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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ADEX 2019’ 첫 의전 업무의 추억

입력 2019. 11. 13   16:50
업데이트 2019. 11. 1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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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중위(진) 공군항공정보단
이진우 중위(진) 공군항공정보단

지난 10월 14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19’(이하 서울 ADEX 2019) 행사가 열렸다. ADEX는 격년마다 진행되는 국가적인 행사로, 공군에서 열리는 큰 행사 중 하나로 꼽힌다. 민·관·군의 협업과 우리 공군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행사는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지만, ADEX 의전팀 파견장교로서의 도전기는 아직도 생생하다.

서울 ADEX 2019 행사 때 영어와 제2외국어에 능통한 장교 중 귀빈을 수행할 장교를 모집한다는 공문을 접했다. 기대하는 마음 반, 떨리는 마음 반으로 지원했고, 해외초청 VIP 중 이집트 서부지역사령관 일행 의전을 담당하게 됐다. 평소 나는 공군 통역장교로서 통번역이 주 업무였고, 의전 관련 업무는 생전 처음이었지만 단순히 매니저 역할 정도일 거라 생각했기에 자신이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 용감했다.

내 임무는 공항 영접부터 국제항공우주심포지엄 참가, 총장님과의 대담, 세빛섬 만찬, 공항 환송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긴장의 연속이었다. 내 행동 하나하나가 한국을 대표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부담이 됐다. 일정과 행동 절차를 머릿속으로 반복했고 완벽한 임무완수를 위해 일정표를 여러 번 재확인해야 했다. 의전 실무 매뉴얼은 늘 내 오른손에 있었다. 추가로 의전 분야 외에도 서부지역사령관의 다양한 질문을 해결해야 하는 사람이 나밖에 없으므로 ADEX 행사 전반적인 내용을 숙지하고 있어야 했다. 공군 소위에게 의전 업무는 실로 벅찬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첫 의전 업무인 만큼 실수도 있었다. ADEX 일정 조율에서 그랬다. 모든 순간은 변수였다. 사령관과 ADEX 참가 업체의 미팅이 있었는데, 상황 여건이 되지 않았고 또 준비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져 일정이 조금 늦어졌다. 여러 번 확인했으나 마음대로 되지 않아 매우 속상했다. 그때 행사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다음 날도 많은 미팅이 잡혀 있었는데 각 업체와 전날 통화해 확실한 미팅 시간·장소와 회사 소개자료 등을 두 번, 세 번 확인했다. 다음 날이 돼서도 발로 뛰어다니며 급하게 변경된 부분들을 수정해야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수고했다”는 말씀 한마디에 피로가 풀렸다.

서부지역사령관의 출국일, 남아있는 행사 일정을 수행하고 공항으로 가 환송하는 날이었다. 출국 당일에도 서부지역사령관 일정이 있었고, 출국 시간이 새벽으로 잡혀 있어 밤늦게까지 업무가 계속됐다. 서부지역사령관 출국 전 사령관을 대신해 주한 이집트 무관께서 고마움의 표시로 감사장을 주셨다. 누군가에겐 비록 한 장의 종이에 불과할 수 있지만, 한 주간의 노력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하니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고 출국 게이트로 들어가시는 두 장군분을 보고 나서야 긴장이 풀렸다. 나의 첫 의전 업무, 나의 도전이 성공 신호탄을 쏘는 순간이었다. 물론 작은 실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 실수들조차도 소중한 경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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