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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이행-피드백-점검-발전 제도적 소통으로 이룬 선순환 호수를 다시 살아나게 했다

기사입력 2019. 11. 06   16:09 최종수정 2019. 11. 06   16:22

<55> 시화호 사례: 사회적 갈등, ‘참여-숙의-합의 모델’이 성공협상 이끈다 


시화호를 둘러싼 갈등 해결 방식은 숙의민주주의라는 지속적이고 역동적인 협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낸 성공적인 협상과 해결 모델이라는 점에서 큰 시사점을 주고 있다. 사진은 시화호의 겨울.  연합뉴스

사회적 갈등은 흔히 지지부진한 논의와 상호 갈등만 반복하며 장기화되고, 끝내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주민들의 시위와 집회가 일상화되는 표류 상황이 계속되기 쉽다. 쓰레기, 폐기물, 원전 등 환경오염과 지역개발과 같은 예민한 사안은 특히 그렇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와 중재자가 모여 협상을 위한 협의체나 회의체를 구성한 뒤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협상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협상 대상자들은 치열한 토론과 숙의를 통해 공동체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협상 주체들 간 상호 이익이 되는 협상 결과를 이끌어 내야 한다. 



협상에서 양보를 전략적으로 잘하는 法


협상할 때 나의 조건 중 일부를 상대의 요청에 따라 양보해야 할 때가 있다. 양보는 거래조건 중 일부나 전부를 상대에게 주고, 나도 상대로부터 반대급부를 받는 것이기에 무조건적인 양보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협상할 때 양보는 늘 신중하고 꼼꼼하게 상황을 점검한 뒤 전략적으로 진행해야 서로에게 윈윈협상으로 작용하게 된다.

1. 대가 없는 양보를 해서는 안 된다. 선의로 양보할 때일지라도 상대방에게 분명하게 나의 뜻을 알려라.

2. 양보를 위한 거래조건을 창의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비용은 적게 들어가면서도, 상대에게 이익이 되는 가치가 높은 대안을 만들면 성공적인 협상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3. 협상 범위를 미리 계획한 뒤 원칙을 지켜야 한다. 또 이 같은 범위에 맞춰 상대의 협상안을 끌어내야 한다.

4. 적절한 시점에 협상이 힘들고 괴롭다는 표정을 노출하라. 상대방이 배려하거나 자신도 힘들다며 공감을 할 가능성을 놓치지 마라.

5. 양보한 뒤 그 안건에 대해서는 마무리를 하고 새로운 안건으로 넘어가야 한다. 관련된 의제를 여러 개 준비해 상대의 추가적인 양보를 얻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6. 양보할 때는 적절한 시점을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가 원하는 지점에서 양보해야 상대의 호응이 더욱 커진다.

7. 상대의 양보 패턴을 끊임없이 파악하고 분석하라. 협상이 길어질 때 빨리 해결하기 위해 큰 양보를 하는 경향이 있다. 나의 패턴과 상대의 패턴이 분석되면 성공적인 협상을 할 가능성이 커진다. 



시화호를 둘러싼 개발-환경 갈등 해결법


시화호는 1987년 4월부터 1994년 1월 24일까지 6년 반에 걸친 공사 끝에 12.7㎞의 시화방조제가 완성되면서 형성된 인공호수다. 시화호는 간척지에 조성될 농지나 산업단지의 용수 공급을 위한 담수호로 계획됐으나, 사전 환경영향평가가 시행되지 않은 데다 반월·시화공업단지와 도심지를 통과하는 신길천·화정천 등의 하천수가 유입됨으로써 급속하게 오염되기 시작했다.

1995년에는 시화 간척지의 소금과 퇴적물이 바람에 날려 와 화성시와 안산시, 대부도 일대 포도 농작물이 피해를 봤고, 1996년에는 수십만 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 수질 오염으로 인한 각종 피해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1998년 11월 시화호의 담수화를 사실상 포기했고, 2001년 2월 해수호로 공식 인정했다.


시민참여형 합의 기구 통해 합의-이행-점검 시스템 구축

지속적인 갈등과 대립을 보여왔던 정부와 지역시민단체는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고, 결국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합의제 의사결정기구인 시화지구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2004년 1월 구성했다. 여기에는 국토해양부·지식경제부·환경부 등 중앙정부, 안산시·화성시·시흥시 등 지방자치단체, 시민환경단체, 각계 전문가, 사업시행자인 수자원공사 등이 모두 참여했다.

협의회는 각 주체 간의 관계를 동등하게 설정하고 민주적인 의사 진행과 학습, 창조적 아이디어 구축, 시행착오나 의견대립 해소 등의 회의 관행을 만들어 모든 회의와 녹취록을 홈페이지에 공개함으로써 투명성을 높였다. 또 참여 주체들이 모두 용역 내용과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관계 법령, 행정절차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 숙의 과정이 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했다.

또한 모든 안건을 만장일치로 결정하는 의사 진행 방식,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한 정보 비대칭성 극복, 의견 대립 시 참여자 전원이 동의하는 숙의 과정을 통한 해법 모색 등이 이뤄졌다. 이와 함께 합의된 사항에 대해서는 다른 논의 사항과 관계없이 참여 주체들의 역할 분담을 통해 즉각 이행할 수 있도록 하고, 상호 간 공조체제와 신뢰가 유지되도록 했다.

이들의 합의에 따라 인공습지 조성 등 시화호 수질 개선 대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시작했고, 그 결과 1997년 20.8ppm이었던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이 2008년 3.9ppm, 2019년 2.0ppm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꾸준한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또 2018년 시설용량 254MW로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인 시화조력발전소를 건설해 청정에너지 생산을 통한 대기환경오염 저감, 대체에너지 개발로 인한 에너지 자급도 향상, 해수유통으로 인한 시화호 수질 개선 등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처럼 협의회 활동과 민·관협력으로 시화호 수질이 빠르게 개선됐고, 생태 서식 환경이 복원돼 시화호를 떠났던 생물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갈등과 대립을 조율하고 설득하는 숙의 협상 모델

시화호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구성된 협의회는 민·관 등 모든 주체가 함께하는 참여형 소통, 사전협상 단계부터 투명하고 개방된 쌍방향 소통, 시민단체와 각계 전문가의 참여에 따른 협업적 소통, 만장일치의 의사결정을 포함한 합의적 소통, 공식적인 합의 기구 운영 및 법 제도적 기반을 통한 제도적 소통을 통해 ‘합의-이행-피드백-점검-발전’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사회적 갈등 해결의 모델을 만들어냈다.

시화호 갈등 해결 방식은 숙의민주주의라는 지속적이고 역동적인 협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낸 성공적인 협상과 해결 모델이라는 점에서 다른 사회적 갈등 사안에 대해서도 큰 시사점을 주고 있다.  <김홍국 한국협상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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