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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서 수영, 큰 행운” 박태환 응원 업고 힘찬 물살

노성수

입력 2019. 09. 27   15:23
업데이트 2019. 09. 2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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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우한 세계군인체육대회 D-18 <8> 수영 양정두 일병 
 
태극마크 6년·한국신 8차례 ‘베테랑’
입대 후 새로운 수영 선수 인생 다짐
최적의 운동 환경서 매일 12㎞ 연습
자유형·접영·계영·혼계영 메달 노려 
 
다음 달 18일부터 열리는 우한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앞두고 훈련 중인 국군체육부대 양정두 일병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문경=양동욱 기자
다음 달 18일부터 열리는 우한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앞두고 훈련 중인 국군체육부대 양정두 일병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문경=양동욱 기자


수영 경영은 남녀 각각 20개, 혼성 종목 2개 등 총 42개 금메달이 걸려 있는 메달밭이다. 4년 전 문경대회에서 금메달 11개를 독식했던 중국의 강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러시아·브라질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총출동한다. 지난 대회에서 금메달 1개를 포함해 총 7개의 메달을 따낸 한국은 우한에서도 금빛 물보라를 다짐한다. 막바지 훈련이 한창인 국군체육부대 수영장을 찾았다. 
 

이기적 비주얼의 한국 단거리 수영 간판

서글서글한 눈, 우뚝 솟은 콧날, 조각 같은 몸매…. 수영훈련을 마치고, 지상으로 올라온 그를 보자마자 취재진의 탄성이 일제히 터졌다. 같은 남자가 봐도 너무 멋진 이 주인공은 국군체육부대 수영팀 양정두 일병.

187㎝·84㎏의 당당한 체구에 이기적인 비주얼, 수영까지 잘하는 양 일병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수영을 시작한 이래 21년째 물살을 가르는 한국 단거리 수영의 간판이다.

그동안 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역영(力泳)을 펼쳤다. 이번 대회에서 양 일병은 자신의 주 종목인 자유형 50m와 접영 50m에 출전한다.

두 종목 모두 ‘육상의 꽃’ 100m와 맞먹을 정도로 폭발적인 힘을 요구하는 경기다.

“단거리 경기는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는 경기이기 때문에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습니다. 훈련도 실전처럼 생각하고, 출발부터 레이스를 마칠 때까지 머릿속으로 구상해 움직여야 하죠. 그렇기에 매 순간 시합이라 생각하고 훈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양 일병은 하루에 두 번, 매일 12㎞를 헤엄친다. 또한, 주 2회 이상 체력단련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도 병행한다. 이처럼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하려면 충분한 영양공급이 중요한데, 부대에서 제공하는 선수식으로 최대한 골고루 섭취한다.


부활을 꿈꾸는 신기록 제조기


양 일병은 지금까지 총 8번의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현재는 2014년 전국체전에서 세운 접영 50m 한국신기록(23초71)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가장 자랑스러운 기록으로 간직했던 자유형 50m 한국신기록(22초32)은 지난 7월 광주세계수영선수권에서 후배 양재훈이 22초26으로 갈아치웠다. “기록은 항상 깨지게 마련이라 크게 아쉽진 않다”며 애써 덤덤해 하던 그는 “제가 또 잘해서 깨면 됩니다”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올해 나이 29살. 단거리 수영선수로 결코 적지 않은 나이이지만, 그는 군에서 수영 인생을 부활시키겠다고 다짐한다.

“6년간 달았던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올해 입대했을 때 새로운 선수로 거듭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군 생활이 낯설었지만, 이제는 정해진 스케줄 속에서 일정한 신체 리듬을 유지할 수 있어 최적의 운동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시합을 준비하는 과정도 더욱 철저해졌고요. 이번 세계군인체육대회부터 부활의 시동을 걸고 싶습니다.”

양 일병은 인천시청 소속으로 한솥밥을 먹었던 ‘수영 전설’ 박태환도 자신의 입대를 응원했다고 한다.

“박태환 선배가 군에서 계속 수영할 수 있는 것은 행운이라고 말해줬습니다. 전역 후까지 선수생활을 이어갈 기회인 만큼 충실히 군 복무를 해내라고 격려해 줬고요.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습니다.”


“라이벌 중국 선수 넘어보겠다”


양 일병은 이번 세계군인체육대회에서 자신의 주 종목뿐만 아니라 전우들과 함께 출전하는 계영·혼계영 400m에서 모두 메달을 노린다. 특히 자유형 50m는 ‘훈남 수영선수’로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닝제타오(중국)와 맞붙는다. 자유형 100m 아시아신기록 보유자이기도 한 닝제타오는 4년 전 이 종목 문경대회 우승자다.

“자유형 50m는 닝제타오와 기록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기에 충분히 붙어볼 만합니다. 일단 대회 전까지 기량이 충분히 올라오도록 준비해 22초5대로 터치패드를 찍는 게 목표입니다.”

훈련 내내 양 일병을 독려한 상무팀 권순한 감독은 “타고난 재능과 노력하는 자세까지 모든 것을 다 갖춘 선수이기에 결코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자신도 모르게 몸에 밴 습관을 고치는 중인데, 이 과정을 극복한다면 여전히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세계군인체육대회에서 양 일병이 일 한 번 낼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문경=노성수 기자 nss1234@dema.mil.kr


노성수 기자 < nss1234@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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