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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훈 국방광장] 진정한 ‘대한 독립’은 ‘기술 독립’으로 만든다

기사입력 2019. 11. 04   15:57 최종수정 2019. 11. 04   16:22

최 성 훈
육군보병학교·교관

세상에 명분 없는 전쟁은 없으며, 속셈 없는 전쟁 또한 없다. 이런 명분은 정의롭게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자신의 욕망을 감추기 위해 사용하는 위장막일 뿐이다.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가 계속되고 있다. 안보를 핑계로 도발한 경제전쟁의 속내를 다시 한번 상기하고 긴 호흡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일본이 도발하는 첫째 이유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관련한 동북아 정세의 급변에 따른 불안감 때문이다. 아베 정권에 가장 든든한 조력자는 역설적이게도 북한이었다. 2017년 8월 29일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이 일본 열도 위로 지나가자 일본 국민에게 재난 및 긴급상황을 통보하는 ‘J-Alert’ 시스템이 발동했고, 아베 총리는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각료회의를 열었다. 아베 정권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평화헌법 개헌의 호재와 주요 선거에서의 승리를 통해 정권 연장의 도구로 이용해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세 차례의 남북, 두 차례의 북·미, 5차례의 북·중, 한 차례의 북·러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일본과 아베는 철저히 소외됐다. 일본이 생각할 때 한국과는 지배와 예속의 관계였는데 향후 한반도에 평화가 오고 궁극적으로 통일이 되면 대등한 협력관계로 변화되는 것이 일본의 극우 처지에서 보면 용납될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이번 일본의 수출규제와 화이트 리스트 배제 결정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관점에서 보면 한반도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일본 패싱(passing)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과 존재감을 내세워야 하는 아베의 우려가 만들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이유는 한국의 경제발전을 우려한 기술패권 경쟁이다. 과거 한국은 일본 경제에 종속돼 있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일어나기 직전인 2007년까지는 일본의 수출이 증가하면 한국의 수출도 증가하는 연동관계를 보였지만, 현재 일본의 수출액은 2007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년 동안 일본의 수출은 늘어나지 않았고, 2011년부터는 무역 적자국이 됐다.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쌀이라고 불리며, 어느 한 나라가 독점할 수 없는 특징을 갖고 있다. 소재와 부품은 대체 불가능한 석유 같은 자원이 아니라 얼마든지 수입처를 다변화하거나 개발을 통해 국산화할 수 있다. 오히려 이 위기상황은 일본에 대한 정치적·경제적·의식적인 종속에서 벗어날 계기를 아베가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 의존하던 우리 기업들이 일본이 위험요인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진정한 ‘기술 독립’을 만들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수많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낸 위대한 민족이다. 일본의 야만을 잊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도 실천하는 것, 그것이 한·일 경제전쟁에서 우리가 우위에 서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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