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연구 결과 지하주차장 미세먼지 농도는 지상의 미세먼지 농도가 최악일 때보다 3~4배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필자 제공
“국민 10명 중 8명꼴로 미세먼지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2018년 11월 6일 통계청이 발간한 ‘2018년 사회조사 결과’에 나온 내용이다. 우리 국민이 가장 불안하게 느끼는 것이 미세먼지라는 얘기다. 무려 국민의 82.5%가 불안하다고 답했다. 이것은 라돈침대 논란으로 공포가 커진 ‘방사능’보다 훨씬 더 높은 수치였다. 그런데 미세먼지는 실외보다 터널이나 지하주차장의 농도가 더 높다.
예전 일이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쇼핑 갔다가 지하주차장의 주차요원을 보면 안쓰러웠다. 수많은 차량이 내뿜는 매연물질을 그대로 호흡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지하주차장의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지하주차장의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지하주차장의 미세먼지 농도가 지상의 미세먼지 농도가 최악일 때보다 3~4배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연구팀은 300~700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 가운데 주차장 출입구가 2개 이하인 5개 단지를 선정했다. 이들 중 대표성이 높은 1개 단지에서는 지하 1층과 지하 2층 주차장의 진·출입로 10m 반경 내의 오염치를 측정했다. 측정 결과 많은 오염물질의 농도는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았으나 미세먼지(PM10) 농도는 기준치를 크게 넘었다.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591.4㎍/㎥에 달해 다중이용시설 실내공기질 유지 기준상 기준치인 200㎍/㎥의 약 3배 높은 농도였다. 참고로 서울의 2017년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44㎍/㎥였다. 나쁨 수준일 때의 일 평균 농도는 100㎍/㎥ 안팎이었다. 그렇다면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한 주차장의 미세먼지는 나쁨 평균 농도의 6배 정도나 나쁜 것이다. 지하주차장의 주차요원에게는 더 많은 돈을 주어야 하는 것 아닐까?
지하주차장뿐만 아니라 터널도 비슷하다. 운전하면서 긴 터널을 만나면 가슴부터 답답해지기 시작한다. 도대체 이 터널 안의 미세먼지는 어떻게 처리할까? 그런데 우리나라 터널 유지 해당 기관은 터널의 미세먼지에 관한 자료도 없고 무관심하다. 헤럴드경제가 2018년 10월 10일 보도한 내용을 보자. “국내 터널 10개 중 7개는 공기질 상태를 제대로 파악할 수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길게는 10㎞ 이상 이어지기도 하는 터널은 대부분 자연 환기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아무런 측정장치가 없어 미세먼지가 얼마나 많은지, 공기질이 좋은지 나쁜지 확인조차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국토교통위 S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5개 국토관리청이 관리하는 터널 631개 중 483개가,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고속도로 터널 976개 중 709개가 환기시설 및 측정계가 없는 자연 환기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기시설이 있는 곳은 기계의 작동을 위해 공기질을 상시 측정하지만, 자연 환기 방식으로 운영되는 곳은 아무런 장치가 없어 별도 장비를 동원해 일부러 찾아가지 않는 한 공기질 측정은 불가능하다. S 의원은 “최근 출시된 차량의 핵심기술 중 하나가 터널에 진입할 때 자동으로 창문을 닫고, 공조시스템을 대기 순환 모드로 전환하는 기능”이라며 “터널 내 공기질에 우리 국민의 인식이 얼마나 부정적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법규에는 일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농도 기준을 제시하긴 했지만, 미세먼지 농도 상태조차 파악할 수 없는 자연 환기 방식의 터널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별다른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차량 통행이 많고 속도가 느린 도로에서는 차 속 미세먼지 농도가 밖의 2배에 달한다는 연구가 있다. 2017년에 미국 듀크대·에모리대·조지아공대 등이 공동 연구했다. 주행 중인 자동차의 실내와 도로 위의 공기를 각각 조사해 비교해보니 자동차 실내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도로 위보다 2배가량 높더라는 것이다. 특히 미세먼지와 함께 유입되는 활성산소 등 유해물질의 농도도 차 안이 더 높았다고 한다. 활성산소는 세포의 DNA를 손상해 암이나 파킨슨병·알츠하이머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물질이다. 연구팀은 자동차 실내는 바깥보다 공기의 흐름이 약해 먼지가 잘 빠져나가지 못하기에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도로는 아스팔트가 햇볕에 데워지면서 상승기류가 생겨 오염물질이 위로 날아가기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차량이 몰리는 러시아워에는 자동차 창문을 열고 환기하거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게 폐 건강에 이롭다고 조언한다.
일러스트=반윤미
TIPS 터널에선 차량 공기청정기 가동해야
호흡기가 민감한 필자는 터널이나 주차장 등 차량 통행이 많을 경우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올라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정말 터널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지를 측정해 보았다. 2017년에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인천김포고속도로 구간인 북항터널(5.6㎞) 내 미세먼지를 측정했다. 최고 595㎍/㎥로, 환경부가 정한 도로 재비산먼지 기준인 200㎍/㎥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2017년 한국생활환경학회지 24권에 발표된 ‘고속도로 터널 내 실내오염물질 농도의 일변화 분포 특성’을 보면 경기도 군포시 수리터널, 충북 단양군 죽령터널 등에도 차량 통행량이 많은 시간대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환경부 허용기준을 초과한다고 나와 있다. 터널이나 지하주차장에서는 차량 공기청정기를 가동해 주는 것이 좋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연구 결과 지하주차장 미세먼지 농도는 지상의 미세먼지 농도가 최악일 때보다 3~4배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필자 제공
“국민 10명 중 8명꼴로 미세먼지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2018년 11월 6일 통계청이 발간한 ‘2018년 사회조사 결과’에 나온 내용이다. 우리 국민이 가장 불안하게 느끼는 것이 미세먼지라는 얘기다. 무려 국민의 82.5%가 불안하다고 답했다. 이것은 라돈침대 논란으로 공포가 커진 ‘방사능’보다 훨씬 더 높은 수치였다. 그런데 미세먼지는 실외보다 터널이나 지하주차장의 농도가 더 높다.
예전 일이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쇼핑 갔다가 지하주차장의 주차요원을 보면 안쓰러웠다. 수많은 차량이 내뿜는 매연물질을 그대로 호흡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지하주차장의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지하주차장의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지하주차장의 미세먼지 농도가 지상의 미세먼지 농도가 최악일 때보다 3~4배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연구팀은 300~700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 가운데 주차장 출입구가 2개 이하인 5개 단지를 선정했다. 이들 중 대표성이 높은 1개 단지에서는 지하 1층과 지하 2층 주차장의 진·출입로 10m 반경 내의 오염치를 측정했다. 측정 결과 많은 오염물질의 농도는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았으나 미세먼지(PM10) 농도는 기준치를 크게 넘었다.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591.4㎍/㎥에 달해 다중이용시설 실내공기질 유지 기준상 기준치인 200㎍/㎥의 약 3배 높은 농도였다. 참고로 서울의 2017년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는 44㎍/㎥였다. 나쁨 수준일 때의 일 평균 농도는 100㎍/㎥ 안팎이었다. 그렇다면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한 주차장의 미세먼지는 나쁨 평균 농도의 6배 정도나 나쁜 것이다. 지하주차장의 주차요원에게는 더 많은 돈을 주어야 하는 것 아닐까?
지하주차장뿐만 아니라 터널도 비슷하다. 운전하면서 긴 터널을 만나면 가슴부터 답답해지기 시작한다. 도대체 이 터널 안의 미세먼지는 어떻게 처리할까? 그런데 우리나라 터널 유지 해당 기관은 터널의 미세먼지에 관한 자료도 없고 무관심하다. 헤럴드경제가 2018년 10월 10일 보도한 내용을 보자. “국내 터널 10개 중 7개는 공기질 상태를 제대로 파악할 수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길게는 10㎞ 이상 이어지기도 하는 터널은 대부분 자연 환기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아무런 측정장치가 없어 미세먼지가 얼마나 많은지, 공기질이 좋은지 나쁜지 확인조차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국토교통위 S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5개 국토관리청이 관리하는 터널 631개 중 483개가,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고속도로 터널 976개 중 709개가 환기시설 및 측정계가 없는 자연 환기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기시설이 있는 곳은 기계의 작동을 위해 공기질을 상시 측정하지만, 자연 환기 방식으로 운영되는 곳은 아무런 장치가 없어 별도 장비를 동원해 일부러 찾아가지 않는 한 공기질 측정은 불가능하다. S 의원은 “최근 출시된 차량의 핵심기술 중 하나가 터널에 진입할 때 자동으로 창문을 닫고, 공조시스템을 대기 순환 모드로 전환하는 기능”이라며 “터널 내 공기질에 우리 국민의 인식이 얼마나 부정적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법규에는 일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농도 기준을 제시하긴 했지만, 미세먼지 농도 상태조차 파악할 수 없는 자연 환기 방식의 터널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별다른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차량 통행이 많고 속도가 느린 도로에서는 차 속 미세먼지 농도가 밖의 2배에 달한다는 연구가 있다. 2017년에 미국 듀크대·에모리대·조지아공대 등이 공동 연구했다. 주행 중인 자동차의 실내와 도로 위의 공기를 각각 조사해 비교해보니 자동차 실내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도로 위보다 2배가량 높더라는 것이다. 특히 미세먼지와 함께 유입되는 활성산소 등 유해물질의 농도도 차 안이 더 높았다고 한다. 활성산소는 세포의 DNA를 손상해 암이나 파킨슨병·알츠하이머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물질이다. 연구팀은 자동차 실내는 바깥보다 공기의 흐름이 약해 먼지가 잘 빠져나가지 못하기에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도로는 아스팔트가 햇볕에 데워지면서 상승기류가 생겨 오염물질이 위로 날아가기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온다는 것이다. 따라서 차량이 몰리는 러시아워에는 자동차 창문을 열고 환기하거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게 폐 건강에 이롭다고 조언한다.
일러스트=반윤미
TIPS 터널에선 차량 공기청정기 가동해야
호흡기가 민감한 필자는 터널이나 주차장 등 차량 통행이 많을 경우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올라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정말 터널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지를 측정해 보았다. 2017년에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인천김포고속도로 구간인 북항터널(5.6㎞) 내 미세먼지를 측정했다. 최고 595㎍/㎥로, 환경부가 정한 도로 재비산먼지 기준인 200㎍/㎥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2017년 한국생활환경학회지 24권에 발표된 ‘고속도로 터널 내 실내오염물질 농도의 일변화 분포 특성’을 보면 경기도 군포시 수리터널, 충북 단양군 죽령터널 등에도 차량 통행량이 많은 시간대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환경부 허용기준을 초과한다고 나와 있다. 터널이나 지하주차장에서는 차량 공기청정기를 가동해 주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