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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답변에 숨은 거짓말 그는 알고 있다

입력 2019. 11. 18   15:34
업데이트 2019. 11. 1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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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AI 면접 
 
얼굴에서 60가지 이상 포인트 잡아 거짓말·당황하는 정도 측정
답변 내용 정확도는 측정 못해… 아직은 면접관 참고 자료 정도
공기업 최종면접 추가 추세… 육군, 간부 선발 전 과정 도입 목표



2020년을 맞이해 자꾸 귀에 들리는 단어 하나는 바로 AI 면접이다. ‘기계가 인간을 판별하고 탈락시키다니’ 같은 자조 섞인 걱정부터 ‘그나마 인간보다는 신뢰감이 간다’는 냉소적인 칭찬까지 여러 가지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공기업을 준비하는 지원자들 역시 AI 면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공기업의 최종면접 단계에서 AI 면접이 추가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사실은 해가 갈수록 이 추세는 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AI 솔루션을 서비스하는 한 업체는 1년 전에 50여 개 기업이 AI 채용 솔루션을 도입했는데 올해 180개 이상으로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심지어 육군도 올해 간부 선발 과정에 AI 면접을 도입했고, 2022년부터는 간부 선발 전 과정에 AI 면접 체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AI 면접이 불과 몇 년 사이에 우리 앞에 성큼 얼굴을 들이밀고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AI 면접은 사실은 면접만으로 이뤄진 프로세스는 아니다. 웹캠이나 자신이 가진 스마트 기기들을 이용해 해당 채용 사이트에 접속하면, 면접 질문에 답하는 과정도 있고, 인성검사도 하고, 게임처럼 포장된 적성검사도 한다. 이 시간이 보통 1시간에서 1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이 과정에서 AI 면접은 얼굴에서 60가지 이상의 포인트를 잡고, 지원자의 거짓말 여부나 당황하는 정도 등을 측정한다고 하니, 인간 면접관에게 어느 정도 통했던 면접의 스킬들이 통하리라고 기대할 수가 없다.

이렇게까지만 알면 AI 면접 때문에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라는 지원자도 있지만, 여기 몇 가지 ‘꿀팁’을 알려줄 테니 AI 면접의 공포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먼저 AI 면접은 대답의 내용을 채점할 수가 없다. 면접 답변의 내용적인 부분이 논리적인가, 창의적인가 같은 판단을 할 수 있는 자연어 처리 기술까지 아직 탑재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그래서 AI 면접은 ‘거짓말을 한다’ ‘쩔쩔매고 있다’ 같은 응답자의 태도, 자세, 상태 등을 판단할 뿐이다. 그러니 질문을 받았을 때 자신이 하는 답변이 틀릴까봐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AI도 그 답변의 적절성 여부를 전혀 모르니까 말이다. 심하게 말하면 ‘군가 가사’라도 자신감 있고 확신에 찬 어조와 표정으로 말하면 AI 면접에서는 문제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AI 면접은 녹화되고 자료가 남기 때문에 최종 과정에서 사람에 의해 확인될 수 있으니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대답하지는 말아야겠다.

또한 AI 면접 시 이뤄지는 게임은 10여 종에 이르는데, 몇몇 게임의 정답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사람의 얼굴을 보여준 다음에 그 인상이 주는 감정은 무엇일까를 맞히는 게임 같은 경우는 게임 구성 자체가 사실 정답이 있을 수가 없기도 하다. 여러 게임을 하며 논리적으로 풀어가는 과정이나 태도에 집중해서 체크가 되는 것이지, 정답을 풀어내지 못했다고 해서 꼭 나쁜 평가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 평가라는 것이 지원자의 취향, 성향, 직무적합성 같은 것이지 우수도나 아이큐(IQ) 같은 능력치는 아니다.

AI 면접의 프로세스는 최고의 인재를 찾으려는 것이 아니라, 최적의 인재를 찾으려는 것이다. 기업이든 군대든 그 조직에 잘 맞는 인재상이 있다. 그런데 그 인재상이 조직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그 조직에서 좋은 성과를 낸 사람들의 AI 면접 결과와 매칭도가 높으면 유리하지, 최고점을 받는다고 무조건 유리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AI 면접은 여러 군데서 기회를 받아 많이 응시해 보는 것이 좋다. 자신과 잘 맞는 기업이나 조직은 자신이 다니기에도 여러 가지로 편할 수 있으니, AI 면접은 기업 입장에서도 좋은 솔루션이지만 지원자 입장에서도 좋은 솔루션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AI 면접에 대해서 알아둬야 할 사실은 현재 공기업에서 채택되는 AI 면접은 채용의 중요한 판단 요소라기보다는 대면 면접관에게 제공되는 참고자료로 쓰인다는 점이다. 그러니 AI 면접을 잘못 봤다고 해서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다만 기업이 이렇게 참고용으로만 쓰는 것은 아직 AI 면접에 대한 신뢰도와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신뢰도라는 것은 결국 데이터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 수집하는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면 신뢰도도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가까운 시일 내에 AI 면접이 중요한 채용 관문으로 등장할 날이 오게 되긴 할 것이다.



이시한 잡코리아 대표 컨설턴트 성신여대 겸임교수
이시한 잡코리아 대표 컨설턴트 성신여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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