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4차 산업혁명 시대 군수 혁신 선도해야 미래전장 승리”

김상윤

입력 2019. 10. 24   17:02
업데이트 2019. 10. 2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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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국방 군수혁신으로 선도한다 <상> [인터뷰] 박 주 경 육군군수사령관


사람 대신 로봇이 군수업무 처리
‘비전 2030’ 반드시 현실 될 것
‘실현 가능성’에 중점 두고
4차 산업혁명 물결 동승해야
육·해·공 군수협력 강화
정례화된 회의체 운영 계획

박주경(중장) 육군군수사령관이 23일 집무실에서 스마트 군수 혁신에 대해 국방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조용학 기자
박주경(중장) 육군군수사령관이 23일 집무실에서 스마트 군수 혁신에 대해 국방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조용학 기자

 
육군군수사령부(군수사)가 스마트 군수 혁신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집대성한 ‘군수사 비전 2030’을 수립하고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방일보는 군수사 비전 2030의 주요 내용과 사령부의 피나는 군수혁신 의지에 대해 상·하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오늘은 박주경(중장) 군수사령관으로부터 스마트 군수 혁신의 오늘과 미래 비전에 대해 들어본다.  



“4차 산업혁명이 우리 군의 혁신적이고 스마트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군수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표적으로 전투근무지원의 미래를 예로 들어보죠. 지금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총과 탄약·포탄을 준비하지만, 미래에는 레이저 무기 배터리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 될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스마트 국방 달성을 위해서는 항상 군수 혁신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23일 군수사에서 국방일보와 만난 박주경 군수사령관이 군수사 비전 2030의 수립 배경과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어 박 사령관은 군수사 비전 2030이 자신 혼자서 만든 작품이 아님을 강조했다.

“군수사 비전 2030은 지난 2년여에 걸쳐 정비·물류·탄약 등 군수 분야별 실무자와 부서장, 지휘관들의 치열한 고민과 연구를 통해 완성됐습니다. 역대 군수사령관들은 변화와 혁신, 스마트 무버 프로젝트를 통해 혁신 계획을 체계화해왔습니다. 이러한 군수혁신 의지를 제가 이어받았고, 앞으로 이를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사람 대신 각종 군수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은 아직은 먼 미래의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박 사령관은 비전 2030이 반드시 현실이 될 것이라 말했다.

“거리를 걸어 다니며 통화하는 무선 전화는 과거에는 만화 속 한 장면이었습니다만, 지금 휴대전화는 우리의 일상이 됐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그리는 첨단화된 미래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상상보다 더 큰 변화가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고 봅니다.”

비전 2030은 현재진행형이다. 예하 종합정비창에서 활발히 진행 중인 ‘스마트 팩토리’ 1차 시범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박 사령관이 군수비전 2030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실현 가능성’이다.

“군수사가 그동안 추진해 왔던 수많은 군수혁신 과제를 비전의 구현 방향, 상급부대와 연계성, 추진 진도 등을 고려해 조정·통합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은 과감히 제외하고, 유사한 과제는 하나로 묶었죠. 특히 모든 과제는 굳어진 것이 아닌, 기술 발전 추세에 맞춰 변화하고 발전하는 개방형 과제로 관리될 것입니다.”

물론 비전 2030 달성은 험난한 길이 될 것이다. 예산 문제, 혁신의 추동력 문제 등 다양한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박 사령관은 그중에서도 ‘꿈과 현실의 괴리’를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단기 성과에 너무 집착하면 어정쩡한 기술혁신에 그칠 우려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과도하게 높은 목표를 잡는 것도 문제입니다. 중요한 것은 적정선을 찾는 일입니다. 따라서 단기간에 어느 정도 성과를 볼 수 있도록 과제를 선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업무를 추진하는 사람도 성취감을 느끼고, 향후 더 큰 목표 달성을 위한 예산 확보의 근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미군 등 선진국 군과 한국군의 기술격차가 과거보다 크고, 또 커지고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박 사령관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격차는 예전보다 적고, 우리에겐 더 큰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

“4차 산업혁명에 있어 미군이 앞서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 세계 선진국들도 다들 아직은 도입 단계입니다. 과거 디지털 시대보다 오늘날 각국의 기술 격차는 더욱 좁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가 중요합니다. 빨리 마인드를 바꿔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올라타야 합니다. 삼성의 경우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가는 변화를 선도하면서 지금의 성공을 이뤘습니다. 앞으로 세계 군수 발전 동향을 잘 관찰해 디지털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혁신을 선도해야만 미래 전장에서 승리하는 군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박 사령관은 지난 5월 사령관으로 부임하기 전 육·해·공군 3군의 군수업무를 모두 다루는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 군수관리관 직책을 수행했다. 이런 경험이 전군의 군수 발전을 총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넓은 시야와 함께 목표를 정책적으로 실현하는 업무 추진·관리 능력을 길러줬다. 군수사 비전 2030이 5년, 10년, 15년 순으로 시대적 변화와 상급부대 중·장기 계획, 예산 등을 고려해 구체적으로 설계돼 있는 부분에서 박 사령관의 세심한 손길이 느껴진다. 앞으로 박 사령관의 주도로 3군 간 군수협력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육·해·공군은 군수 분야에서 서로 배울 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공군은 정밀성, 해군은 해상 분야에 대해 벤치마킹할 점이 많죠. 반대로 3군 공통 품목에 대한 것은 육군이 노하우를 갖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군수 혁신을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 3군 군수협력을 강화하고 정례화된 회의체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국방개혁 2.0에 따라 병력이 감축되는 추세다. 민간의 기술 발전 속도 역시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에 군수사는 두 가지 방법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사람은 줄지만 일은 줄지 않았고, 오히려 기술 발전에 따라 군수 업무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자동화·로봇화로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민영화가 가능한 다양한 영역을 발굴하는 연구가 국방부 차원에서 진행 중입니다. 국가 발전과 전투준비태세 유지의 적절한 균형을 찾으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죠.”

모든 것이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우리 군에 있어 절대로 변하지 않는 진리는 있다. 박 사령관은 그중 하나가 ‘군수의 중요성’이라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군사이론가 조미니는 ‘전쟁이 발발하면 아마추어는 전략을 고심하지만, 프로는 군수를 먼저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쟁에서 이기고자 하는 사람은 항상 군수를 생각해야 합니다. 국내에서는 군수 분야의 중요성이 다소 간과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랜 기간 실제 전쟁 경험이 없었던 것도 하나의 이유입니다. 해외파병, 미군과 교류 등 간접 경험을 통해서라도 군수 혁신에 대한 고민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합니다. 저 역시 아직은 군수의 미래에 대해 속 시원히 답할 수는 없습니다만, 혁신에 대한 소명의식을 갖고 한발 한발 미래로 나아갈 것입니다.”

글=김상윤/사진=조용학 기자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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