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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붕 문화산책] 신문명의 힘으로 미래를 지키는 나라

기사입력 2019. 10. 02   16:11 최종수정 2019. 10. 02   16:14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이스라엘은 적군에 둘러싸인 나라다. 그들은 지난 수십 년간 아랍국가들과의 수많은 전쟁 속에서도 나라를 굳건히 지키며 세계적인 기술 선도 국가로 성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세계열강의 전쟁터에서 국가의 안녕을 지켜내는 힘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우리가 꼭 세세히 챙겨 배워야 할 덕목이다. 이 시대 가장 강력한 이스라엘의 힘은 첨단 기술력과 이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세계적인 벤처기업들이다.

놀라운 것은 이스라엘 군대가 벤처 창업의 산실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스라엘 청년들에게 군대는 나라를 지키는 의무를 다하는 곳인 동시에 첨단 기술 습득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곳으로 인지되고 있다. 모든 청년이 고교 졸업 후 입대해야 하는 이스라엘의 상황을 고려해 군대를 사회진출의 디딤돌로 리모델링하고 있다.

고교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한다는 탈피오트는 일종의 사관학교로 첨단 기술에 집중해서 학부과정을 이수하고, 복무 시에도 첨단 연구개발 업무를 수행해 과학부대로 불린다. 군대가 자연스럽게 최고의 기술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다. 8200부대라는 특수부대도 있다. 이곳은 정보기술 분야에 특화해 통신데이터 분석을 통한 테러방지 업무 등을 전담하지만, 최첨단 통신기술을 모두 익히게 돼 고교생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이곳의 우수한 졸업생들이 그동안 이스라엘 군부대의 첨단화에 크게 기여한 것은 물론, 최고의 벤처창업자들이 되어 국가 경제의 미래를 견인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개발한 국방기술은 이스라엘 국가 GDP의 7%나 차지하고 있으니 국방비가 단순히 소모비용이 아니라 투자 개념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강군은 나라를 지키는 근본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는 군대와 관련된 많은 굴곡의 역사를 겪으면서 군 권력을 정치권력과 분리하는 일과 군 복무를 국민의 예외없는 신성한 의무로 정착시키는 데만 집중해 왔다. 그러는 사이 군 복무는 청년들에게 꼭 가야 하지만, 자신의 경력을 단절시키는 낭비의 시간으로 인식돼 왔다. 디지털 문명 시대의 교육방식을 고려하면 군 복무기간의 리모델링은 절실하다.

세계 최첨단 분야 교육자료부터 실무능력 함양을 위한 교육자료까지 인터넷 공간은 그 자체가 교육 콘텐츠의 보고가 됐다. 혁신적인 대학들은, 전문지식에 관한 교육은 검증된 콘텐츠를 바탕으로 온라인에서 학습하고 커리큘럼의 50%를 현장 문제해결형 학습형태로 전환 중이다. 에콜42라는 프랑스 최고의 IT 교육과정은 아예 수업도 교수도 없다. 해결해야 할 프로젝트가 순차적으로 주어질 뿐이다. 이런 형태라면 군 복무기간에도 전문교육이 가능하다. 이미 장병들은 저녁 정비시간에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쓰고 있고 엄청난 첨단 교육 콘텐츠가 무료로 제공되고 있으니 준비가 그리 오래 걸릴 일도 아니다. 디지털 플랫폼의 원리와 인공지능의 기본만 배우고 나가도 우리 청년의 삶은 달라질 수 있다. 이스라엘처럼 군이 청년의 미래, 국가의 미래를 바꿔낼 수 있다.

포노사피엔스 시대, 디지털 문명 표준 시대는 새로운 도전을 요구한다. 군대도 마찬가지다. 진정한 강군은 국방력은 물론 국가의 미래를 지켜내야 한다. 청년의 미래가 곧 국가의 미래다. 청년들의 경력단절이 아니라 인생 ‘핵이득’으로 불리는 대한민국 군대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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