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해군·해병대

'아덴만 작전' 그 신화를 체험하다

안승회

입력 2019. 09. 25   17:20
업데이트 2019. 09. 2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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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해군2함대 5특전대대 훈련 체험


혹독한 훈련으로 완벽 임무수행하는 최정예 특수부대
사격,레펠, 선박 검색 훈련하며 특전대원 진면목 확인

5특전대대 공격팀 대원들과 임미소 홍보위원이 고속단정을 이용해 청주함으로 기동하고 있다.
5특전대대 공격팀 대원들과 임미소 홍보위원이 고속단정을 이용해 청주함으로 기동하고 있다.

 
국방일보 연중 기획 ‘필드오브네이비’의 일곱 번째 주인공은 UDT/SEAL로 잘 알려진 대한민국 해군의 대표적인 특수부대, 해군2함대 5특전대대다. 해군특수전전단 소속 5특전대대는 해군2함대에 예속돼 경기 평택에 주둔한다. 해군특수전전단은 1955년 11월 상륙전대 해안대 수중파괴대(UDT)로 창설됐다. 이후 지속적인 전력증강과 임무 추가를 통해 2000년 특수전여단, 2007년 특수전전단으로 재창설됐다. 2000년 1월 창설된 5특전대대는 2007년 12월 제2해상대테러작전대를 거쳐 2009년 1월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인간병기’라고 불리는 특전대원들은 강인한 체력과 인내력을 검증하는 혹독한 훈련을 받는다. 유사시 은밀하게 적진에 침투, 최선봉에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다. 국방홍보원 홍보위원 임미소 프로골퍼는 대원들의 훈련 과정을 알리기 위해 지난 10일 5특전대대를 찾았다. 임 홍보위원은 사격·레펠·선박 검문검색 훈련을 체험하며 대원들이 흘리는 땀방울에 담긴 의미를 찾았다.  평택에서 글=안승회/사진=조종원 기자  

3가지 작전 임무 : ‘불가능은 없다’ 5특전대대

멀티캠(MultiCam) 위장무늬 전투복을 갖춰 입은 임 홍보위원은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이○○(대위) 1작전대장에게 5특전대대 임무에 대한 소개를 받았다.

“우리 대대는 ‘불가능은 없다’라는 정신으로 크게 세 가지 작전 임무를 수행합니다. 육·해·공 전천후 작전(SEAL), 폭발물 처리(EOD), 대테러(CT) 작전이 그것이죠.”

특전대대는 적지 종심 작전과 대량 살상무기 억제, 고가치 인물 확보 등 특수작전을 수행한다. 또 극천해(수심 3~12m)부터 심해에 이르기까지 바다에 설치된 장애물과 기뢰를 제거하는 폭발물 처리도 담당한다. 납치된 국민을 구출하고 해양차단작전을 수행하는 것 또한 특전대대의 주 임무다.

이 대위는 “우리는 가장 위험한 곳으로 제일 먼저 투입해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하는 대한민국 최정예 특수부대”라며 “실제 작전을 수행하는 만큼 훈련 또한 실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비록 체험이지만 진지한 태도로 훈련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해군2함대 5특전대대 훈련 체험에 나선 임미소 국방홍보원 홍보위원이 사다리를 이용해 고속단정에서 나포선박을 가정한 청주함에 오르고 있다.
해군2함대 5특전대대 훈련 체험에 나선 임미소 국방홍보원 홍보위원이 사다리를 이용해 고속단정에서 나포선박을 가정한 청주함에 오르고 있다.


사격 훈련 : 적의 심장을 꿰뚫어라

이날 첫 체험은 사격 훈련. 임 홍보위원은 실탄 사격에 앞서 종합모의사격훈련장에서 영상모의사격으로 사격술을 익혔다. 영상모의사격은 모의총기 제작과 소프트웨어, 무선통신 기술 등이 결합된 사격 시뮬레이션 시스템으로, 방위사업청이 민간기업과 함께 개발했다. 각종 시나리오가 탑재돼 있어 훈련 목적에 맞는 상황을 부여, 실전적인 훈련을 할 수 있다. 모의 기관단총에는 레이저, 방아쇠, 반동 장치 등이 장착됐다.

“영상모의사격은 정지된 표적만 쏘는 실탄 사격과 달리 움직이는 물체를 사격할 수 있습니다. 총기는 실제 격발 수준의 반동을 구현해 실전성을 더했죠. 모의사격이지만 총구 전방, 조종간 안전이라는 안전수칙을 준수해 주시기 바랍니다.” 베테랑 특전대원 서○○ 상사의 말이다.

임 홍보위원은 서 상사의 안내에 따라 사격 자세를 취했다. 무릎을 굽히고 척추를 곧게 세운 채 상체를 살짝 숙인 모습이었다. 어깨가 아닌 오른쪽 쇄골 부위에 개머리판을 대고 고개를 기울이지 않고 똑바로 한 사격 자세는 일반 보병의 것과 달랐다.

“탕! 탕! 탕!” 두 눈을 부릅뜨고 표적지를 노려보던 임 홍보위원이 방아쇠를 당겼다. “억!” 예상보다 심한 반동에 임 홍보위원은 순간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놀란 것도 잠시 놓칠 뻔한 총기를 다시 부여잡은 임 홍보위원은 금세 반동에 적응하며 사격을 이어갔다.  


임미소 홍보위원이 해군2함대 5특전대대 실내사격장에서 MP5-A5 기관단총 실탄 사격을 하고 있다.
임미소 홍보위원이 해군2함대 5특전대대 실내사격장에서 MP5-A5 기관단총 실탄 사격을 하고 있다.

    
영상모의사격 후 실내사격장에서 사격술 연습

영상모의사격을 마치고 실내사격장으로 자리를 옮긴 임 홍보위원은 실제 총기인 MP5-A5 기관단총과 92FS 권총 사용법을 배웠다. 실탄이 장전된 기관단총을 들고 표적지와 50m 떨어진 사로에 선 임 홍보위원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20㎏에 이르는 방탄조끼와 헬멧, 탄약 등 각종 장구류를 착용한 그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서 상사는 “사격장에서는 오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실탄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병기는 실탄이 장전된 것으로 간주한다”며 “모든 대원은 사격장에서 웃음기 하나 없이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임 홍보위원은 ‘안전’에 있던 조종간을 엄지로 당겨 ‘사격’으로 옮겼다. 잠시 적막이 흘렀고 긴장감은 더해만 갔다. 사격통제실에서 사격 지시가 떨어지자 임 홍보위원은 숨을 한 번 고른 뒤 방아쇠를 당겼다. 서 상사에게 사격술 일대일 집중 과외를 받은 덕분인지 임 홍보위원은 차분히 사격을 이어갔다.

서 상사는 “대테러 사격은 건물과 선박 등 비교적 좁은 공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인질과 적을 식별하고 적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항상 공격적인 자세와 언제라도 적을 향해 사격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함에 올라 공격팀 대원들과 함께 주변을 경계하며 무릎쏴 사격 자세를 취하고 있는 임미소 홍보위원.
청주함에 올라 공격팀 대원들과 함께 주변을 경계하며 무릎쏴 사격 자세를 취하고 있는 임미소 홍보위원.


선박 검문 검색 : 그 어떤 의심 선박도 우리를 벗어날 수 없다

사격훈련을 마치고 평택군항으로 자리를 옮긴 임 홍보위원은 특전대대의 선박 검문검색 훈련에 동참했다. 이 훈련은 테러가 의심되거나 해군 협조에 불응하는 선박 등 검문검색이 필요한 선박에 검문검색반이 침투해 선박을 장악하고 검색하는 훈련이다. 이번 훈련은 고속단정을 타고 목표 선박에 접근한 뒤 사다리를 설치해 침투, 선박을 장악하는 절차를 숙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 이는 우리 대원들이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사용했던 전술이다.

훈련 현장을 지휘한 이 대위는 “좁은 선박 내부진압 전술과 대테러 사격, 사다리 등반 등 종합적인 대테러 교육과정을 이수한 특전요원만이 수행할 수 있는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전술”이라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훈련은 테러범이 우리 선박을 나포한 가상의 상황이 부여되면서 시작됐다. 군항에 정박한 청주함이 나포선박 역할을 맡았다. 검문검색대원들은 신속하게 병기, 탄약, 헬멧, 작전조끼 등으로 중무장했다. 대원들은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얼굴 대부분을 가린 모습이었다.

임 홍보위원은 공격팀에 합류했다. 공격팀을 태운 고속단정은 시속 60㎞로 기동해 청주함에 접근했다. 한 대원이 줄사다리와 연결된 봉을 선박 위로 던져 적절한 위치에 사다리를 설치했다. 다른 대원은 고속단정 바닥에 몸을 웅크리고 엎드려 줄사다리를 힘껏 잡아당기며 줄을 팽팽하게 만들었다. 줄사다리는 발 하나를 겨우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크기다. 일반 사다리는 파도치는 바다에서 이탈될 우려가 있어 대원들은 줄사다리를 이용한다.

서 상사는 “장비가 무거운 데다 좁고 흔들리는 줄사다리를 오르는 것은 많은 체력을 요구하지만, 우리 대원들은 평소 무거운 장비를 착용하고 산악달리기, 턱걸이, 외줄타기를 하며 실전에 대비했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자신했다.


선박 검문검색 훈련에 나선 임미소 홍보위원이 5특전대대 공격팀 대원들과 기동 사격자세를 취하며 청주함을 수색하고 있다.
선박 검문검색 훈련에 나선 임미소 홍보위원이 5특전대대 공격팀 대원들과 기동 사격자세를 취하며 청주함을 수색하고 있다.


고속단정 타고 사다리 설치해 침투…선박 장악·검색

가장 먼저 청주함에 오른 임 홍보위원은 주변을 경계한 뒤 무릎쏴 자세를 취하고 팀원들에게 승선 신호를 보냈다. 전 대원이 선박에 오르자 내부진압 작전이 전개됐다. 계획에 따라 기관실과 선교를 가장 먼저 장악해 선박을 정선한 대원들은 격실을 수색하며 테러범을 소탕하고 모든 선원을 안전하게 구조하면서 이번 훈련은 마무리됐다.

이 대위는 “선박 검문검색 작전을 완벽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훈련으로 완벽한 팀워크를 만드는 것이 필수”라며 “좁은 공간에서 우발상황이 발생하는 등 여러 작전 중 가장 복잡한 작전이기 때문에 각종 연합훈련과 합동훈련을 통해 전술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5특전대대의 모든 훈련을 마친 임 홍보위원은 “언론으로만 접했던 ‘아덴만 여명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특전대원들의 훈련을 체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특히 ‘불가능은 없다는 특전정신으로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 임무를 완수할 준비가 돼 있다’는 대원들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애국심과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이들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안승회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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