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성공으로 가는 협상 전략

信나는 ‘썰전’이 필요해

입력 2019. 10. 08   16:24
업데이트 2019. 10. 0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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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상대 승복 이끄는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능력’, 협상 성패 좌우한다 

 


협상가에게는 상대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며, 나의 입장과 이익을 관철하는 메시지 전달 및 말하기 능력이 필수다. 실제 노사협상, 회사의 프레젠테이션이나 신제품 설명회, 각종 회의, 정부 간 협상 등의 상황에서 상대와 소통하면서 공감을 끌어내고, 대립하는 현안을 잘 조정해 서로의 이익을 높이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성과를 좌우한다. 협상에 나서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논리적이고 명확한 입장을 전달하고 설득함으로써, 자신이 제시한 대안과 해법을 이해시키고 투자나 지지를 얻어냄으로써 협상의 성공을 도모해야 한다. 방송 토론에 나가면 상대와 싸우는 듯한 거친 어투보다는, 호소력 있고 친근한 말솜씨로 논리적으로 정교하면서도 합리적으로 발언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설득력 있는 메시지 전달 및 스피치 능력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 싸웠던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은 말하기 능력이 뛰어난 지도자로 꼽힌다. 아파르트헤이트가 종식된 후 백인들은 흑인의 보복을 두려워했고 일부는 무장투쟁에 나서는 상황이 벌어졌다.

만델라는 최악의 유혈충돌을 피하고자 백인무장조직의 지도자 콘스탄드 빌욘 장군과 협상을 벌였다. 그는 진솔하고 당당한 자세,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공감, 합리적인 해결 방향을 제시하는 논리적 대화와 토론으로 빌욘을 설득했다. 그는 빌욘의 이야기에 공감해준 뒤 백인들이 흑인들의 보복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 흑인들이 품고 있는 정당한 열망과 과거에 대한 분노를 조화롭게 풀어가자고 제안했다.

만델라는 흥분한 흑인 대중에게 TV 연설을 통해 새로운 무지개나라 남아공을 만들자고 역설했고,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었던 남아공은 평온을 되찾았다. 백인인 프레데리크 빌렘 데 클레르크 대통령과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뒤 대통령에 취임한 만델라는 남아공에 민주정부를 정착시켰고, 350여 년에 걸친 인종 분규를 종식시킨 뒤 단임으로 퇴임했다.


권위-후광-동일시 효과를 활용해 설득하라

‘권위 효과’는 말을 할 때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 발언의 권위와 신뢰도를 높임으로써 내 제안을 관철하는 방식이다. 자신의 발언 근거가 권위 있는 학술지나 정부공인 자료, 언론보도 등을 통해 검증받았음을 입증하고, 발언의 신뢰성과 권위를 통해 상대방을 설득하는 방식이다. 유엔 자료, 정부의 공식자료나 발표자료, 학계에서 공인된 학술지 인용, 해외 주요 수상 경력 등은 내 발언의 신뢰와 권위를 높여주는 요소들이다.

‘후광 효과(Halo Effect)’는 심리학에서 어떤 대상이나 사람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가 그 대상이나 사람의 구체적인 특성을 평가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현상으로서 내가 속한 기관의 오랜 역사와 전통, 관련 전문기관의 검증, 브랜드의 명성을 활용하는 것이다.

제1차 세계대전 때 심리학자 에드워드 손다이크는 지휘관들에게 병사들 개개인의 역량을 항목별로 평가하도록 한 결과, 지휘관들은 체격 좋고 품행이 단정한 병사들은 지성·리더십 역시 높을 것이라 예상했고, 그렇지 않은 군인들은 대부분의 역량이 낮을 것이라고 보는 경향을 드러냈다. 후광효과가 작용한 결과다.

‘동일시 효과’는 타인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현상으로, 수월한 설득을 가능하게 한다. 마케팅에서 소비자가 특정 제품을 소비하면서 동일 상품 소비자로 예상되는 집단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파노폴리 효과’가 대표적이다. 상대방이 가지고 있을 법한 고민이나 문제를 지적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우리가 제시한 협상안이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인식과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협상장에 들어설 때 상대방이 긴장된 표정으로 버티고 서있는 딱딱한 상황이라면, 성공적인 협상 분위기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나의 발성과 발음이 불명확하고, 목소리가 작아서 상대에게 내 의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면 최악일 것이다. 어떻게 나의 진정한 뜻을 전해서 상대를 설득할 것인가? 다음은 협상장에서 말 잘하기 십계명이다.


협상장에서 말 잘하는 법 십계명 


1.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듣고 공감하는 ‘경청의 힘’을 발휘하라. 상대의 말을 경청하면 존중받는 느낌이 드는 반면 말을 자꾸 가로채면 저절로 기분이 상하게 된다.

2. 공통의 화제를 놓고 대화하라. 상대가 관심 없는 주제로 대화를 끌고 가면, 상대는 나와의 대화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3. 상대방의 눈을 보며 말하라. 눈을 맞추고 이야기하면, 상대도 나의 이야기에 경청하고 호응하게 된다.

4. 일관성 있게 논리적으로 말하라. 너무 감정적으로 발언하거나 비논리적인 발언으로 상대의 믿음을 잃으면, 상대는 이후 나의 이야기를 믿지 않게 된다.

5. 상대가 이해하기 쉽도록 평이하고 편하게 말하라. 어려운 단어나 전문용어, 불명확한 발음은 상대가 나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없도록 한다.

6. 또박또박 발음을 명확하게 함으로써 상대가 이해하기 쉽도록 해야 한다. 발음이 불명확하거나 속으로 웅얼거리면서 이야기하면, 상대는 나의 말을 쉽게 이해하지 못한 채 불편해 할 수 있다.

7. 남을 비판하지 말고 불평불만을 꺼내지 말라. 남을 비판하면 상대는 불편한 감정을 갖게 되며, 남을 포용하는 모습은 상대방의 공감을 끌어내기 쉽다.

8. 다양한 사례나 풍부한 예화를 들어서 말하라. 구체적인 경험이나 사례, 에피소드와 농담은 이해를 돕고,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서 상대의 호응을 쉽게 끌어낸다.

9. 상대가 즐거운 기분이 되도록 재미있게 말하라. 딱딱하거나 불편한 어투보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전달하면 사람들은 저절로 지갑을 열게 마련이다.

10. 칭찬·감사·사랑·배려의 말을 많이 하고 품격 있는 언어를 사용하라. 나를 배려하는 사람에게는 절로 잘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며, 품격있는 언어는 나를 저절로 존중받게 할 것이다.


<김홍국 한국협상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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