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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붕 문화산책] 청년을 지키는 일이 나라를 지키는 일

기사입력 2019. 10. 31   15:48 최종수정 2019. 10. 31   15:57

  
최 재 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대한민국 청년들은 착하다. 부모가 공부하라면 놀고 싶어도 공부하고, 장사하고 싶어도 부모가 가라면 대학에 간다. 창업에 도전해 보고 싶어도 부모가 공무원 되라고 하면 말없이 노량진 고시텔로 간다. 청년은 생각이 자유분방하고 피가 끓어 행동이 앞서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항상 반항적이고 진보적이며 이상을 추구하는 세대다. 그래서 세계 어디서나 기성세대와의 갈등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유독 우리나라 청년들이 어른 말씀을 잘 듣는다. 유교사상이 뿌리 깊고 아이들 사랑이 남다른 우리나라 부모님들 생각하면 사실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다. 그러니 이 청년들이 힘들어한다면 그건 어른들 탓이다.

디지털 문명, 포노사피엔스 문명으로 전환되는 혁명기에 우리는 미래에 대한 준비를 잘하고 있을까?

사실 요즘 청년들이 만들어내는 성과는 나쁘지 않다. 아니 오히려 놀랄 만큼 잘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 만화 웹툰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한 네이버 웹툰은 디즈니도 부러워할 만화의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했다. 전 세계 청년들이 여기서 만화를 즐기는 사이, 연 수입 1억 원이 넘는 작가만 221명에 이르게 됐다.

6살 꼬마 유튜버 보람이는 논란 속에서도 이제 구독자 수 2000만 명을 넘었다. 전 세계 아이들이 몰입하는 새로운 문화를 창조한 셈이다. 지상파 방송사가 꿈도 못 꾸는 일을 보람이와 가족이 만들어냈다.

핑크퐁이라는 작은 출판사가 만든 아기 상어 동영상은 전 세계 37억 뷰를 기록하며 전 세계 상어 열풍을 끌어냈다. 상어 캐릭터로 만들어낸 제품만 2500개에 이른다. 한류 열풍은 말할 것도 없다. 콘텐츠의 제왕으로 떠오르는 넷플릭스는 우리나라와의 협업에 가장 적극적이다. 그 이유가 우리 콘텐츠 파워가 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해서 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 것이다.

방탄소년단(BTS)의 열풍이야 말해 무엇하랴. 며칠 전 BTS 잠실콘서트가 열리는 동안 서울 시내 호텔들은 모두 동이 나버렸다. BTS의 팬덤은 그 끝도 모를 만큼 압도적이다. 청년들의 새로운 놀이문화 게임산업에서도 세계챔피언은 우리나라 청년 페이커(본명 이상혁)이고 리니지·배틀그라운드 등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게임들도 꾸준히 성공적으로 개발해내고 있다. 이 모든 분야가 전 세계 자유경쟁 영역이다.

웹툰이나 유튜브나 재미없으면 아무도 안 본다. 음악은 더더욱 심하고 영화나 게임도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공학 분야처럼 기술장벽이 높은 것도 아니어서 경쟁은 그야말로 전쟁처럼 치열하다. 그 판에서 우리 청년들이, 젊은 기업들이 엄청난 전과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규제 면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이 쇄국정책을 선택하고 양반들이 여기에 동조하면서 우리는 대륙의 신문명을 흡수할 기회를 잃었었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청년들에게 돌아갔다. 안중근·윤봉길·유관순 등 수많은 애국열사가 꽃다운 청춘을 나라에 바쳐야 했던 그 시작점은 대륙의 신문명을 거부한 기득권층의 욕심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나라를 지키는 일, 곧 청년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다. 이 땅의 어른들이 아파도 꼭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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