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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리…’ 김국영 부상 불운에 눈물

노성수

입력 2019. 10. 23   16:32
업데이트 2019. 10. 2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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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10초 벽’ 돌파도 보였는데…
육상 100m 결승전 앞두고 통증
준결승까지 1위 기록하고도 기권 
 
22일(한국시간) 저녁 중국 우한 오환체육센터에서 열린 제7회 우한 세계군인체육대회 남자 육상 100m 준결승전에서 국군체육부대 김국영 일병이 경기가 끝난 뒤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중국 우한=양동욱 기자
22일(한국시간) 저녁 중국 우한 오환체육센터에서 열린 제7회 우한 세계군인체육대회 남자 육상 100m 준결승전에서 국군체육부대 김국영 일병이 경기가 끝난 뒤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중국 우한=양동욱 기자


“오늘은 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

육상 100m 경기에 출전한 김국영 일병이 갑작스러운 악재로 다 잡았던 금메달을 놓친 후 고개를 떨궜다.

김 일병은 22일 밤 중국 우한 오환체육센터 메인 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남자 100m 결승전을 앞두고 부상을 호소하며 레이스에 나서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훈련했던 김 일병은 현지적응훈련 기간에도 절정의 컨디션을 과시해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결승전 당일 오전에 열린 예선에서는 10초25로 결승점을 통과해 38명의 출전 선수 중 가장 빠른 기록을 보였고, 준결승에서도 10초26으로 전체 1위에 올라 금메달의 꿈이 보이는 듯했다.

이 기세대로라면 ‘육상의 꽃’ 100m 경기에서 세계군인체육대회 최초이자 한국 육상의 염원이던 종합스포츠대회 금메달의 새 역사를 쓰기에 충분해 보였다. 특히 두 차례의 레이스 모두 결승전에 대비해 속도를 조절하며 달렸던 터라 자신의 한국신기록(10초07)을 넘어 ‘마의 10초 벽’도 깰 수 있으리라는 희망도 갖게 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불행은 준결승이 끝나자마자 찾아왔다. 결승점을 통과하자마자 그의 왼쪽 다리에 미세한 통증이 찾아오기 시작한 것. 급하게 이광필 감독과 대회 측이 마련한 메디컬센터를 찾았을 때 김 일병은 왼쪽 종아리 부분파열이란 진단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결승전을 불과 1시간여 남긴 시점이었다.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한 김 일병은 “정말 열심히 준비했었는데, 제 뜻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네요”라며 끝내 기권을 선언했다. 맑은 날씨가 이어지던 우한의 하늘은 김 일병의 마음을 대변하는지 추적추적 비까지 뿌려댔다.

격려차 경기장을 방문했던 이방현(대령) 국군체육부대장은 고개를 푹 숙이고 트랙을 빠져나오는 김 일병을 말없이 안아줬다. 입을 굳게 다물고 애써 덤덤해하던 김 일병의 눈가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중국 우한=노성수 기자 nss1234@dema.mil.kr


노성수 기자 < nss1234@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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