타일로 나타나기 쉽다. 반면 끌어당기는 성향의 협상자는 관대하고 융통성 있는 스타일이거나 회피적이고 위축되기 쉬운 스타일을 보이기 쉽다. 이 중 공격적이고 적대적인 스타일이나, 회피적이고 위축되기 쉬운 스타일을 갖는 것은 다소 바람직하지 않다.

밀어붙이는 행동은 자신의 입장을 명확하게 표명하기, 강경한 자세 유지하기, 나의 주장을 지속적으로 계속하기,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해 논리적으로 설득하기, 다른 거래조건을 제안하기, 질문 던지기와 같은 행동으로 나타난다.

반면 끌어당기는 행동에는 상대의 이해 구하기, 이야기한 내용을 요약해 상대가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제안하기,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관대한 태도로 상대에게 공감 표하기, 서로 공통점을 찾아 합의점 도출하기, 상대의 말 경청하기 등이 포함된다.


<김홍국 한국협상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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